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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wyergo Feb 05. 2020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참회합니다

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참회합니다.

30대 초반 자주 읊었던 말이다. 법당에서 절을 할 때마다 이 말을 속으로 되뇌였다. 진심으로 하다보면 진짜 알지도 못한 죄들이 그렇게 많았는가 싶을 정도로 놀라기도 하였다.

참회의 의미는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하지 않겠다 다짐하는 거다. 사람이 진실해지면 자기 잘못이 크게 부각되기 마련이다. 사람 몸을 받아 사는 이유가 순수를 추구하는 거라고 느껴지던 때였다. 참회는 그 과정에서 거쳐야 할 필연이었다.

한때 삼보일배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정치인들도 가끔 사용하곤 하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왔던 기억이 요즘 난다.
참회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다. 쇼윈도우로 하는 게 결코 아니다. 진실해지는 순간 탁 터지듯이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그게 참 귀한 눈물이라고 한다.

어제 백담사 무문관 잠긴 문이 열렸다. 겨울 90일 동안 방문을 걸어잠그고 본성으로 돌아가 모든 집착을 내려놓고 시비분별을 벗어나 오로지 한 일념으로 정진을 하는 검증된 수좌들의 수행처가 무문관이다.
평균 법람 30년 이상이고 백담사 총 규울반장인 영진 유나스님도 무문관을 같이 하였다.
현도스님은 30년 이상 한끼만 드시는 분이라 체중이 그대론데 다른 분들은 10키로 이상 빠지기도 했다고 한다. 방안에서 하루 1000배씩 하는 분도 있다. 그분이 남 보여주려고 절을 할까 싶다. 그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자성불에게 하는 것이다. 일체의 거짓이 없는 밝은 빛이기 때문이다.
문을 따고 나올 때의 기분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순수해지는 것 같다.

절은 이런 거다. 참회하는 절도 쇼로 하는 이들이 순수를 말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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