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꾸 말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민첩해야 하고, 유연해야 하고,
무엇보다 ‘빠릿빠릿’ 해야 한다고.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 기준에 나를 억지로 맞추려 할 때마다
나는 조금씩 부서졌다.
회의 시간에 재치 있게 대답하지 못하고,
결정을 오래 고민하다 기회를 놓치고,
다른 사람보다 한 발 늦게 알아차리는 내 모습에
혼자서 얼마나 실망했던지 모른다.
“왜 이렇게 느려?”
“왜 아직도 결정을 못 해?”
이런 말들은 대체로 남들이 한 말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던진 말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빠르다고 다 좋은 건 아닐 텐데.’
‘늦더라도 단단히 알아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남들이 이미 끝낸 걸
이제야 시작하는 나를 탓하지 않고,
천천히 가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느리게 도착하더라도
내가 정말 원하는 길 위에 있다면,
그건 충분히 좋은 선택 아닐까.
오늘도 나는,
나만의 속도로 걸어간다.
조금 느려도, 아주 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