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들여온 의료기기, 병원에서 쓰면 처벌될까

무허가 레이조 기기 사용 - 식약처 행정처분부터 형사처벌까지

by BHSN 오승준 변호사


식약처의 허가·인증·신고를 거치지 않은 의료기기는 제조·수입·판매 절차 위반뿐 아니라, 의료현장에서의 사용 자체로도 의료기기법 위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무허가 의료기기 적발 시 예상되는 행정처분의 흐름, 형사책임 판단 구조를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특히 처분 수위를 좌우하는 품목과 모델의 구분 기준을 판례 관점에서 설명하고, 병행수입이 상표권 측면에서 허용될 여지가 있더라도 의료기기 규제는 별도로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점검합니다. 아울러 통관 과정에서의 관세법 리스크, 의사의 인지 여부와 고의 판단,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 및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주의의무 위반으로 이어지는 민사책임 가능성까지 함께 다룹니다.



무허가 의료기기 수입, 의료기기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의료기기법은 의료기기를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상해 또는 장애를 진단·치료·보정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구·기계·장치·재료·소프트웨어"로 정의합니디. 소프트웨어(SaMD) 또한 독립적인 의료기기로 정의되며, 물리적 매체의 유통 여부와 관계없이 엄격한 식별 및 관리 체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의료기기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의료기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인증 또는 신고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기기는 '무허가 의료기기'로서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됩니다.


즉, 의료기기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또는 인증을 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누구든지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기는 단순한 공산품과 달리 인체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특수성을 지니기에, 의료기기법은 제조, 수입, 판매, 광고, 사용의 전 단계에서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허가 없이 들여온 의료기기를 의사가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행정법규 위반에 해당합니다.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의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법리 중 하나는 '품목'과 '모델'의 구분입니다. 대법원은 의료기기법상 '품목'을 사용 목적, 작용 원리, 사용 방법, 원재료의 동일성을 기준으로 구별되는 개별 제품으로 정의합니다. 이는 단순히 색상이나 치수, 구성 부분품의 미세한 차이에 불과한 '모델'과는 다른 개념입니다(대법원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두33846 판결).


https://www.scourt.go.kr/portal/news/NewsViewAction.work?pageIndex=1&searchWord=%C0%C7%B7%E1&searchOption=&seqnum=10006&gubun=4&type=0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무허가 의료기기 사용이 적발될 경우 해당 기기의 사용중지 명령 등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습니다. 의료기기법 시행 후에 도입된 무허가 기기는 관련 법령에 따라 행정처분 대상이 되며, 의료기관 개설자나 의사 개인도 예외는 아닙니다. 행정처분에는 경고, 시정명령, 사용중지명령 등이 있으며, 위반 정도에 따라 영업정지나 허가 취소 등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사용한 의사는 의료기기 제조·판매업자가 아니므로 주로 사용중지 명령 등이 해당될 것입니다).



무허가 의료기기 사용에 따른 형사책임


의료기기법은 무허가 의료기기의 제조·수입·판매뿐만 아니라 “사용” 행위까지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의료기기법 제24조 제1항에서 “품목허가를 받지 아니한 의료기기를 판매·임대·수여 또는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약처의 허가를 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국내에서 시술에 사용했다면, 이를 사용한 의사도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순번을 기다려도 구하기 힘든 레이저 기기 등을 해외에서 물래 병행수입하여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해외에서 적법하게 유통되는 이른바 '진정상품'을 제3자가 국내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수입하는 병행수입은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됩니다. 일반적으로 병행수입은 상표권 침해 문제가 자주 언급되는데, 수입된 상품이 해외 상표권자에 의해 정당하게 부착된 상표를 포함하고 있는 진정상품이라면 상표권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 총판 업체가 상표권을 취득하여 단속을 하는 경우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 수는 있겠습니다.)


