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wyergo Feb 09. 2019

[세금과 인생] 144 김앤장 이야기 1

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무소불위 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앤장 공화국

김앤장은 또 하나의 정부

사법권력 김앤장

해결사 김앤장..그들은 어떻게 권력이 됐나

좀도둑에 엄격 김앤장엔 큰 절

김앤장 이대로 둘 것인가?


김앤장 취업 위해 군사기밀 넘기고, 그걸 넘겨받고

김앤장, 한일 오가며 징용재판 거래...사법부도 가세

한국 법조계가 썩은 동앗줄

김앤장, 퇴직공무원 집합소...공공성 훼손

'강제징용 소송' 靑·政·法, 모두가 '김앤장의 사람들’

김앤장, 기업 컨설팅 독식으로 매출 1조…고위직 ‘싹쓸이’


김앤장에 대한 말들이 너무 많아 다 열거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괴물, 공룡, 부정이다. 물론 긍정의 이미지도 있겠지만 사람이나 기업이나 백번 잘하다가도 하나 못하면 부정의 이미지가 씌워지기 마련인데 김앤장의 경우 그런 수준이 아니다. 그러니 욕도 먹는 거다. 큰 로펌이라 해봐야 변호사들이 100명에서 200명 수준이다. 그러나 김앤장은 아마 이보다 3~4배는 더 될 거다. 그리고 그 중에 판사출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나 싶다. 검찰출신보다 판사출신들이 훨씬 많아야 재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앤장은 고문과 전문위원이 있다. 1월 19일자 KBS 뉴스에 의하면 200명 가까운 전문인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김앤장이 공개한 고문 인원만 78명이고, 이들이 필요한 이유는 김앤장이 주력한 업무가 ‘소송’이 아닌 기업 컨설팅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대형 소송을 맡아 큰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긴 기업 입장에서 보면 김앤장 만큼 일 잘해주는 이도 없을 것이다. 안 되는 사건을 척척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걸 비판하는 게 아니다.


김앤장으로부터 스카웃 제의가 온 이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만나자’라고 하고, 만나면 ‘동기 중에서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라고 제안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 공직에서 일 좀 잘한다고 평이 나면 그런 식으로 낚시 바늘 꿰듯이 데리고 가려한다. 그러나 막연하게 구체적 액수도 정하지 못한 채 간 이들 중에는 막상 기대에 못 미쳐 후회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건 그들이 순진하기 때문이다. 공직에 있을 때나 대접받는 것이다. 관존민비의 우리나라에서는 공직을 떠나버리면 그 즉시 싸해진다. 공직 밖에 나오면 돈을 주는 사람이 왕이다. 남의 왕국에 들어가는 이들이 왕에게 잘 보여야 생존을 할 수 있다. 그러니 밖에 나오면 돈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공직에 있을 때나 좋은 말을 하는 거다.


