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오늘 아침에도 사무실 오는 길에 금연팻말 앞에서 버젓이 그것도 당당하게 담배 피는 이들을 봤다. 양심이라도 있으면 시선이라도 피할 건데 오히려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담배연기를 뿜어댄다. 한마디로 정신병자다. 정상이 아니다. 정신병자에게 뭐라 해봐야 정신병자 되는 거라서 그냥 지나갔다. 그런데 사람들 다니는 통로 안에서는 20대 초반의 어린 여자와 같은 또래의 남자가 사람들 오가는 것 괘의치 않고 담배 연기를 좁은 길목 사방에 퍼트리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남자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통로 밖으로 몇발짝 데리고 나왔다. 그나마 그는 뇌세표가 정상인지 미안한 척이라도 하였다. 어린 여자 애는 기분나쁜지 얼굴도 보이지 않고 뒤돌아서서 담배를 계속 피어댔다. 마치 담배귀신이 들린 것 같았다. 키도 조그만한 게 피해의식이 강해서 뜨거운 담배연기로 마음을 달래는 것 같이 보였다.
문정동 법조단지 송파테라타워 2 건물의 모습이다. 3500명의 입주민이 있다는데 지나가다가 이들에게 뭐라고 하는 이들을 아직 보지 못했다. 그냥 똥 밟은 것처럼 지나가는 이들이 태반이다. 담배피지 않는 사람들은 한마디씩 불평은 한다.. 집사람이나 양복집 사장은 무슨 일 당하면 어쩔려고 그러냐면서 참견하지 말라고 한다.
사무실에 9시 30분에 상담예약이 있었다. 어제 오후에 급히 잡아달라해서 잡았는데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다. 전화를 해보니 아예 받지 않는다고 한다. 못 온다고 전화 한통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회사일로 전화했고 젊은 직원이었다고 한다. 젊은 이들의 수준이 이 정도다. 한편으로는 권리의식들이 아주 강하면서도 소심한 세대들이다. 최근 양회장 폭행 회사직원들을 보면서 그런 사장 밑에서 근무하려면 담배라도 피어야겠구나 이해가 되었다. 이 곳 건물에도 양회장 같은 회사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양회장 폭행에 무관심한 직원들의 모습에 영혼없는 유령처럼 살아 남고자 버티는 열기를 보았다. 힘가진 이들이 원하는 게 바로 그런 인간상이다.
사법연수원 시절 잘 아는 지인이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꽃집을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이름만 대면 잘 아는 일식집 사장이 350만원어치 가져가서 돈을 다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나쁜 새끼 하면서 그 일식집을 찾아갔다. 그는 일식집을 체인으로 가지고 있었고 레스토랑도 압구정에 가지고 있었다. 레스토랑으로 찾아갔더니 일식집으로 가라고 했다. 압구정에 있는 일식집으로 찾아갔더니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똘마니들이 문을 잠그고 저 멀리 의자에 깡패두목처럼 앉아 있었다. 양아치 수준에 깡패 두목 행세하였다. 체구가 좋은 나이가 든 부하에게 문을 걸어 잠가 라고 소리쳤다. 너가 사법연수원생 아니면 오늘 여기서 죽는 날이다 라고 위협을 했다. 그리고 부하는 전화를 누군가에 하더니 사법연수생이 맞다고 말을 하였다. 경찰이나 검찰 꼬붕에게 전화했을 것이다. 사법연수생이 그래도 써먹을만하구나 그때 느꼈다. 그는 꼬랑지를 내리면서 말도 포근하게 하였다. 그리고 자기도 고대나왔다면서 문밖까지 배웅을 해줬다. 물론 밀린 돈은 받아가지고 나왔다. 싸가지 없는 놈들이 학교를 들먹인다.
누가 누구를 위해주는 시대가 아니다. 한쪽에서는 정의를 찾고 나라를 걱정하지만 매너도 없고 질서도 없는 극히 이기적인 이들이 존재하는 한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 걸어주는 격이다. 그래서 그냥 자기 몫 챙기고 실리 챙기는 게 상책이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