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탕전실 정의부터 설치·공동이용까지

사전조제 어디까지 가능한가: 경계선과 실무 리스크

by BHSN 오승준 변호사

원외탕전실은 한의원·한방병원 외부에 설치되어 한의사 처방에 따라 한약을 조제·탕전하는 의료기관 부속시설입니다. 의료법 시행규칙의 시설기준, 약사법 예외, 복지부 지침에 따른 설치·공동이용 요건과 기록관리·품질관리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원외탕전실의 정의와 개념


원외탕전실이란 한방의료기관(한의원, 한방병원 등) 외부에 별도로 설치되어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한약을 전문적으로 조제하는 시설을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한의사는 자신의 환자에게 한약을 직접 조제·탕전해 주었으나, 의료현장에서 조제 업무의 효율화와 위생·품질 관리를 위해 한의원 외부에 별도의 탕전 시설을 두는 형태가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원외탕전실은 한방 의료기관의 부속 시설로 간주되며, 여러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원외탕전실은 의료기관 내부의 조제실을 외부로 분리해 둔 것과 같은 성격으로, 약국이나 제약회사와는 구별됩니다.


2009년 보건복지부는 「원외 탕전실 설치·이용 및 탕전실 공동이용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여 원외탕전실 운영 절차와 요건을 구체화하였습니다. 이 지침에 따라 한방 의료기관은 원외탕전실을 설치하거나 이용할 경우 관할 보건소에 "원외탕전실 설치내역 확인서"를 발급받고, 여러 기관이 함께 쓸 때는 "탕전실 공동이용 계약"을 체결하여 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원외탕전실의 설치 운영 현황을 관리하고 불법 운영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원외탕전실.png


관련 법령 및 합법적 운영 근거


원외탕전실의 운영 근거는 주로 의료법과 약사법 및 그 하위 규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법 및 시행규칙: 의료법 제36조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준수해야 할 시설기준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이 위임에 따라 의료법 시행규칙 별표3, 별표4에 원외탕전실 관련 조항이 규정되었습니다. 의료법 시행규칙 [별표3]는 “탕전실은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목) 그리고 “탕전실은 의료기관에서 분리하여 따로 설치할 수 있다” (다목)고 명시하여, 원외탕전실 설치 및 공동 이용을 명문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의료법 시행규칙 [별표4]에서는 원외탕전실의 인력 및 관리기준으로서 “의료기관에서 분리하여 따로 설치한 탕전실에는 한의사 또는 한약사를 배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분리 설치한 탕전실에서 한약을 조제하는 경우 조제를 의뢰한 한의사의 처방전, 조제 작업일지, 한약재 입·출고 내역, 조제한 한약의 배송일지 등 관련 서류를 작성·보관하여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이러한 법령 규정이 원외탕전실이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1차적 근거입니다.


(2) 약사법 및 한약사 제도: 원외탕전실과 약사법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약사법 제20조 제1항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다”고 정하고, 제23조 제1항은 “약사나 한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언뜻 보면 한의사가 약사가 아닌데 한약을 조제하는 원외탕전실 행위가 약사법에 저촉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약사법에는 특례가 있습니다. 약사법 부칙 제8조 에서 “한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를 자신이 직접 조제하는 경우에는 약사법상의 조제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제할 수 있다”고 하여, 한의사의 자가조제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한의사가 본인 환자에게 쓸 한약은 직접 조제 가능함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원외탕전실 제도는 이러한 한의사 자가조제의 공간적 확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한의사가 환자 치료용 한약을 외부 시설에서 조제하되, 해당 시설을 의료기관의 연장선으로 본다는 개념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원외탕전실은 약국이 아닌 의료기관 부속시설이고, 원외탕전실에 배치된 한의사가 자신이 직접 진찰하지 않은 환자에 대한 조제를 하는 것을 허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여, 원외탕전실이 약사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약사법상 의약품 조제실의 원외 설치나 공동이용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으므로 원외탕전실 제도 자체는 약사법 위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문:

https://law.go.kr/detcInfoP.do?mode=0&detcSeq=15555


(3) 보건복지부 지침 및 행정해석: 보건복지부 지침에서는 원외탕전실 설치·이용 절차를 구체화했습니다. 의료기관 개설자는 원외탕전실을 설치한 경우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고 확인서를 받아야 하며, 둘 이상의 의료기관이 하나의 탕전실을 공동 이용할 경우 위·수탁 계약(공동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내역을 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침에 첨부된 서식에 따라 "탕전실 공동이용 내역서"를 작성하고, 참여 기관명, 책임 한의사, 이용 방식 등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약 원외탕전실 소재지가 의료기관의 소재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 관할이라면, 양쪽 관할청에 모두 관련 서류를 제출하여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예: A한의원이 B시에 있는 원외탕전실을 이용하면 A한의원 관할 보건소와 B시 보건소에 모두 신고). 이러한 지침과 행정해석들은 원외탕전실 운영이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제도가 시행된 이후 여러 차례 공문을 통해 “합법적인 방식으로 탕전 조제행위를 하라”는 안내를 한 바 있습니


참조할 만한 보건복지부 질의응답:

https://blog.naver.com/perro_law/222938923042



요약하면, 원외탕전실은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른 시설기준을 충족하여 의료기관 부속시설로 설치되고, 한의사 또는 한약사의 관리하에 한의사 처방에 따른 한약조제만을 행하는 경우에 합법적으로 운영됩니다. 약사법도 한의사의 이러한 조제행위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관련 지침에 따라 적법한 설치·신고 절차와 관리기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외탕전실의 실무 프로세스


원외탕전실을 통한 한약 조제 프로세스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1) 처방 발행: 환자가 한의원 등 한방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면 한의사는 환자의 진단에 따라 한약 처방전을 작성합니다. 이 처방전에는 처방된 한약재 목록, 분량, 복용법 등이 기재됩니다.


(2) 처방전 전송: 한의원은 해당 처방전을 원외탕전실에 전달합니다. 전자차트(EMR) 연동 시스템이나 전산망을 통해 처방전 정보를 실시간 전송할 수 있으며, 팩스나 이메일로 전송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한의원용 EMR 소프트웨어에서 원외탕전실 주문 기능을 제공하여 클릭 한 번으로 의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를 통해 처방 내용과 환자 정보, 배송지 등이 원외탕전실로 안전하게 전송됩니다.

※ 이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정보와 처방정보가 외부로 전달되므로, 데이터는 암호화된 전송망을 사용하고 적법한 개인정보 처리 동의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3) 조제 및 탕전: 원외탕전실에 상주하는 한약사 또는 한의사는 접수된 처방전에 따라 한약재를 선정 및 계량합니다. 한약재들은 규격품으로 관리되며, 처방에 맞춰 필요한 약재를 달여야 하는 경우 탕전 과정을 거칩니다. 탕전실에는 정량 달임기, 농축기, 포장기기 등의 설비가 갖춰져 있어 위생적이고 표준화된 방법으로 한약을 달입니다. 탕전이 필요한 탕약뿐만 아니라 환제(알약 형태), 산제(가루약), 연조엑스 등의 제형도 원외탕전실에서 조제 가능합니다. 조제 과정에서는 동일 처방이라도 환자별로 개별 조제를 원칙으로 하며, 조제 작업 동안 조제일지에 투입된 약재, 제조과정, 담당자 등을 기록합니다.


(4) 포장 및 검수: 조제가 완료된 한약은 1회 복용분씩 위생적인 파우치에 개별 포장됩니다. 특히 탕약의 경우 휴대와 보관이 용이하도록 한 포에 1첩씩 밀봉 포장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포장지에는 환자명, 조제일자, 유효기간, 복약법 등이 라벨로 부착됩니다. 원외탕전실에서는 포장된 한약을 출고 전에 이중으로 검수하여 처방과 일치하는지, 포장 불량이 없는지, 용량이 정확한지 등을 확인합니다. 이러한 품질관리 과정은 최근 도입된 원외탕전실 인증기준에 따라 한층 강화되고 있으며, 중금속 검사나 잔류농약 검사를 거친 규격 한약재 사용, 조제 위생 관리 등도 점검 대상이 됩니다.