그런데 김앤장은 법인이 아니다. 법적으로는 합동 변호사 사무실 형태를 띄고 있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김영무 변호사가 맡고 있고 공문 또한 김영무 변호사 명의로 발송하는 등 합동 변호사 사무실 형태가 아닌 단일 법률사무소로서의 업무처리 방식을 띄고 있다고 한다(출처:위키백과) 사업자 등록은 '김∙장 법률사무소'라는 단일 명칭으로 되어있다고 하는데, 내가 듣기로는 구성원들 개인별로 별도 사업자등록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소득의 실질 귀속은 김영무인데 소득 분산을 위해 그런 방법을 쓰고 있지 않나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혹 김앤장에 대한 과세가 문제된다면 이 부분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법은 실질과세원칙이고 그 실질은 귀속의 실질뿐만 아니라 거래의 실질도 포함된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공직재직 시 고위간부로터 들은 말이다. 공직에 있을 때 회계법인이나 로펌에 가서 받을 월급의 10배 이상을 해줘야 그들이 데려간다고 하였다. 그들도 사업자인데 밑지는 장사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1급 이상 고위간부들이야 당연히 가는구나 이해가 되는데 중간간부들 중에 뜻밖에 옷을 벗자마자 그쪽으로 간 이들이 있었다. 평소에는 말이 없던 이들인데 속으로는 실리를 다 챙기고 있었던 것 같았다. 말 없는 공직자들이 더 무섭다. 속에 구렁이가 몇 마리 있는지 알기 힘든 이들이 있다. 어느 법인의 고문으로 가는 사람이 가장 해피하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었다. 골프회원권까지 주고 대접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안에서 얼마나 해줘야 했을까 싶다. 공직 밖을 나와 보니 직원들 세계가 있고 고위직들 세계가 따로 있어 보인다. 서로 결이 다르다. 일단 사건의 액수부터 다르다. 천억 단위의 사건들은 고위직들이 붙어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전관예우라는 게 현직들은 자꾸 없다 하지만 국어사전에 나오는 말은 다 현실에서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사건을 왜곡하는 경우다. 증거까지 조작하면서 공정성을 해치면 이는 범죄다. 근데 청와대부터 정부, 사법부까지 전관들을 전문인력으로 데리고 있으니 아무리 문제를 제기해봐야 허공의 메아리일 수 있다. 청와대 민정과 국정원 기조실장을 차지하면 벽이 생긴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역대 어느 정권에도 그 자리에 김앤장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페북에 아무리 좋은 말을 써봐야 세상이 변하지 않고, 엄청 똑똑한 사람들이 페북에 널려 있어도 항상 나라는 그 모양 그 꼴인 이치와 엇비슷해 보인다. 그냥 한순간 짖어대는 외침일 뿐이다. 공직자들이 워낙 뻔뻔해져서 그런지 ‘그래서 어쩐다고?’라고 오히려 노골적으로 나오는 추세다. 범죄도 묻어버린다. 하긴 도처의 공직자들이 서로 김앤장 같은 조직으로 가려고 줄을 서고 있으니 알아서 눈치껏 묵혀버리고 무시해버릴 수 있을 것이다. 구글 검색을 해보면 의외로 로펌이 허위자료를 제출하여 유리한 결과를 받아내는 경우가 있다는 글을 접할 수 있다.  물론 들키지 않고 이익을 취하는 게 중요하지만 설령 들키더라도 인맥을 동원하여 최대한 방어해보고 그 단계에서 잘 안되면 소송으로 돌리는 방법도 전략으로 주효하다. 소송으로 가면 편을 들어 줄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판사출신들 중심으로 데려가는 것 아닐까 싶다. 소송으로 가면 좋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일단 감사에 걸리지 않는다. 재판 중인 사건은 뭐든지 예외다. 재판의 공정성을 믿기 때문에 규정상 예외를 두는 것인데 오히려 그 점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나 역시 어떤 세금 사건으로 청와대 민정도 가고 국세청장과 감사관에게도 공문을 보내고 검찰에게도 ‘이건 아니다’라고 열변을 토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씁쓸한 현실이다. 나만 또라이 됐다. 근데 내가 쓴 세법책을 대법관도 보신다. 우리나라에서 나만큼 실무에서 세금사건의 이면을 잘 간파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싶다. 우리나라는 내가 볼 때 돈 앞에 국가기강이 이미 무너진 나라로 보인다.


그동안 김앤장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쓴 글이 여러 개나 있는데 보안을 걸어 놓은 글들도 꽤 된다. 세상에 글을 내놔봐야 아직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김앤장 변호사가 허위자료 제출해서 수백 억 원의 과징금을 깎았다는 기사를 보고 썼던 2017년 12월 4일에 쓴 글이라도 다시 적어본다.


최근 공정위가 시멘트제조업체 성신양회의 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437억 원을 부과했다가 김앤장 변호사가 제출한 허위자료에 근거하여 50%나 되는 수백억 원을 깎아줬다고 한다. 공정위는 이런 이유로 대한변호사협회에 김앤장 변호사 징계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내가 볼 땐 변호사 개인의 일탈로만 국한시키고자 애를 쓰는 모습으로 보인다. 과연 공정위가 허위자료인줄 몰랐는가 싶다. 과징금 부과액을 미리 비용으로 반영한 재무제표를 제출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일까 싶고, 그런 사실을 검증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싶다. 더구나 공정위 직원은 오히려 전관에게 감면 신청하라고 전화까지 친절하게 해줬다고 한다.

