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집이라는 존재
MBC 2025.1.10.~2025.2.15. 12부작
시골 모텔을 배경으로 모텔에서 태어나 모텔에서 자란
여자 주인공이 12년 전 도망친 고향에서 첫사랑과 재회하며 겪는
우여곡절 첫사랑 리모델링 로맨스 드라마
연출│김형민, 이재진
극본│이서윤
제작사│HB엔터테인먼트
원작│웹소설 '홈 비터 홈 : 모텔 캘리포니아'
지강희 역│이세영
천연수 역│나인우
지춘필 역│최민수, 순자 역│지수원, 황정구 역│우미화
금석경 역│김태형, 박에스더 역│서예화
류한우 역│정용주, 차승언 역│구자성, 한아름 역│이소이
윤난우 역│최희진
주관적 평점
★3.5/5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텔 캘리포니아.
처음에는 그냥, 주인공 지강희의 집이 모텔이고 여기서 많은 추억이 있었으니
제목이 모텔 캘리포니아인 줄 알았다.
그런 지강희가 고향 하나읍에서 상처를 입고 하나읍을 떠나고,
서울에서 온갖 고군분투를 하다가
한 회사에 자리 잡고 다시 모텔 캘리포니아의 사장,
자신의 아빠의 모텔 공사를 하기 위해 하나읍으로 돌아온다.
그런 하나읍과 모텔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이야기.
천연수는 어릴 때부터 강희를 좋아해왔다.
강희가 서울에 가고 나서도 강희를 쭉 좋아했는데,
둘이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이어질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강희의 엄마와 연수의 아빠가 바람이 나서 도망치다가 차 사고가 나서 죽은 것.
그 일로 마을 사람들은 모두 수군대고, 연수의 엄마는 강희를 끔찍이 미워한다.
처음에는 이 둘이 굳이 잘 되어야 하나, 생각했다.
강희는 이제야 서울에 자리를 잡아서 당시에 강희의 옆에는 강희를 좋아하는 돈 많은 남자, 금석경도 있었고
할아버지의 병원을 물려받아 수의사를 하는 연수의 옆에는 연수를 늘 따르고 같은 병원에서 같이 일하며 성격도 마치 햇살 같고 가정에서 사랑 잘 받고 잘 자란 윤난우가 있었다.
그냥... 강희는 석경과, 연수는 난우와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는 게 모두에게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뭐, 로맨스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 둘을 이어주려고 있는 거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난 천연수와 지강희의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천연수는 너무 지고지순 순애보다. 무슨 한평생 지강희만 보고 지강희만 사랑한다.
뭐...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순정캐지만
내 개인적인 가치관으로는 대체 왜 한 사람한테 인생을 다 내거는지...
제발 연수가 연수 자신의 인생을 살았으면 했다.
그리고 강희는 지독한 회피형이다.
어렸을 때 엄마를 죽여놓고 까먹음(나중에 보니 착각이었지만)
-> 그럴 수 있음 너무 어렸을 때고 충격이 컸으니까
마을 사람들이 자기 욕한다고 서울로 튐
-> 그럴 수 있음 그건 마을 사람들이 나쁜 거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뭐
그런데 연수랑 이어질 수 없으니까 마음에도 없는 말로 연수랑 친구 하자고 하고
자기 죄책감에 연수와 충분한 대화도 해보지 않고 그냥 일방적으로 연수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래서 사실 메인 주인공 둘에게는 별 애정이 없었고, (둘이 행복하든가 말든가 니들 맘대로 하세요...)
사실 서브캐들에게 애정이 가서 끝까지 봤다.
강희를 좋아하는 역할로 나오는 금석경, 그리고 그런 금석경의 둘도 없는 여사친 박에스더,
강희와 연수와 어렸을 때부터 '강희 패밀리' '깡패'로 모여 놀았던 친구들 승언, 아름, 한우,
그리고 햇살 같은 윤난우.
그런데 이 서브캐들을 다루는 방식마저 당황스러워서 화가 나기도 했다.
나는 승언과 아름 커플을 좋아했다.
둘은 서로를 좋아하고 있는데, 이쪽도 사연이 만만치 않다.
승언은 고아에 중졸, 아름은 잘 사는 집이라 부모님이 자꾸만 빵빵한 집안에 변변치 않은 놈들과 맞선을 시킨다.
그런데 둘이 그냥... 너무 귀엽고 풋풋하고 둘 다 서로를 좋아하는데 표현하지도 못하고 둘이 영원히 눈치만 보는 게 너무 귀여워서 둘을 응원했다 ㅋㅋㅋ
그런데 어느 회차에서 갑자기 승언이 아름의 엄마에게 뺨을 맞는다.
나는 그 전개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처음에는 이게 현실이 아니라 어느 인물의 상상인 줄 알았다.
근데 계속 보다 보니까 그게 그냥 실제로 일어난 일이더라...
