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ed by Perfect_10cm
오늘따라 흐린 구름이 거슬렸다. 햇빛을 싫어하는 나에게, 오히려 흐린 날씨는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싫었다. 흐린 날씨가 평온하게 보이지 않고 우중충해 보였다. 너는, 아니 우리는 그 구름 같았다. 어제는 맑았다. 그림 같던 하얀 구름. 하늘이 마치 예술가가 마침 완성한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오늘은 흐렸다. 너무 사랑하던 연인을 잃은 예술가가 검은색 붓으로 그림을 다시 망쳐놓은 것처럼. 먹구름을 쥐어짜 비가 흘렀다. 바늘 같은 비가 나를 무자비하게 찔렀다.
어제는 아름답고, 오늘은 지옥 같아.
사실은, 내가, 너의 영화의 남자 주인공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영화의 끝엔 해피엔딩으로 웃고 있는 너의 옆에 내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멍청한 나. 나는 먹구름 같은 조연, 악역이었다. 내가 사라져야 너는 더 빛나고 이 영화는 결말을 맞는다는 걸, 나는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하지만 너도, 늦게 알았다. 빨리 알았다면 너는 조금 더 빨리 행복해질 수 있었을 텐데. 더 쉽게 완벽해질 수 있었을 텐데.
엉망이 된 너의 그림에서 나를 지웠다. 그림 같은 하얀 구름. 완벽한 하나의 작품.
위 글은 10cm의 Perfect 라는 곡을 듣고 가사를 소설로 재창작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