*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일고 계시는 보험사기 분쟁이 다수 발생하였습니다. 용량은 일치하지만 포장 개수가 다른 경우, 용량 자체에 차이가 나는 경우 등 다양한 사례가 적발되어 보험사의 수사의뢰에 따라 경찰 조사가 다수 진행되었습니다.


(5) 배송 및 인계: 완제된 한약은 환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배송 절차를 거칩니다. 환자의 편의를 위해 원외탕전실에서 환자 자택으로 직접 택배 배송하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의료기관으로 다시 전달되어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찾아가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배송일지에 어떤 한약을 언제 누구에게 배송했는지 기록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추후 문제 발생 시 추적이 가능하게 합니다. 환자는 배송된 한약을 전달받아, 한의사의 복약지도에 따라 복용하면 됩니다.



약사법상 의약품 제조업자와의 관계


원외탕전실이 의약품 제조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률 해석상 중요한 쟁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제조업자란 불특정 다수를 위해 의약품을 대량 생산·유통하기 위해 약사법에 따라 허가를 받은 제약사를 말합니다. 원외탕전실은 이와 달리 개별 환자 처방에 따른 1:1 맞춤 조제를 수행하므로, 현행 법령상으로는 제조업보다는 조제행위로 분류됩니다. 약사법도 환자별 처방에 따른 조제는 제조로 보지 않고 있으므로, 원외탕전실이 별도의 제조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일부 대형 원외탕전실의 경우 여러 의료기관의 처방을 모아 사실상 대량 조제를 수행하고 있어 소규모 한방 제약회사처럼 운영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조제와 제조의 경계”가 문제 됩니다. 예를 들어 원외탕전실에서 환자 처방이 접수되기 전에 빈번한 처방의 한약을 미리 다려놓는 행위(사전조제)를 한다면, 이는 개별 환자에 맞춘 조제를 넘어 선제적 생산에 가깝기 때문에 제조행위로 볼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업계 일각과 약사단체에서는 일부 원외탕전실이 제조업 허가 없이 사실상 의약품을 대량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실제로 대한약사회 등은 “원외탕전실은 의료기관이 제약사를 소유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원외탕전실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한의계는 원외탕전실은 어디까지나 의료의 연장선에서 환자 맞춤형으로 조제하는 것이지 불특정 다수 대상의 의약품 제조가 아니며, 약사법령을 위반하지 않는 합법적인 조제행위라는 입장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원외탕전실은 약국이 아닌 의료기관 부속시설”이라고 명시하였고, 한의사가 진료한 환자에 대한 한약 조제를 하는 한 약사법상 제조업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약사법에는 원외탕전실과 같은 조제실의 원외 설치 자체를 금지한 조항이 없으므로 위법이 아니라는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규제 측면에서 볼 때, 원외탕전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제조허가 대상은 아니지만, 관할 보건소의 관리·감독을 받습니다. 보건소는 의료법상 의료기관 부속시설로서의 원외탕전실이 시설기준을 준수하는지, 무허가 제조 행위를 하지 않는지 점검합니다.


결론적으로, 원외탕전실은 법적으로는 의약품 제조업자가 아닌 의료기관 부속 한약조제시설이며, 약사법상 제조업 허가 대상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 있어 제조에 준하는 엄격한 품질관리와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고, 만약 환자 처방 없이 선제적으로 한약을 만들어 비축하거나 판매한다면 이는 허용 범위를 벗어나 불법 제조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외탕전실은 조제와 제조의 경계에서 합법 요건을 엄격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전조제(事前調劑)의 개념


