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뛰는데 나만 걷는 기분

by 게으른루틴

출근길, 퇴근길, SNS 속 사람들,

어디를 봐도 전력 질주 중인 것 같았다.


한 명은 퇴근 후 외국어 공부를 하고,

한 명은 헬스장에 갔다며

오운완 인증샷을 올리고,

또 한 명은 이직에 성공해서

드디어 꿈꾸던 회사를 다닌다고 한다.


그 속에서 나는

겨우겨우 일어나 출근하고,

지친 몸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냥 하루를 흘려보냈다.


마치 모두가 열심히 뛰고 있는 경기장에서

나 혼자 트랙 가장자리를 느릿하게 걷는 기분.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나는 너무 뒤처진 걸까.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버렸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 트랙에 올라와 있는 걸까?’

‘이게 정말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맞을까?’


내가 선택한 길도 아니고,

원했던 목표도 아닌데

남들과 같은 속도로 뛰는 게

과연 옳은 걸까.


나는 내가 갈 길을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비로소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


걷고 있다고 해서

틀린 것도, 뒤처진 것도 아니었다.


내가 나의 리듬으로

나만의 길을 걷고 있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잘 가고 있는 중이었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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