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순간이 나를 구해줄 때

by 게으른루틴

늘 달려야 한다고 믿었다.
쉬면 안 될 것 같고,
멈추면 곧 뒤처질 것 같았다.

그래서 몸이 지쳐도,
마음이 힘들어도,
억지로 나를 밀어붙이며 달리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더 자주 길을 잃었다.
방향을 놓치고,
내가 왜 달리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때 예전에 들었던 노래가 생각났다.

S.E.S의 달리기라는 노래였다.
노래를 들으며 다시금 생각했다.
가끔은 멈춰 서야 한다는 걸.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며,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정말 가고 싶은 길이 맞는지 돌아보는 일.

그 멈춤이야말로
나를 지켜주는 시간이었다.

멈춘다고 해서 뒤처지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순간이 있었기에
나는 다시 제대로 나아갈 수 있었다.

멈춤은 패배가 아니었다.
그건 나를 구해주는 쉼표였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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