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살 때 고민한 것들, 할 일/한 일, 중고차시장 비교분석
2023년 2월, 인생 처음으로 차를 사게 되었다.
농부가 되기 위해 준비하다 보니 이곳저곳 다닐 일이 많아지다 보니 하는 수 없이 구매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차가 필요할 때마다 야금야금 쏘카를 이용해 왔다.
무엇보다도 내가 차를 모는 것보다 무언가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편했다.
이동시간 동안 내 할 일을 할 수도 있고,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고, 멍 때리기도 좋으니까.
어쨌든 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으니 알아봐야 했다.
정말 차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막막했다.
검색을 해보니 이것저것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았다.
막연히 중고차 구매에 대해 두려웠던 것은 깡패 같은 딜러에게 사기당하는 일.
예전에 아버지가 중고차 살 때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허위매물은 물론, 강매, 감금 등 불법을 저지른 일들도 있었다고ㄷㄷㄷ
그래서 더욱 조심히, 철저히 알아보기로 했다.
여러 영상을 보고 난 후, 여러 중고차 포털/앱에서 내가 원하는 차를 검색을 하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조건들을 정리해 봤다.
구매 시 주안점을 둔 것들
1. 가격 (구매가격 + 유지비)
2. 주행성능
3. 짧은 주행거리
4. 무사고
기타. 편의옵션 (후방카메라,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 시트열선, 블랙박스, 하이패스 등등)
이런 조건들을 정리해보다 보니
내가 원하는 차는 이랬다.
"500만 원 이하 경차, 5만 킬로 정도의 주행거리를 가진 무사고 차량"
유튜브에서 찾아보다 보니 가격대가 낮다 보니 옵션보다는 주행성능이 괜찮은 차량, 점검 결과 문제없는 차량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차종은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 두 차량 중에 고민하게 되었는데 주행감은 스파크가 좋으나 연비와 부품값이 좀 더 저렴하다는 이야기에 모닝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KB차차차, 엔카, K카, 오토벨 등 각종 중고차 어플과 사이트에 접속하여 매물을 알아봤다.
내가 원하는 차량의 시세를 파악해 보기 위함이었다. 괜찮은 매물이 있으면 구매를 문의해 볼 생각도 있었다.
검색을 하며 마음에 드는 매물들은 찜을 해보며 계속 중고차 구매에 대한 정보도 함께 찾아봤다.
그러다가 마침 바로 근처에 있는 장한평 중고차시장이 떠올랐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거기서 유튜브를 하고 계신 딜러분도 있었다.
딜러분이 소개한 장한평 중고차시장에 대한 솔직한 평가들을 들어보다 보니 믿음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를 잘 구매했다는 감사 댓글도 보게 되니 조금 더 믿음이 갔다. 다른 중고차 관련 유튜브 들도 많이 보았는데 MSG 없이 솔직히 하는 사람들의 채널들을 여럿 보다 보니 점점 근처에서 괜찮은 분 만나서 잘 구매하는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락을 드렸고 장한평 중고차 시장에 방문을 했다. 물론 가는 김에 KB차차차에서 찾았던 매물도 예약을 걸어놓았다. K카 직영점도 가볼 생각이었다.
딜러분과 만나서 원하는 조건을 말씀드리니 몇 대의 차량을 찾아서 보여주셨다.
장한평 중고차 시장의 차량 매물들은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온라인 등록이 잘 되어있지 않다. 딜러들끼리만 매물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여러 딜러들의 차를 보면서 딜러들 마다 스타일이 참 달랐다. 양아치 같은 스타일도 몇몇 있었고 믿음이 가는 아저씨도 있었다. 차량을 관리해 놓는 스타일도 그에 비례하는 느낌은 기분 탓일까. 차가 예뻐 보이게 하기 위해 왁스를 잔뜩 뿌려놓은 차도 있었는데 이상한 냄새가 많이 나기도 했다.
KB차차차에서 봤던 매물도 딜러분과 함께 찾아서 봤었는데 온라인에서 봤을 때와 느낌이 너무 달랐다.
몇 대 보다 보니 괜찮은 매물이 있어서 중고차 시장을 조금 돌아보는 시운전을 하고 계약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카센터에 가서 차를 검사하다 보니 차량 밑에서 기름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아쉽게도 헤드 개스킷 누유(수리비가 5~60만 원 정도 든다고 했다.)가 있었다ㅠ
결국, 다음으로 괜찮았던 차를 시운전해 보고 검사결과도 괜찮아서 계약을 하기로 했다.
계약 전, 점검을 위해 방문했던 카센터에 엔진오일 교체, 블랙박스 설치를 부탁드리고 계약을 하기 위해 처음 방문했던 딜러 사무실로 돌아갔다.
