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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법은 조변 Apr 11. 2024

직장과 대학원의 차이점

같은 인간 관계이지만, 그렇다고 다 같은 인간 관계는 아니다.

안녕하세요.

'나만 몰랐던 민법', '조변명곡', '조변살림&조변육아'를 쓰고 있는 조변입니다.


이번는 직장과 대학원의 차이점에 대해 간단한 글을 씁니다.


직장과 대학원의 차이점은 꽤 많습니다.

우선, 직장은 돈을 버는 곳이고, 대학원은 내 돈으로 공부하는 곳입니다.


또한, 직장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라면,

대학원은 문제의 본질을 "고민"하는 곳입니다.


직장에서는 사람을 신뢰하여야 하지만 100% 신뢰하기가 어렵습니다.

서로 얽힌 이해관계로 인하여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대학원에서는 사람을 신뢰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신뢰를 합니다. 

서로 얽혀 있는 이해관계가 적다 보니 배신하는 경우가 있기 어렵습니다.


직장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숨은 의도"를 추측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시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협조를 요청하는 배경이 무엇인지를 짐작하여야 합니다.

표면적인 이유, 드러나는 명분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숨은 의도"까지 추측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움을 청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짐작할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말보다 글로 소통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정확하고 투명하게 의사를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태도"가 "결과"보다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나 순응적이고, 얼마나 협조적인지, 얼마나 나이스한지가 평판의 척도가 됩니다.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을, 과정보다 태도를 신경 쓰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대학원에서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결과(성과)"가 더 중요합니다.

고민하고 탐구하는 연구자로서 얼마나 잘 정리하고 얼마나 좋은 결과를 보이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결과"로 신뢰를 완성하는 경우가 필요합니다. "태도"로 신뢰를 완성할 수 없습니다.


직장에서 변호사이자 공무원으로 일을 하지만, 저의 의견이 중요한 순간은 많지 않습니다.

저의 의견 이전에 이미 방향은 결정되어 있고, 그 방향대로 일을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결정되어 있는 방향을 의심하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면 혼이 날 수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연구자로서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자 본인의 관점과 견해입니다.

다른 분들의 연구를 참고하는 와중에도 저의 관점과 견해를 유지하여야 합니다.

선행 연구결과도 의심하고 비판하면서 더 나은 결론을 항상 고민하여야 합니다.


직장에서는 "호기심"은 절대로 가지면 안 되는, 가지면 큰일이 나는 덕목입니다.

나의 업무가 아니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순간 그 업무도 나에게 달려옵니다.

흥미를 가지는 순간 이미 나의 업무가 되어 있습니다. 아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어야 합니다.

대학원에서는 "호기심"은 가장 중요한 연구자의 덕목입니다. "호기심"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잘 모르는 영역을 알아가고, 공부하고 분석하면서 연구할 주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흥미를 가지고 읽고 고민하여야 나의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 주제는 늘 부족합니다.


직장에서 "제가 이것도 찾아봤는데, 이런 것도 있더라구요."라는 말을 하면 큰 각오를 하여야 합니다.

간단히 끝낼 수 있는 일도 줄줄이 비엔나로 업무 영역이 확대됩니다.

적극적인 삶은 불필요합니다.

대학원에서 "제가 이것도 찾아봤는데, 이런 것도 있더라구요."라는 말을 할 줄 알아야 연구자입니다.

교수님이, 토론자가 코멘트한 것만 살펴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고,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없습니다.

적극적인 삶이 필요합니다.  


대학원이 직장보다 낫다는 말은 아닙니다.

직장이 대학원 보다 못하다는 말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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