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4년 전, 서강대 로스쿨 정문을 드나들 때마다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 라는 글귀를 보며, '지금은 나에게 수학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준 서강대 로스쿨이 나의 자랑이고 또 나에게 큰 영광이지만, 졸업 후에는 내가 서강대 로스쿨의 자랑이 되어야지' 라고 수없이 마음을 다졌던 기억이 있다.
그로부터 14년의 세월이 흘러, 아무 자격도 공로도 없는 내가 서강대 로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장차 다 나보다 훌륭한 변호사, 판사, 검사가 될 학생들에게 미천하게나마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건대, 나는 아직 서강대 로스쿨의 자랑이 아님이 분명하다(단지 변호사로서 부끄럽지만 않게 살기 위해 노력해왔을 뿐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나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것은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달라는 당부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