만일 공정위가 그동안 적자라는 이유로 과징금을 감면해 준 사례가 여러 개라면 담당직원의 실수를 가장한 고의라는 의심이 들 것 같다. 감사원 재직 시 우리나라 외환위기를 감사해본 결과 외환위기가 오게 된 이유가 규정 따로 관행 따로였다. 규정은 있어도 관행이 우선이었다. 모럴헤저드는 서로 오고가는 정 속에서 싹텄고, 결국 국가 하나를 거덜 나게 만들어 수많은 선량한 시민들이 직장을 잃고 가정을 깨지게 되면서 돈이 최고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공정위 사건 보도를 접하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로펌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허위자료를 내주는 게 과연 이번 한번 뿐인지 의문이 든다. 공정위 사건에는 몇 가지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1. 불복사건이고 2. 허위자료가 작성되었고 3. 허위자료가 국가기관에 제출되었고 4. 그에 근거하여 국가기관은 판단을 해주고 5. 전관이 존재하며  6. 공무원은 이상하게도 검증도 하지 않고 다 인정해준다.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이 존재한다.

 1. 허위자료 작성을 누가 했을까? 기업 스스로 했을까 아니면 로펌이 시켜서 했을까? 2. 로펌 변호사 혼자만 벌인 일일까?  3. 공무원은 진짜로 허위자료인줄 몰랐을까?  4. 전관과 현직 사이에 대가가 없었을까?


이런 비슷한 사건이 있다. 수천억 원의 세금을 감면 받은 사건인데 허위자료가 제출되어 판결의 근거가 된 사건이다. 여기에도 몇 가지 사실이 존재한다.

 1. 불복사건이고 2. 누군가 허위자료를 작성하였고  3. 국가기관에 제출되었고  4. 국가기관은 이 자료에 의하여 판단을 해줬고 5. 공무원은 이상하게도 검증도 하지 않고 다 인정해줬다.


단지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면, 허위자료를 공무원이 스스로 알아서 제출해줬다는 점이다. 법원에 제출할 의무도 없고 책임도 없는데 스스로 친절을 베풀어 증거로 제출해줘서 다툼 없는 사실로 만들어놨다는 것이다. 일부러 져주려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일이다. 이런 사실을 관련 기관장들에게 사실 확인을 해보라고 말해줬지만 메아리가 없었다. 국가기관의 민낯을 본 느낌이었다. 결국 시간이 지나야 사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건에는 비밀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일단 소송에서 승소해버리면 된다는 식으로 전략을 세우고 애를 쓰고 있는 듯하다.


어느 검찰 고위간부로부터 들은 말이다. '검찰은 들켜서 두드려 맞는 거라도 있지만 법원은 판결문 뒤로 숨어버리면 방법이 없다.' 최근 법원 판결에 대해 사법부 신뢰를 우려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공자님 일화가 있다. 공자가 길을 가다가 길 가장자리에서 똥 누는 이를 발견하고 나무랬다. 그리고 길을 계속 가다가 또 똥 누는 이를 보았는데 이번에는 길가가 아니라 한 가운데였다. 그런데 공자는 이번에는 나무라기는 커녕 그냥 아무 말 없이 지나갔다. 의아해하던 제자들이 물었다. "왜 나무라지를 않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저 사람은 가르쳐서 될 게 아니다." 그나마 길가에서 용변을 보는 이는 부끄러움을 알기 때문에 가르치면 자기 잘못을 고칠 수 있지만 길 가운데에서 용변을 보는 이는 뻔뻔하기 때문에 가르친다 해서 고쳐질 일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공직자가 뻔뻔해지면 나라가 거덜 난다는 사실을 이번에 경험했다. 공직의 신뢰도가 계속 추락하는 느낌이다. 이젠 공직 스스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최소한 부끄러움을 아는 양심이 있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금과인생]143 자금출처조사가 나오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