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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Nov 08. 2023

스타트업 면접 잔혹사

아니 뭐 어쩌라고...

 최근 서비스 기획 혹은 웹 기획 면접을 계속 보게 되었다. 오묘하고도 알 수 없는 면접 과정에 대해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3군데 면접을 보았는데 3번 보니 뭔가 나만의 기준이 생기고 이력서의 개선점을 파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일 또 2번의 면접이 잡혀있는데 기록하며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1. 실무자가 면접 안 보면 거르자


 최근 오메타라는 곳에 면접을 보았다. 삼전역이라는 회사가 없을 것 같은 곳에 회사가 위치하고 있었다. 그래도 면접 경험이라도 쌓고자 긴 여정을 떠났다. 건물에 들어가면서 누군가 건물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면접관이었다. 첫 번째 가장 큰 문제는 면접 약속 시간을 5~10분 늦게 들어왔다. 그러고 나서 본인 소개도 없이 다짜고짜 자기소개를 시키기에 뭔가 싶었다. 그러고는 노트북을 보며 미리 작성한 질문 내용을 취조하듯 물어보고 받아 적기 바빴다. 로봇이 질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대답을 하고 10여분이 지났을까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고 해서 몇 가지 물어보았고 사용 기술 스택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인사 담당자라 모른다고 했다. 물론 인사 담당자가 모를 수 있는데 그 순간 든 의문은 왜 이 직무 사람이 면접을 보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놀랍게도 총면접은 20분이 채 되기 전에 끝났다. 그리고 회사에 대해 질문하는 과정에서 왜 나를 불렀냐는 나의 질문에 신입들이 센스가 있어 신입도 채용을 한다는 답변을 주었다. 거대한 물음표를 띄우고 이력서조차 안 읽어 본 사람이 왜 면접관으로 와있는지 참 황당했다.


2. 관심법 면접과 기본 예의 없는 곳은 거르자


 그리고 면접을 보고 다음 날 코드넛이라는 회사에서 면접을 보았다. 바로 전날 갑작스레 면접을 보라고 메일이 왔다. 아니 뭔 하루 전 날 면접 보라고 메일 통보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지만 일단 또 갔다. 면접관은 2명이었고 이 번에도 소개 없이 시작되었고 한 명은 말하면서 대표라는 것을 알았다. 대표가 적극적으로 인터뷰를 주도했는데 흔히 말하는 억텐으로 분위기 풀어주려고 하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이건 뭐 사바사라 나의 경우는 부담으로 느껴졌다. 왜 이 것이 부담스러웠냐면 말을 시켜놓고 제대로 듣지를 않아서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말은 시켜놓고 다른 곳을 보고 있으니 나한테 관심이 없으면 부르지를 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번에도 이력서를 제대로 안 봤는지 본인도 나를 왜 불렀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었다. 나는 목업만을 준비해 갔는데 심화된 게 하나도 없다고 피드백을 주었다. 인터뷰 내내 이력서에 대한 평가를 하더니 본인이 찾던 사람이 아니라는 듯 내려가는 길을 안내 없이 안녕히 가세요 하고 옆에 직원에게 밥 먹으러 가시죠 하고 본인 갈 길 갔다. 신입한테 100~200장 스토리보드 써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가 어려웠고 미리 이력서를 확인해 봤으면 본인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텐데 아쉬운 순간이었다. 왜 이력서는 안 보고 본인 마음에 안 든다고 핀잔주는 이야기를 하는지 황당했다. 그리고 최소한의 예의로 면접자가 나가는 길까지 안내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예의 없고 불쾌했다. 면접 과정은 서로가 맞나 안 맞나 이야기를 나누고 판가름하는 자리고 서로 맞지 않아도 기분 나빠할 필요가 없다. 회사와 지원자가 바라보는 곳이 다른 경우는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근데 왜 시종일관 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 봐 식의 질문을 해대는지 당혹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면접 당일 글쓰기 테스트가 있는데 30분 동안 쓴 글을 1분 보고 끝내는 데 이건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이런 테스트 면접을 볼 것이면 적어도 테스트에 대해 면접자의 생각을 정형화된 이끌어낼 추가 질문이 이어져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보고 설명해 보세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닌데 식을 피드백을 줄 거면 깊이 없는 질문과 답변에 서로에게 득 될 게 없다. 


3. 면접자를 왜 뽑았는지 모르면 거르자


 그다음 주에는 메이데이 파트너스 면접을 보았다. 여기서 이 전 면접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것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충분히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왜 나를 면접 자리에 불렀는지 단순 명료하게 알려주었다. 중요한 것은 질문들이 직관적이고 왜 이 질문을 해줬는지 설명해 줘서 면접자를 많이 배려해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머리 쓰면서 이 사람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인지를 생각 안 하게 되고 이력서를 읽었기에 이력서에 없는 내용을 찾는 질문을 하지 않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코드넛은 정말 면접 내내 이력서에 없는 내용을 찾고 쥐어짜서 질문을 해대서 매우 쩔쩔맸다. 여기도 소개는 없었는데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이사와 팀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사람 대 사람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서로에 대한 소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런 것들이 무시되는지 아쉽다. 여하튼 마지막에는 본인들이 원하는 핏에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솔직한 피드백도 좋았다. 이런 피드백에 불쾌할 필요도 없고 면접자 입장에서는 어떤 점이 부족하다가 느꼈는지 물어보며 보완점을 찾을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메이데이 파트너스의 잡플래닛은 야근을 당연시하고 모든 글이 매일 야근으로 도배되어 있어서 갈 생각이 없었지만 면접 경험만 두고 보았을 때는 서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깔끔한 면접이었다. 이 전 면접에서 들었던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냐, 의경 나오셨네요 등이 쓸데없는 질문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 직무에 대해서 이야기하러 온 자리에 군대 경험이나 개인 스트레스 해소법이 왜 궁금한지 모르겠다.


4. 인사가 망가지면 회사가 망한다.


 오래전 나는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대유 위니아 면접을 본 적이 있다. 최종 합격을 받고도 안 간 것은 괴이하기 짝이 없는 면접 과정 때문이었다. 그 경험담을 쓴 지 좀 되었는데 현재 기사를 보니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위 글에서 이상한 면접들의 총합을 뛰어넘는 면접 프로세스는 이 회사의 현재 위기를 다 설명해주지는 않겠지만 내 경험 상 크게 일조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겉에서 봐도 이렇게 드러나는데 안은 얼마나 썩어있을지 아마 내부 사람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내일 면접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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