사전조제란 원외탕전실에서 환자의 구체적인 처방전에 앞서 미리 한약을 조제해 두는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한의원이 자주 처방하는 보약 처방이 있다면, 원외탕전실에서 해당 처방의 한약을 환자 주문 전에 미리 달여 재고로 보관해 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송하는 식의 운영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사전조제는 환자 대기시간을 줄이고 조제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법적 측면에서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왜냐하면 약사법 등 현행 규제는 환자 개개인의 처방에 따라 의약품을 조제하도록 요구하며, 처방 없이 이루어지는 의약품 제조·조제 행위는 허가받지 않은 제조로 볼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원외탕전실의 사전조제가 합법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한동안 논쟁이 있었습니다. 약사단체 등은 사전조제가 “환자 맞춤 조제라는 원외탕전실의 취지에 어긋나고, 사실상 무허가 한약 대량 제조나 다름없다”며 불법성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한의계에서는 “사전조제한 한약이라 해도 결국 개별 환자에게 전달되기 전에는 처방전이 있는 것이므로 환자별 조제와 다르지 않다”며 합법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2017년 국회 질의 등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공식 답변에 따르면, “원외탕전실의 사전조제행위를 일률적으로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지부는 당시 “사전조제가 불법 제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인 사안이므로 그 결과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답변하면서, 원칙적으로 사전조제 자체를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상황에 따라 합법적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위법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신중한 입장으로 해석됩니다. 예컨대 동일한 처방의 한약을 다수 환자에게 반복 조제하는 경우에, 이를 매번 그때그때 달이지 않고 일정량 미리 달여 두었다가 사용하는 형태라면, 해당 조제물이 특정 환자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처방이 나온 후 포장 직전에까지 일부 전처리를 해두는 정도(예: 자주 쓰는 환제나 산제 형태 한약을 대량 만들어뒀다가 환자별로 분할 포장)는 현실적으로 관행화되어 있고 이를 일일이 단속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사전조제에 대한 명문화된 허용/금지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일정 조건 하에서는 사실상 사전조제가 허용된다는 취지의 행정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perro5/224174887303


관건은 사전조제된 한약이 특정 환자에 귀속되었느냐 여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환자 A의 처방전을 받고 그 환자 몫으로 조제를 시작했는데, 탕전 시간이 오래 걸리니 미리 추출해 두었던 원액을 활용한다면 이는 그 환자 처방을 위한 준비행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 환자 지정 없이 상품처럼 만들어둔 한약을 나중에 처방에 끼워 맞춘다면 이는 무허가 제조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외탕전실의 사전조제는 그 행위 자체가 곧바로 불법으로 단정되지는 않지만, 자칫하면 약사법 등에서 금지하는 무허가 제조·판매 행위로 간주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원외탕전실 운영자는 사전조제를 최소화하거나 지양하고, 반드시 환자 처방에 따른 조제 원칙을 지키는 것이 법적 안전성과 환자 신뢰를 확보하는 길이라 할 것입니다. 이는 꼭 원외탕전실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한방 의료기관 모두에게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한약 부작용 발생 시 책임 소재 (의료기관 vs. 원외탕전실)


원외탕전실에서 조제된 한약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과연 누구에게 법적 책임이 있는가는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복용한 한약에 혼입이나 오염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이를 처방한 한의사(의료기관)와 실제로 조제한 원외탕전실 중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현재 의료법이나 약사법에는 원외탕전실 조제한 한약의 부작용 책임을 특정 주체에게 전적으로 귀속하는 특별조항은 없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법리와 계약관계, 그리고 과실 여부에 따라 책임소재가 결정됩니다. 몇 가지 관점을 살펴보겠습니다:


(1) 한의사의 책임: 환자는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한약 처방을 받았으며, 그 한약을 복용한 것이므로 1차적으로 환자는 처방의료기관과 치료계약 관계에 있습니다. 의료법 제23조 등에 따라 의료인은 환자에게 안전하고 유효한 치료를 제공할 의무(주의의무)가 있으므로, 처방한 한약으로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한의사에게도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의사가 원외탕전실을 선택하여 조제를 의뢰한 것은 의료 행위의 연속으로 보아, 원외탕전실의 실수라 하더라도 환자 입장에서는 한의원의 과실로 주장될 여지가 있습니다. 예컨대 한약 재료에 대한 알레르기 정보를 간과한 처방 오류, 유효기간 지난 약재 사용 지시 등 처방 단계의 과실이 있다면 당연히 한의사 책임입니다. 설령 처방에 문제가 없더라도, 법원은 의료기관이 자신이 고용한 조제자처럼 원외탕전실을 활용한 것으로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마치 의사가 수술 중 기구 소독을 병원 멸균실에 맡겼는데 소독 불량으로 감염이 생긴 경우, 환자에 대해서는 의사가 1차 책임을 지는 것과 유사한 이치입니다.


