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창은 브랜드 웹사이트다.
제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며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고객이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온라인의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랜드의 감각을 느낄 수 있고, 브랜드의 모든 시간이 녹아든 모습을 천천히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웹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한 뒤 가장 먼저 고민이 된 건 ‘무엇을 담을 것인가’였다.
단순히 제품만 나열하는 쇼핑몰이 아니라면, 어떤 이야기를 어떤 흐름으로 구성해야 할까?
나는 ‘쇼핑’이 아니라 ‘경험’을 떠올렸다.
방문자가 내 사이트에 들어와 브랜드의 시선, 감각, 리듬을 경험하듯이 머물렀으면 했다.
그래서 콘텐츠 구성은 이런 흐름으로 구상하게 되었다:
1.브랜드 스토리
브랜드가 시작된 배경, 어떤 철학을 품고 있는지. 짧지만 깊은 문장으로 전달.
2.브랜드의 세계관
단순한 제품 소개가 아니라, 각 제품의 이름과 감각이 어떤 이미지에서 시작되었는지.
제품을 담은 공간과 정서, 계절, 그리고 제품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내기.
3.공간과 사람들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실제 공간, 오프라인 매장의 분위기, 공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순간들.
4.저널/에세이
제품을 만드는 과정, 브랜드를 운영하며 겪은 감정, 나의 취향과 고민을 담은 짧은 글들.
감성 기록이자, 고객과의 느슨한 대화 창구.
5.스토어
가장 마지막에, 그러나 가장 심플하게. 브랜드의 모든 것이 충분히 전달된 이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매 흐름.
콘텐츠 구성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다음 고민은 어떤 툴로 웹사이트를 만들 것인가였다.
지금까지 써본 적 없던 도구들이었고, 브랜드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운영이 용이해야 했다.
브랜딩에 강하고 콘텐츠 표현력이 좋은 툴을 선택하려고 한다. 웹디자이너와의 협업도 필요하다. 대신 내 스스로가 콘텐츠 디렉터의 마음으로, 구조와 텍스트, 톤을 직접 설계하기로 했다. 이건 단순한 ‘웹사이트 제작’이 아니라, 브랜드를 한 번 더 정리하고 표현하는 작업이다.
⸻
웹사이트는 결국 또 하나의 브랜드 공간이다.
직접 만져보지 않다고 제품을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무심한 문장에 감성을 담아내며,
고객과 ‘만남’이 아닌 ‘머무름’을 만들어내는 공간.
나는 그 공간이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한 상점이 아니라,
브랜드가 살아 숨 쉬는 느린 정원처럼 존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