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중 기본입니다.
외국에서는 링크드인이 기본 중 기본이다. 특히나 B2B에서 일하는 사람 치고 링크드인이 없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활발히 업데이트를 하고,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체크를 한다.
LinkedIn은 쉽게 말해 "직업세계에서의 SNS"라고 할 수 있다. 취업을 하고 이직을 하고 경력을 쌓고 하는 그 모든 과정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나의 강점을 부각하고 취업시장에서 나를 판매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링크드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조금 당황스러워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업데이트하는 내용이 온통 자기 자랑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잘한 것이 있어도 겸손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이 미덕이다. 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내가 잘한 것이 있으면 팀 미팅을 잡아서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어필하고 내 입지를 다져야 한다. 이런 문화와 링크드인은 환상의 콤비나 다름없다. 본디 SNS라는 것은 "자랑"이라는 요소를 빼면 시체니까. "자랑"은 다소 부정적인 어감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취업이나 이직도 하나의 세일즈 활동이다.
"나"라는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한 세일즈 활동이라고 생각하면, 이걸 어떻게 팔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다른 서비스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이 서비스만의 장점은 무엇인지, 나와 비슷한 다른 서비스들은 어떤 가격에 팔리고 있는지 (연봉),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고객 (내가 취업할 만한 회사)은 어디에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에 링크드인은 해외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을 넘어서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링크드인을 취업에 활용했던 나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에 집중했다.
1. 내 프로필 열심히 꾸며두기
링크드인 프로필에는 다양한 정보를 기입할 수 있다. 프로필 사진, Job title, 지역, 직장경력, 학력, 자원봉사활동 내역, 스킬, 동료나 지인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짧은 추천서, 내가 사용하는 언어 등 기본적으로 이력서에 등장하는 항목들은 링크드인 프로필에 다 업로드할 수 있다.
나는 이 프로필을 열심히 꾸몄다. 내 프로필 사진 말고도 배경 사진도 고심해서 고르고,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들을 소개란에 적어두고, #Opentowork이라고 프로필 사진에 두를 수 있는 띠(?)도 설정해뒀다. 내가 구직 중이라는 것을 대놓고 알리는 것이다. 헤드헌터들이나 리크루터들이 이런 것을 보고 연락을 준다고 했다.
그래서 거의 링크드인 프로필 = 이력서 급으로 열심히, 그리고 꼼꼼하게 꾸몄다. 어차피 이력서 제출할 거면 링크드인을 왜 또 꾸며야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링크드인에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다양한 디지털 자료를 더욱 쉽게 보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봉사활동 한 내역을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확실히 봉사활동을 했고, 그 사진이 있다면 포스트를 활용해서 사진으로 올릴 수 있다. 또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웹사이트가 있다면 링크를 넣을 수도 있고, 다양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나에 대해 어필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력서에도 링크드인 주소를 넣어두었다.
2.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들하고 이야기 나누기
사람들은 이메일보다 링크드인 메신저에서 더 open 된 경향을 보인다. 이메일로 연락을 하면 답장을 못 받거나 한참 후에 받을 일도 링크드인 메신저를 통해서 하면 답장이 오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진다. 나는 링크드인을 통해 몇몇 사람들에게 reach out을 했었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이미 다니고 있는 선배에게 연락을 해서 거기 들어가려면 뭐가 중요한가요? 하는 식의 질문도 했고, 연봉 range를 얼마로 설정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힌다고, 희망연봉을 얼마로 기재하는 게 좋을까요? 하는 식의 질문도 했었다. 놀랍게도 생전 한번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이 하는 질문에도 링크드인에서 만난 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이것이 그들이 이 SNS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투영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도, 잠재적인 보스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보니 함부로 행동하거나 실언을 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래서 링크드인 메신저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메신저이긴 메신저이지만 이메일처럼 사용한다. 예를 들어 Dear 누구누구 혹은 Best regards, 누구누구를 붙이는 식으로 말이다.
같은 분야나 같은 산업에 있는 현직자와 공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만으로도 링크드인은 제 할 일을 다 한 셈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가 제일 좋아했던 링크드인의 기능은 다른 사람들의 이력서를 열람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3. 다른 사람들 이력서 열람하기
합격 이력서, 합격 자기소개서는 온/오프라인에서 거래가 될 정도로 수요가 많다. 특히나 대기업이나 명문대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희망하는 곳에 합격한 사람들의 것은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이력서를 공짜로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링크드인이다. 가령 내가 가고 싶은 학교가 있다고 하자. 그럼 그 학교 이름 그 코스 이름을 링크드인에 검색하면 된다. 그럼 현재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그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들의 이력까지도 볼 수 있다. 이게 왜 좋냐면, 졸업 후에 사람들이 대부분 어느 쪽으로 취업을 했는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 따로 연락해서 "졸업생들 취업현황이 어떻게 되나요"하고 물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이력을 보면 내가 뭘 준비해야 하는지가 보인다. 내 스펙과 비교해서 내가 뭐가 부족한지 assess 할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금 내가 더 준비하고 갈고닦아야 할 부분들, 따두어야 할 자격증들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다. 또 이런 사람들이 어떤 회사에 들어갔는지 알게 된다면 추후에 내가 지원해볼 회사의 목록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링크드인이 갖고 있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나는 결과적으로 2번의 방법을 통해서 취업을 했지만, 1번과 3번 역시 내 해외취업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현재는 회사일의 일환으로 회사의 링크드인 페이지를 관리하고 콘텐츠를 발행하고 광고를 하는 일들을 하고 있어서 링크드인과 더 가까워졌는데, 보면 볼수록 기회가 참 많은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드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크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이 글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링크드인을 활용해서 해외취업에 성공 할 수 있길 바란다.
저는 영국 워홀과 독일 석사 유학을 거쳐 현재 독일 바이오텍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레일라입니다. 커리어 윙이라는 스타트업의 대표이고, 네이버에서 레일라 블로그를, 유튜브에서 레일라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워킹홀리데이, 유학, 해외취업 등 해외살이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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