상표권과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대법원 판례:

https://casenote.kr/%EB%8C%80%EB%B2%95%EC%9B%90/2002%EB%8B%A461965


다만, 의료기기법상 모든 수입 기기는 식약처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상표법과 별개로 이 부분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즉, 병행수입이 상표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기법상 무허가 기기 수입에 해당한다면 그 유통 행위 자체의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행수입업자는 수입 과정에서의 행정적 적법성까지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인증 또는 신고 절차를 무시한 기기는 '무허가 의료기기'로서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그에 더하여 무허가 의료기기를 수입하면서 자가 사용 목적의 목록 통관을 이용하거나 품목명을 거짓으로 기재하여 신고 없이 통관하는 행위는 관세법 제269조 밀수입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가의 레이저 장비나 소모품을 수입하면서 부당이득을 목적으로 가격을 조작하여 허위 신고하는 '가격조작죄'는 기업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간주됩니다.


물론, 연구용, 시험용, 자가사용 등 특수한 목적을 위해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제32조에 따라 수입 요건 확인이 면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건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으로부터 요건면제 확인을 받아야 하며, 면제받은 목적 외에 상업적으로 판매하거나 환자에게 유상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의료기기법 및 관세법 위반을 동시에 구성합니다. 규제 당국은 통합공고와 관세청 통관 시스템을 연동하여 이러한 오남용 사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https://www.law.go.kr/LSW/admRulLsInfoP.do?admRulSeq=210000019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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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수입한 의료기기를 사용하기만 한 의사의 책임은?


그렇다면, 누군가가 몰래 병행 수입한 제품을 구매하여 사용하기만 한 의사의 책임은 어떠할까요?

설령 해당 의료기기를 의사가 직접 해외에서 들여오지 않았더라도, “사용” 행위 자체가 독립된 위법행위이므로 형사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즉 병행수입업자 등으로부터 기기를 구입하여 사용만 했더라도, 허가받지 않은 의료기기임을 알고 사용했다면 의료기기법 위반죄가 성립합니다. 다만 형사 처벌단계에서는 의사의 고의성이나 인지 여부가 고려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허가 의료기기와 관련된 직접적인 형사 판례로는, 치과용 불법 수입 의료기기를 사용한 사례에서 해당 업자와 공모한 치과의사가 처벌된 경우 등이 있습니다. 또한 울쎄라 시술팁을 불법 개조·재사용하여 이득을 취한 업자들이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실형이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비록 이 경우 처벌 대상은 제조·유통 업자였으나, 의료진이 이러한 불법 개조 팁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동일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의사는 본인이 기기를 수입했는지와 무관하게, 무허가 의료기기를 사용한 행위만으로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허가 기기 사용은 의료인의 전문 직업윤리에 반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의료법 시행규칙은 “허가 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행위”를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 즉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보고 있는데,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러한 경우 해당 의사의 면허를 1년 범위 내에서 자격정지 처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의사가 모발이식 시술을 하면서 접착용 스프레이를 사용한 사건에의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도 있어서,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리질 수 있습니다.


무허가 기기 사용으로 인한 민사책임 (손해배상)


의사는 환자에게 의료행위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여기에는 사용되는 기기의 안전성과 승인 여부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가 시술 여부를 선택할 기회를 잃었다면, 비록 의료행위 자체에 과실이 없더라도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169040


하물며 허가되지 않은 의료기기를 사용하다가 환자에게 부작용이나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의사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큽니다. 의료행위에 있어서 의사는 환자에 대한 주의의무가 있는데, 승인되지 않은 의료기기를 사용한 행위는 그 자체로 주의의무 위반, 나아가 과실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무허가 울쎄라 기기로 시술받은 환자에게 심각한 화상이나 조직 손상이 발생했다면, 환자는 해당 의료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의료기기 선택 및 사용에 있어 의사의 설명의무와 주의의무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무허가 기기를 사용하고도 환자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면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책임도 물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의사가 무허가 기기의 위험성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하여, 손해배상 외에 위자료 등 추가 책임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환자는 민사소송 이외에도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한 조정을 신청하거나, 식약처 및 관계 당국에 민원을 제기하여 의료기관의 책임을 묻는 등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무허가 의료기기로 인한 피해는 의료사고의 일종으로 다루어지며, 분쟁 조정 과정에서 의사의 과실(무허가 기기 사용 자체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원만한 배상 권고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미용시술 기기의 부작용은 증거가 비교적 명확한 편이어서, 환자가 입은 치료비, 후유장해, 정신적 고통 등에 대한 배상책임이 의사에게 인정될 여지가 높습니다. 정리하면, 의사가 무허가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환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의사가 불법행위 책임으로 손해를 배상할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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