독립의 갈림길
친오빠가 나를 위해 써준 책이 출간되었다.
벌써 오빠가 나를 위해 써준 두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은 당시 20대이던 오빠가 10대이던 내가 보다 더 다정하고 따뜻한 청춘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써준 책이었다.
당시에도 무척 기뻤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내가 깊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오빠가 직접 듣고 여러가지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점에서, 무척 의미있고 행복했다.
사내변호사로 살아가고 있는 요즘 내가 계속 이 조직에 속해서 평생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지식재산권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이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고 운이 좋게도 특허분쟁이 많은 대기업의 IP팀에 입사해서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모든 결정이 위에서 내려와 따르기만 해야 하는 점, 보고서 작성이나 서면 정리를 위해 무리한 야근을 해야 하는 점, 나의 의사를 제대로 피력할 수 없는 점,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출퇴근길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나를 짓눌렀다.
그리고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법조인이 된 나인데, 이 곳에서는 오직 내가 속한 기업을 위해 일해야 하고, 다른 개인적인 변호 업무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의 가치관과도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고민이 깊어지던 중 원하는 글쓰기를 통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오빠에게 고민 상담을 하였고, 오빠는 나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순식간에 장문의 글로 쓰더니 책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 책은 보다 더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 조금씩 나를 알리고 관계를 유지하며 독립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주 솔직하고 가감없이 써내려 가고 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용기가 없어서, 어느새 조직 생활이 익숙해져서 이 곳에 정착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을 듯 하다.
변호사가 쏟아지고 AI가 서면을 써준다는 요즘, 안정적인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오는 조직을 떠나는 것이 오히려 바보같은 결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편에서는 늘 자유를 꿈꾸는 나인 것 같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곳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