그러더니 갑자기 강희가 승언이 방에 들어와서 위로 한 번 하더니
그다음 장면에서 다시 주인공 커플이 하하호호 하는 분위기로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이 급전개는 뭐지?
그리고 본격적으로 연수와 강희가 잘 되고 나서, 이 장면을 보면서 작가가 한우와 난우를 이어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원래 난우가 연수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그런 설정이었고, 마을에서도 공식적으로 둘은 커플이라고 소문이 났고, 연수 엄마도 난우를 너무 좋아해서 며느리로 삼고 싶어 했다.
연수는 난우가 마음에 없지만 그냥 마을 사람들이 강희 욕을 안 하도록 난우를 이용했다.
그저 갓...인 난우는 연수 엄마가 둘을 엮으려고 공연 티켓을 보냈지만 그 공연에 연수가 안 나와도 다음날 그저 쿨하고 아무렇지 않게 연수 얼굴을 봤다.
물론 뒤에서 난우가 이렇게 설명하긴 했지만 그저 연수를 아이돌 스타로 존경하고 좋아해서 자처해서 공식 커플로 이용당하고 또 쿨하게 보내줬다기엔
나에겐 적어도 초반부 난우는 너무나 연수를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니 막 아름이한테 가서 연수에 대해 묻기도 하고... 연수의 말에 상처받는 모습도 보이고...
근데 그게 그냥 연수에 대한 이성적 감정이 한 톨도 없는 거였다고?
그래서 나에게는 이런 난우가 갑자기 한우에게 관심을 보이고 다가가는 게 그동안 잘 쌓아왔던 난우 캐릭터를 한순간에 너무 남미새처럼 만들어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금석경과 박에스더...
석경과 에스더는 말로는 뭐 정략결혼..? 선자리로 만났는데,
에스더가 정략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거절하면서 부부가 되지 않고 대신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사실 에스더가 결혼을 거절했던 건 '정략' 결혼이 아니라 석경이 진심으로 자기에게 고백해 주길 원했던 거였고,
눈치 없는 석경도 에스더에게 하는 꼬라지를 보면 사실 에스더에게 마음이 있다.
아무튼 간에 그건 둘째치고 일단 밖에서 보기에는 둘은 정말 둘도 없는 베스트프렌드처럼 보이는데,
사실 난 이 관계가 너무 좋았다.
남녀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세상에서 제발 남녀사이에도 감정 없는 그냥 친구가 있으면 안 될까라고 생각하는 나였기 때문에,
이런 쿨하고 서로를 아끼면서 이성으로 보지 않는 남녀 친구사이가 그려진다는 게 너무 좋았다.
그런데 에스더가 임신까지 한 상태에서 에스더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ㅋㅋㅋ
사실 극 중에서는 둘이 잘 된다 뭐 이런 결말은 없이 마무리가 됐지만, 강희가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거 다 안다'고 하면서 석경도 에스더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한다.
하............내 친구사이 돌려내라고.
내가 서브캐릭터들에게 애정이 있어서 서브캐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지만
어쨌든 이야기는 가슴 아픈 사연으로 이어지기 힘들었던 연수와 강희가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이어지며,
하나읍에서 상처를 받았던 강희가 다시 하나읍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에게 상처를 준 아빠와 하나읍 주민들과 친구들 모두와 상처를 풀고 다시 잘 되는 뭐 그런, 전형적인 훈훈함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모든 커플들을 다 이어주면서.
작가는 결국 '모텔 캘리포니아'를 통해서 '집'이란 존재,
그리고 같이 있으면 뭐든 이겨낼 수 있다... 뭐 그런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모텔이 집이었기에 모텔을 싫어했던 강희가 다시 모텔 설계디자인 회사로 들어와 모텔 공사를 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고향에 돌아가 다시 고향에 얽힌 상처도 풀고
가족과 친구들의 품으로 돌아갔으니까.
그런데 그냥 메인 캐릭터들의 가치관이 나와 너무 맞지 않았고
서브캐릭터들에게 애정이 컸지만 서브캐를 다룬 점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재밌게 봤고 애정이 있었으니 이런 리뷰도 썼겠지... 초반에는 너무 재밌었으니까.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도 나름 깔끔하게 최선으로 끝낸 것 같다.
+) 배우 톺아보기
사실 첫 부분 크레딧에 주연배우들만 쓰는데 조연배우들까지 썼던 이유는 다 너무 좋았어서.
이 드라마는 HB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했고, HB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및 영화 제작,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HB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들이 많이 나왔다.
금석경 역의 김태형, 류한우 역의 정용주, 차승언 역의 구자성이 HB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정용주 배우님은 스물다섯 스물하나, 반짝이는 워터멜론, 조립식 가족에 나왔다고 하는데 전혀 몰랐네...허허
난우랑 아름이도 너무 좋다,,,
윤난우 역의 최희진, 한아름 역의 이소이는 둘 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그리고 강희의 아역으로 나온 오은서가 조립식 가족에서도 윤주원 아역으로 나왔는데
그때부터 너무 귀엽고 연기를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