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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완 Nov 03. 2023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갑니다

오늘은 리스본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본 대회가 내일부터 시작되기 대문에 본 대회에서 정해준 숙소로 미리 이동하기로 했다. 진심으로 모든 순간이 행복했던 타비라를 떠나려니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렇지만 아쉬운 마음이 있기에 다시 올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버스에 올랐다. 


오전 9시경에 아침기도를 하고 나서 타비라를 떠나 정오쯤에 리스본에 도착했다. 이번에 묵을 숙소는 벤피카(Benfica) 지역에 있는 EB1 Jorge Barradas 학교였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봉사자들이 반갑게 맞아주며 1주일 간 합숙할 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타비라에서 묵은 체육관은 오픈된 공간이라 나라별로 자리만 나누어져 있었을 뿐 칸막이 없이 남녀 혼숙을 했는데 여기는 학교여서 남자와 여자가 따로 묵을 공간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넓은 공간이 있고 그 안쪽으로 문을 열면 또 넓은 공간이 나왔다. 우리 교구는 안쪽 공간을 사용하기로 했다. 바깥쪽 공간은 다른 나라팀이 오면 내준다고 한다.  여기서도 맨바닥에 침낭을 깔아주면 잠자리 준비는 끝. 

이제 내일부터 본 대회가 시작된다. 주최 측에서 준비해 준 웰컴 패키지를 받았다. 작은 백팩, 텀블러, 모자, WYD 공식 티셔츠, 묵주, 명찰, 순례자 지정 식당에 들어갈 수 있는 QR코드, 지하철/버스/트램용 무제한 교통카드가 들어 있었다. 

내일을 대비해서 오늘은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역시나 리스본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온 것이 하나도 없다. 단체로만 다닐 줄 알았지 자유시간은 정말 생각도 못했었는데 좋구나. 동네 인근을 찾아보니 COLOMBO라고 큰 몰이 하나 있길래 단짝과 같이 합류한 동생들과 몰까지 걸어갔다. 여기는 주거지라 작은 슈퍼마켓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볼만 한 것이 없었다. 

20분 정도 걸어서 몰에 도착했고 일단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다운타운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사실 몰은 어딜 가나 비슷하기도 하고... 이렇게 귀한 시간이 주어진 만큼 명소에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몰에서 연결된 Colegio Militar/Luz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운타운으로 출발! 약 20분 남짓 걸려서 Baixa-Chiado에서 내렸다. 

지하철 출구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구도심의 풍경. 그래, 이거지! 다들 설레는 마음을 움켜잡고 둘러보다가 트램길을 발견했다. 일단 트램을 타고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WYD 웰컴 패키지로 받은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하면 무료 승차! 

첫 방문지는 가톨릭 청년들 답게 Lisbon Cathedral (리스본 대성당; the Sé)로 정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성당 안에 들어가면 미사 시간 안내문에 한국어로도 적혀 있다. 

너무 이쁜 스테인드글라스 앞에서 사진도 찍었는데 열두 사도가 새겨져 있다. 

성당 내부를 둘러보면서 초 켜고 기도도 하고 나왔다. 주변을 걸으면서 현지 상점에도 들어가서 기념품도 구경했다. 그러다 발길이 닿은 곳은 산타 루치아 전망대였는데 역시나 관광객들이 많았다. 다른 나라에서 온 WYD 청년들하고 반갑게 인사도 하면서 탁 트인 전망을 보고 있자니 얼마나 좋던지. 맥주 파는 아저씨가 있길래 맥주도 한 잔 하면서 감상했다. 

리스본에 Castelo de S. Jorge (상조르즈 성) 전망이 이쁘다길래 이동했다. 많은 명소들이 WYD 순례자들을 배려해 무료로 입장하게 해주거나 할인을 해준다. 여기는 입장료를 50% 할인해 주는 곳이었다. 줄이 꽤 길어서 기다리는 동안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공작들을 구경했다. 신기하네.

거의 우리 차례가 돼서 들어갔더니 저녁 7시 반인가까지만 WYD 할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할인 없이 내려면 입장료가 15유로였던 것 같은데 잠깐 있다가 나오기에는 아까워서 패스하기로 했다. 대신, 산타 루치아 전망대 옆에 탁 트인 곳에서 저녁 식사하면서 야경을 보기로 했다. 

야경 보기에 안성맞춤인 SOL이라는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여기는 식사할 만한 메뉴가 거의 없고 간단한 핑거푸드에 와인 한 잔 하기 좋은 곳이었다. 배고팠던 우리는 차선책으로 바로 위쪽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와인도 마시고 수다도 떨었다. 


해안 도시의 야경... 반짝이는 달도 보이고 더 반짝이는 크루즈까지 참 예쁘구나. 


다들 아쉬움에 조금만 더 있다가를 시전 하다가 겨우 몸을 일으켰는데, 숙소까지 생각보다 멀어서 통금시간에 맞추느라 진땀을 뺐다. 지하철에서 내려 초행길임에도 달밤에 마구 뛰었는데 마치 학창 시절 소녀가 된 기분이랄까. 이 날 밤의 추억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이렇게 리스본에서의 첫날이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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