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병원에서 나가고 싶을 때, 판례는 어디까지 허용할까
네트워크 의료기관 MSO 계약에서 본부 지원 불이행이 발생한 경우, 계약 무효 또는 해지가 가능한지 법리와 판례로 분석합니다. 계약 자유의 원칙부터 해지 사유 판단 기준까지 실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네트워크 의료기관(병원경영지원회사, MSO) 본부와 지점(개별 의료기관) 간에 맺은 계약에서, 본부가 약속한 지원이나 예상 매출 등의 약정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 계약을 무효화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과거에는 네트워크 병원 계약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형태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았고, 계약 무효 주장이 종종 제기되었지만, 최근에는 계약 구조가 법적으로 정교해져서 계약 자체가 무효로 인정되는 사례는 드뭅니다. 따라서 주된 쟁점은 본부의 의무 불이행 시 해지 사유가 되는지 여부이며, 반대로 지점이 의무를 위반한 경우 본부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상황별로 법적 원칙과 판례를 정리합니다.
네트워크 의료기관 계약이 의료법 등 강행법규를 위반할 경우에는 계약이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MSO 계약을 통해 비의료인이 의료기관 운영성과를 배분받거나, 1인 1개소 개설 제한을 우회하는 구조일 경우 법원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계약을 무효라고 판단한 판례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사가 여러 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MSO를 설립한 후, 다수 병원의 인사·재무·마케팅 등 운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수익의 상당 부분을 취득한 경우, 이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을 위반한 구조로서 해당 MSO 계약은 무효라는 하급심 법원 판단이 있습니다. 제가 네트워크 의료기관 관련 사건을 담당하기 시작하던 약 15년 전에는 이런 위법한 내용의 계약이 횡행하던 시절이었고, 그에 따라 실제 판결에서도 MSO 계약이 무효라는 판단이 나오는 사례가 종종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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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늘날에는 계약 체결 단계에서 법 위반 소지를 피하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 무효를 다투는 시도는 드물어졌습니다. 예컨대 명목상으로는 의료기관 개설자와 운영자가 모두 의료인(지점 원장)인 것으로 서류를 갖추고, MSO는 경영지원 대가로 합리적 수준의 정률 또는 정액 수수료만 받는 형태라면 법 위반이 아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52075 판결에서도 매출 5% 수수료 계약은 병원 수익 배분이 아닌 용역 대가로 보아 1인 1개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시하였고, 이처럼 매출 연동 수수료만으로 바로 위법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판단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광고 대행에 대한 정률 수수료 계약도, 환자 유인·알선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의료법상 무효로 보지 않는다는 판례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습니다. 결국 네트워크 MSO 계약 내용이 명백히 의료법을 위반하거나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 한, 법원은 계약을 유효하다고 보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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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본부의 지원 약속 불이행 자체만으로 계약이 무효가 되려면 그것이 의료법 등 강행규정 위반과 연결될 정도로 중대한 경우여야 합니다. 과거 네트워크 계약 초창기에는 의료법에 반하는 “노예계약”에 가까운 조항들로 무효 주장을 펼친 사례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계약서가 형식적으로라도 법 규정을 준수하도록 작성되므로 무효 주장은 쉽게 인용되지 않습니다. 결국 본부의 지원 미이행 문제는 계약 “해지 사유”로 다투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하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들이 적법하게 맺은 계약은 법과 동일한 구속력을 가지며, 함부로 파기할 수 없습니다. MSO 본부와 지점이 특정 기간 동안 협력하기로 한 계약이라면 원칙적으로 그 기간을 지켜야 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하면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네트워크 병원 계약서에는 “중도 해지 시 위약금” 조항이 있어서,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탈퇴하면 입회비·교육비 반환이나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부의 지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명시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면, 그 해지가 오히려 위법이 되어 지점 원장이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거나 위약벌을 부담하게 될 위험이 큽니다.