(2) 원외탕전실의 책임: 한편 원외탕전실은 실제 조제를 수행한 주체로서, 조제상의 과실에 대해서는 당연히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약재 계량 착오로 용량 과다 투여, 위생 불량으로 인한 이물질 혼입, 잘못된 한약재 투입 등은 원외탕전실 종사자의 과실이므로, 이에 따른 환자 피해에 원외탕전실 운영자와 해당 종사자는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행위는 의료법상의 기준 위반이나 약사법상의 위반으로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안과 수술에 사용한 점탄물질의 오염으로 안내염이 발생한 사례도 참고해볼 수 있겠습니다:

https://www.medicaltimes.com/Users/News/NewsView.html/?ID=1137933



유사한 맥락에서, 한약을 조제·판매한 한약국의 부작용 사례에서 한약국 한약사와 처방한 한의사 사이의 책임이 문제된 경우가 있는데, 해당 사례에서 법원은 처방에 문제가 없고 한약사 조제과실로 인한 피해라면 한약사가 1차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본 바 있습니다. 이를 원외탕전실에 비추어 보면, 조제상의 문제(예: 잘못된 약재 혼입)라면 원외탕전실 측 잘못으로 볼 여지가 크고, 처방상의 문제(예: 환자의 기저질환과 상충되는 처방)라면 한의사 잘못이 될 것입니다. 물론 환자에 대한 대외적 책임은 공동불법행위나 사용자책임 이론에 따라 한의원과 탕전실 모두에 인정될 수 있습니다.


원외탕전실 관련 기타 법적 쟁점


원외탕전실 운영과 관련하여 실무상 문제가 되는 기타 법적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위수탁 계약의 유효성: 한방의료기관이 자체 시설이 아닌 외부 원외탕전실에 한약 조제를 위탁하는 행위는 적법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앞서 살핀 대로 2008년 의료법 개정으로 원외탕전실 공동이용이 허용되었기에, 적법한 위수탁 계약을 통해 가능합니다. 다만 그 전제는 원외탕전실이 의료기관 개설자에 의해 설치된 합법적인 시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료법상 “원외탕전실은 한방의료기관의 부속시설로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한의사 면허를 보유하지 않은 일반인이나 한약 관련 단체 등이 임의로 탕전실을 차려 영업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따라서 한의원은 반드시 합법적으로 신고된 원외탕전실과만 계약을 맺어야 하고, 계약서에 공동이용의 범위와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야 합니다. 보건소에 「탕전실 공동이용 내역서」를 제출할 때 이 위수탁 계약서 사본을 함께 첨부하도록 하고 있어, 행정적으로도 계약의 존재와 내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2) 개인정보 보호 및 비밀유지: 원외탕전실 이용에는 환자의 처방정보와 인적정보(이름, 연락처, 주소 등 배송지)가 의료기관 외부로 제공되는 것을 수반합니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및 의료법상의 비밀유지의무와 충돌하지 않는지 검토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의료인은 환자 진료정보를 함부로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으나, 원외탕전실에 처방을 의뢰하는 행위는 환자 진료의 연속 과정으로 인정됩니다. 따라서 환자의 동의 하에 또는 법령에 근거하여 개인정보를 취급하게 됩니다. 실무적으로 한의원은 초진 시 환자에게 “원외탕전실에 조제를 의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하고 동의를 받는 절차를 밟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제26조에 따라 한의원과 원외탕전실 간에 개인정보 처리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환자 정보의 안전한 처리와 사고 시 책임 등을 약정할 수 있습니다. 원외탕전실 역시 개인정보 취급자 교육, 접근권한 통제, 전송 시 암호화 등 보호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특히 한약 배송을 위해 택배회사 등과 연계할 때에도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고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의료법 제21조의 환자 기록물 비밀유지 조항도 해당 정보취급자(탕전실 한약사 등)에게 그대로 적용되어, 원외탕전실 종사자는 환자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요약하면, 원외탕전실 활용은 환자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형태이므로 반드시 환자 동의와 법적 안전장치를 구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의 미비로 문제가 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과태료나 형사처벌 위험이 있으므로, 각 기관에서는 서류와 절차를 통해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약국 개설등록 반려되는 담합 기준:전용통로 문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