올뉴모닝 12년식, 주행거리 약 56,000km, 무사고
차량 가격 : 480만 원
이전비용 : 33만 원
딜러비 : 35만 원 성능점검책임보험료 : 2만 8천 원
인증지대+우편료 : 1만 원
취득세 : 면제
구매비 : 551만 8천 원
<부가비용>
엔진오일교체 : 5만 원
블랙박스 : 18만 원
자동차보험 : 약 140만 원 (6개월 무이자 할부를 했다.)
총비용 : 약 715만 원
차를 구매하니 이런저런 비용이 참 많이 들었는데
연간 자동차 보험료가 많이 나와서 원래 예상했던 금액보다 조금 더 들었다.
딜러분이 미리 말씀해 주셨던 거랑 비슷하긴 했는데 뭐 어쩔 수 없다ㅠㅜ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시고 괜찮은 차를 구매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주유 경고등이 켜있어서 근처 주유소에서 가득 주유했다. 리터당 1,578원 기준, 4만 7천 원이 나왔다. 기름통이 한 30L쯤인가 보다.
차량 USB 단자에 핸드폰을 충전하면서 음악을 연결하려고 했는데 안되어서 딜러분에게 문의했더니 블랙박스 설치했던 업체에 방문하면 해결해 줄 거라고 해서 방문했다. 시거잭 USB 충전포트를 획득했다.
앞유리 선팅이 되어있지 않아 선팅을 했다. 블랙박스 업체 사장님에게 선팅가게 소개를 받아서 7만 원에 해결.
경차사랑카드(주유비 환급), 하이패스 카드 신청 - 주유비 환급은 올해까지만 된다고 하는데 올해도 연장된 혜택이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이패스 기계가 달려있어서 카드만 있으면 됐는데 잘 되는지는 고속도로를 가봐야 알 것 같다.
차량 공기청정 필터 교체 - 루프트 필터가 좋다 해서 사봤는데 다음부턴 저렴한 걸로 사도 될 거 같다. 약 3만 원.
차량용 핸드폰 충전거치대 구매/설치 - 다나와에서 괜찮은 걸로 골라서 샀다. 주파집 CWC02. 약 2만 원.
워셔액 구매/충전 - 워셔액을 다 써서 이마트에서 가장 저렴한 걸로 두 개 구매했다. 한통 반이 들어가는 걸 보니 한 2.5~3L 들어가는 모양이다. 개당 2천 원쯤.
자동차 검사 - 네이버 마이카에 차량 정보등록을 해보니 자동차검사 기간으로 뜨길래 검사를 받았다. 무사통과 V (4만 8천 원의 검사비가 들었다.)
My KIA앱 가입하고 차량 등록이 안되어서 기아 오토큐 카센터에 들러 차량 정보를 등록했다.
내가 차를 사다니...
차를 타고 운행해 보니 좋았다. 나름 잘 산 느낌도 들고.
돈으로 내가 멀리 갈 수 있는 체력과 시간을 산 느낌.
하나 아쉬운 건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와 후방카메라가 없다 보니 좀 불편하다.
다행인 건 경차라서 주차가 쉽기도 하고 후방 주차 센서가 있어서 괜찮다.
그래도 다음에 차를 살 때는 꼭 돈을 많이 모아서 전기차! 풀옵션!으로!!!
만약 다음에 중고차를 사게 된다면 K카 홈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싶다.
차를 꼼꼼하게 보는 건 시간과 노력이 꽤 많이 드는 일이었다. 그래서 K카센터를 방문하지 않았는데 좀 아쉽다.
홈서비스는 내가 본 차량을 구매하면 집 앞에 갖다주고 마음에 안 들면 환불받고 다른 차를 받아서 타볼 수 있다고 하니 괜찮은 것 같다. 이는 자동차 구매에 있어 훨씬 편하고 믿음이 가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인 것 같다.
이번에 자동차를 사면서 딜러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딜러분이 조만간 딜러가 사라지는 시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요즘 사람들은 공개된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구매한다. 기술발전에 따라 사양산업/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말 같았다. 이런 세상인데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쓰러져가는 아주 오래된 건물이 있는 장한평에는 아직도 중고차 시장 앞에서 삐끼를 하는 어르신 딜러들이 있다. 중고차 시운전을 하는 나에게도 차 보러 오라고 영업을... 타임머신 탄 줄 알았다.
딜러분이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보기에 농부가 되려 한다고 얘기했더니 딜러분도 중간 유통이 아닌 실제 원물을 갖고 판매하는 즉, 지속성 있는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아이가 태어나다 보니 요즘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그러고 보니 요즘 중고차 매매가 뜸하다는 뉴스를 본 것 같다.
요즘 경기도 안 좋고 이래저래 참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것 같다.
다들 이 시기를 잘 헤처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