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2022노431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압수된 갤럭시A Quantum 1대(증 제1호)를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1. 10. 7., 2021. 10. 8., 2021. 10. 12. 각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의 점은 무죄.
가. 피고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과 피해자 김지민(가명, 15세, 이하 본 항에서 ‘피해자’라 한다)의 관계, 나이, 피해자의 지적 능력, 범행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2021. 10. 7., 2021. 10. 8., 2021. 10. 12.경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하 ‘이 사건 각 영상물’이라 한다)을 제작한 행위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자기결정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없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2021. 10. 7. 범행
피고인은 2021. 10. 7. 18:32경 주거지인 (주소 생략) ○○아파트에서, 2021. 10. 초순경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되어 2021. 10. 5.부터 다음날까지 사귀었던 피해자와 ‘페이스북 메신저’로 대화를 하던 중, 피해자에게 자위행위를 하는 동영상을 촬영하여 보내 달라고 요구하여, 이를 승낙한 피해자로 하여금 상의는 가슴 위로 올리고 하의는 벗은 채로 자위행위를 하는 피해자의 모습을 동영상 촬영하도록 한 뒤, 위 동영상을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하여 전송받아 아동 ·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였다.
2) 2021. 10. 8. 범행
피고인은 2021. 10. 8. 01:46경부터 02:21경 사이에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해자와 ‘페이스북 메신저’로 영상통화를 하던 중 피해자에게 자위행위를 해 달라고 요구하여 이를 승낙한 피해자가 가슴과 음부를 드러내고 자위행위를 하자, 이러한 피해자의 모습을 피고인의 휴대전화의 스크린샷 기능을 이용하여 4장의 사진을 저장하여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였다.
3) 2021. 10. 12. 범행
피고인은 2021. 10. 12. 16:01경부터 18:14경 사이에 (주소 생략) 소재 ○○노래방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면서, 피고인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하여 피해자와 성관계하는 동영상을 6회 촬영하여, 아동 ·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였다.
다. 법리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2014전도197(병합) 판결의 취지는 다음과 같고, 이와 같은 법리는 현행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의 아동 · 청소년 성착취물 제작행위에 관하여도 그대로 적용된다.
구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아청법’이라 한다)은 제2조 제5호, 제4호에 ‘아동 ·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의미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면서도, 제8조 제1항에서 아동 ·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범죄성립의 요건으로 제작 등의 의도나 음란물이 아동 · 청소년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었는지 여부 등을 부가하고
있지 아니하다.
여기에다가 아동 ·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행위를 한 자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성적 학대나 착취로부터 아동 · 청소년을 보호하는 한편 아동 · 청소년이 책임 있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구 아청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충동적이며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이지 못한 아동 · 청소년의 특성,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은 직접 피해자인 아동 · 청소년에게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조장하므로 이를 제작 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아동 · 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데서 비롯되는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아동 ·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점,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이 일단 제작되면 제작 후 사정의 변경에 따라, 또는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제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 · 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한 대상이 된 아동 · 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소지· 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여 구 아청법 제8조 제1항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이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아동 · 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는 영상 등을 제작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영상의 제작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아동 · 청소년은 성적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영상의 제작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지적 · 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촬영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위계 혹은 대가가 결부되었는지 여부, 아동 · 청소년의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아동 · 청소년과 영상 등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영상 등에 표현된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라. 판단 (무죄)
1) 제작 여부 (긍정)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영상물은 피고인이 직접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동영상을 촬영한 것이거나 피고인의 부탁에 따라 피해자가 스스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촬영한 동영상을 전송한 것이므로, 위 영상물은 아동 · 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한다.
2) 위법 여부 (부정)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각 영상물 제작행위는 피해자가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① 피해자의 경찰 진술의 취지는, 2021. 10. 7. 영상은 피해자가 스스로 촬영하여 전송해 준 것이고, 2021. 10. 8.자 영상은 피고인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자위행위를 하던 중 피고인이 캡처해도 되냐고 물어 동의한 것이며, 2021. 10. 12.자 영상도 피고인이 촬영하는 것에 동의하였다는 것이므로(증거기록 444~446쪽), 이 사건 각 영상물은 피해자가 스스로 촬영한 것이거나 그 동의하에 촬영 · 제작되었다고 인정된다.
② 아래 ㉠, ㉡, ㉢ 기재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는 나이가 어리기는 하지만 성관계 등 성적 행위를 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소장하는 것의 의미와 그 결과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과 피해자는 사건 당시 모두 중학교 3학년 학생(15세)인 동갑내기였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1. 10. 초순경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되어, 2021. 10. 5. 페이스북 메신저로 대화하다가 교제하기로 하였고, 2021. 10. 6. 만나 성관계를 가졌으며, 2021. 10. 6. 위 메신저로 헤어지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도 서로 호감이 있으므로 성적인 행위를 하는 관계(속칭 ‘섹스파트너’)를 유지하자고 약속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사건 전후로 서로의 사적인 비밀 및 성취향 등을 공유하기도 하였다.
㉡ 피고인이 최초 피해자에게 자위행위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은, 피해자가 자위행위를 한 적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이후이고, 이 사건 각 영상물 제작 이전에도 피해자는 교제 중이던 남자친구에게 자위행위 장면이 담긴 영상을 전송한 적이 있다는 메시지를 피고인에게 보내기도 하였다.
㉢ 2021. 10. 8. 및 2021. 10. 12. 제작된 영상물은, 피고인이 캡처하거나 촬영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제작에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으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피해자의 얼굴이 나오지 않도록 영상물을 제작하였다. 2021. 10. 7. 제작된 영상물의 경우, 피해자의 얼굴이 영상에 나오기는 하지만, 이는 피해자가 스스로 촬영하여 피고인에게 전송해 준 것이다.
③ 이 사건 각 영상물이 제작될 당시 폭행, 협박이 있었다거나 어떠한 대가가 결부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전혀 없고, 피고인과 피해자가 메시지를 주고받는 도중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낸 것은 피해자의 성적취향 내지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각 영상물은, 피해자 본인이 소장하기 위해서 촬영한 것은 아니지만, 이는 성관계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관계였던 피고인의 성적 만족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는 데에 동의한 것이거나 제공한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각 영상물은 사적인 소지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⑤ 피고인은 2021. 12. 9. 이 사건 각 영상물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여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려고 하거나 위 피해자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려고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각 영상물을 제작한 이후에 사정에 불과하다.
마. 소결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영상물 제작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로 봄이 타당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이므로, 이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