예컨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6097 판결(2023.12.13.)은, 장기간(최대 15년) 체결된 경영컨설팅·경영지원·브랜드사용·광고 계약을 둘러싸고 원고(지점 의사들)가 “의료법 위반에 따른 무효, 가맹사업법·약관법 위반, 민법상 불공정(103·104) 및 기망·착오에 의한 취소” 등을 주장하며 계약 효력을 부정하고 이미 지급한 로열티 등의 반환까지 구한 사안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i) 매출 연동 로열티가 곧바로 ‘동업에 따른 수익배분’이나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운영’으로 평가되기 어렵고(의료법 제33조 제2항·제8항 관련), (ii) 광고·콜센터·예약지원 등의 행위만으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유인행위(의료법 제27조 제3항)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법리를 전제하여 의료법 위반 무효 주장을 배척했으며, (iii) 가맹사업법 적용(지시·통제 수준)과 약관성, 103·104 무효 및 기망·착오 취소 역시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원고들의 “계약 무효 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고, 실체적으로도 무효·취소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미지급 수수료(로열티) 상당액이 인정되어 원고들이 피고 회사들에게 미지급금을 지급하도록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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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네트워크/MSO 계약에서 ‘기대했던 지원이 부족했다’, ‘광고 효율이 낮다’, ‘수익 구조가 불리하다’는 사정만으로 계약의 효력을 곧바로 부정하거나, 명확한 귀책사유 입증 없이 섣불리 해지를 주장하는 것은 법원에서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계약을 해지하려면 최소한 (1) 계약서상 의무 위반의 특정(어떤 조항을 어떻게 위반했는지), (2) 시정요구 및 기간 부여 등 절차 준수(해지 조항이 있는 경우), (3) 중대한 위반으로 신뢰관계가 파탄되었다는 객관적 자료(지원 약속의 내용·불이행 경과·손해 발생)를 갖춰야 하고,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오히려 미지급 로열티·손해배상이 인정되어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가고 싶다”는 결론부터 앞세우기보다, ‘해지 사유의 법적 완성도(조항·증거·절차)’를 먼저 갖춘 뒤 해지 통보를 설계해야 안전합니다.
물론, 본부가 계약에서 약속한 지원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중대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지점은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많은 지점 원장님들이 이런 부분을 주장하고 싶어 하십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계약서에 명시된 해지 사유에 해당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민법상 일반 해지권이 인정될 정도로 본부의 위반이 중요해야 합니다. 먼저 계약서상에 양측의 의무 및 해지조항이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계약에는 본부 측 의무 불이행 시 지점이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어떤 MSO 계약에서는 본부의 의무 자체를 모호하게 기재해 놓기도 하고, 또 어떤 MSO 계약에서는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지점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규정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본부 귀책 해지사유를 명시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없다면 법적으로 본부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본부의 주요 의무 위반 사례로는, △초기 개설 지원금 또는 운영 지원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약정된 홍보·마케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환자 유치나 매출이 현저히 부진한 경우, △오히려 본부가 과도하게 의료기관 운영에 간섭하여 의료법을 위반하거나 지점 경영을 저해하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부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해지할 때에도, 지점은 그 사유를 입증할 증거를 갖추고 절차를 지켜서 행사해야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 매출 △△원을 보장한다”거나, "OO지역에서 OO 키워드를 상위권에 항상 노출시켜 준다"고 하거나, "이벤트를 월 1회 진행한다"거나, “인사인력 ○명을 지원한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 계약서나 부속합의서에 그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본부에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증명 등을 보내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본부 측이 시정하지 않는다면 그때 해지 통보를 하는 식으로 절차를 밟아야, 나중에 법정에서도 본부 귀책에 의한 해지였음을 인정받기 용이합니다. 실무상 많은 분쟁이 내용증명 왕래로부터 시작되며, 이후 해지의 정당성 여부가 다투어지는데, 본부의 의무 불이행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자료가 확보돼 있어야 적법한 해지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점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도 본부는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통상 MSO 계약서에는 지점의 귀책 해지사유로서, 예를 들면 △본부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나 로열티를 연체한 경우, △본부의 브랜드나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훼손한 경우, △동종 업종으로 경업금지 기간 중 이탈한 경우, △지점장의 면허 취소나 범죄 등으로 신용을 상실한 경우 등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본부가 정당하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경우는, 지점이 본부와의 신뢰를 깨뜨릴 정도로 중대한 의무 위반을 했을 때입니다. 예컨대 지점이 의료법을 위반하여 병원 운영에 문제를 일으킬 경우(예: 대리수술을 하는 바람에 면허가 정지되고 브랜드 평판이 저하되는 경우) 본부로서는 계약 해지 및 손해배상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안에서는 지점의 행위로 인해 본부의 평판이나 다른 지점들의 영업에 악영향이 우려되므로, 계약서에 이러한 경우 즉시 해지 조항을 넣어 두기도 합니다. 실제 네트워크 본부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부분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인데, 이를 막기 위해 지점이 본부 지침을 심하게 어길 시 경고 후 해지할 수 있도록 약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한쪽 당사자의 중대한 계약위반: 계약 이행 과정에서 본부 또는 지점이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하여 더 이상 신뢰 아래 계약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면, 상대방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본부 측 위반으로는 약속된 지원 미이행, 과도한 간섭 및 불법 행위(예컨대 의료법을 위반한 광고로 인한 지점의 업무정지 처분) 등이 있을 수 있고, 지점 측 위반으로는 수수료 미납, 무단 영업행위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위반 사실과 해지 통보의 적법성을 입증하여 해지를 주장하게 됩니다.
