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졌던 관심사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커리어테크 워크숍을 한참 진행하다가 머리도, 마음도 스톱된 지 3개월 이상 지났다.
그 사이에 어느 프로젝트를 잠시 합류하기도 하였고, 몸에 버섯이 피듯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한 시간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전시를 보면서 생각했다.
"하고 싶다고 얘기했던 그것을 하자! 못 하는 이유는 이제 더 이상 육아에 있지 않다!"
항상 그리워했던 일로 내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전 직장 후배와 '우연히 웨스 앤더스' 전展을 보았다.
재미있는 전시였다. 아마도 정보를 없이 갔기 때문에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웨스 앤더스가 직접 찍은 사진 전시인 줄 알았다. 웨스 앤더스가 세계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찍은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사진을 이용해서
테마별로 큐레이션을 매우 잘 한 전시였다.
전시에 쓰여있는 웨스 앤더스의 말 중 이런 것이 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내가 한 번도 만나 적 없는 이들이,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소와 사물을 찍은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 찍고 싶은 사진들이다. "
그래, 이거다!
꼭 내가 직접 만들지 않아도 된다. 난 있는 것을 잘 만들 수 있도록 안내하고
그것을 큐레이션 하면 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난 그건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그것이 내 오랜 취미이자, 관심사였던 "여행"과 맞물린다면
더더욱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전시를 보는 중에 우연히 심장이 뛰었다. 아마 저 관심사라고 생각한 여행은
이 전의 나, 결혼 전의 나, 출산 전의 내가 했던 여행과는 다를 것이다.
혼자인 여행이 아니라, 아이들과의 여행.
단, 그동안 아이들과의 여행이 나 이외의 또 다른 보호자에게 기대어야 했다면,
이젠 조금 더 독립하고 아이들과 나 자신이 좌충우돌하기도 하고
같이 어렵고 힘들 수도 있는 그런 여행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여행에서 남길 수 있는 무언가.
그리고 그것을 잘 큐레이션 하는 엄마.
이렇게 한 팀이 되면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야, 아주 오래전, 아이들과 많고 넓은 곳을 다니고 싶다던
뱃속의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거 같았다.
비록, 이게 당장 금전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아이들이 내 속도와는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꾸준하고 쌓여가는 것의 힘이 있다는 걸을 이제 조금 알게 되었으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천천히 진행될지,,, 벌써 기대된다.
커리어테크 워크숍 이후 내 주변에 큰 변화가 있었다. 내 재취업보다 신랑의 이직이 먼저 결정되었고,
나의 재취업은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다.
아마도 그래서 아무것도 못하겠고, 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시간을 보내온 거 같다.
재취업을 하고 싶다고 하고,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지만, 정말 나에게 의지가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과 의심도 있다.(지금도,,,,)
아직 그 답은 모르겠다. 재취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다.
그래서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워크숍에서 내 마음과 머리를 스톱하게 만들었던, 관심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길 바랬다.
꾸준하게 해서 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