(2) 계약 기간의 만료: 계약서에 정해진 계약기간이 끝난 경우입니다. 별도의 갱신합의가 없다면 기간 만료로 자연스럽게 계약관계가 종료되며, 이는 해지라기보다는 계약 종료에 해당합니다. 다만 종료 후에도 일정 기간 경업금지 의무나 상표사용 금지 등이 유효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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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당사자 합의에 따른 해지(합의해지): 쌍방이 협의하여 계약을 조기에 종료하기로 합의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원칙적으로 위약금 없이 종료할 수 있지만, 합의 조건으로 정산이나 비용 부담을 약정하기도 합니다. 가장 분쟁이 적은 방법이지만, 본부와 지점의 이해관계가 다르면 합의해지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기타 사정의 변경: 예를 들어 지점장의 개인 사정(건강 문제, 해외 이주 등)으로 영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되는 경우나, 사업 환경 급변으로 계약 유지 이익이 상실된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변경은 법적으로 바로 해지권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 간 협의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협의가 안 되면 소송에서 사정변경의 원칙을 주장해보는 경우도 있으나, 한국 법원은 제한적으로만 인정합니다.
예컨대, 최근 제가 담당했던 사건에서는 지점 원장님이 군대를 가게 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미리 계약서에 "군대에 갈 때에는 조건없이 계약 해지를 협의할 수 있다." 라고 기재해 두어서 계약 해지가 좀 더 수월하였습니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네트워크에서 탈퇴(계약 해지 또는 종료)를 할 수 있으며, 실제 분쟁은 주로 해지 사유의 정당성과 위약금 등 후속처리를 둘러싸고 전개됩니다. 계약서에 해지 사유와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무효·취소 사유가 없도록 미리 수정하며, 한쪽이 “마음이 변했다”는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때를 대비해 상당한 위약금을 설정하는 등 대비책을 둬야 합니다. 실제로 큰 분쟁은 탈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계약 초기에 해지와 종료 시 정산, 상표 사용, 환자 안내, 직원 처리 등 세부사항까지 미리 협의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점 원장으로서는 해지 사유와 꼬투리를 찾으려다 보니, "이 계약이 가맹사업법이 적용되는 영역인데 가맹사업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특히 광고비 사용 내역이나 타 지점 매출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가맹사어법 위반이다" 등의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약 10년 전에 한의원에 한 건, 아주 최근에 가정의학과 네트워크에 한 건 "네트워크 병원에도 가맹사업법 적용이 가능하다" 라는 하급심 판례가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여러 인터넷 언론에서는 "앞으로 네트워크 병원에 전부 가맹사업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식의 호들갑을 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입니다.
여전히 주류의 판례는 네트워크 병원에 가맹사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관련 질의가 반복될 때마다,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통제·표준화의 한계가 크다는 점 때문에 적용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태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맹사업법이 적용되니까 본부가 이를 안 지킨 이상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주장만 믿고 곧바로 소송을 걸거나, 위약금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판례의 주류적인 태도가 명확히 바뀌었는지, 최소한 대법원급 정리(또는 확립된 하급심 누적)로 기준이 굳었는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담당했던 사건에서 최근에 받은 판결이므로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perro5/224124732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