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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캠퍼스 김민기 Aug 12. 2021

창업, 정부 지원 사업 무작정 받지 마세요.

창업에 있어서 무작정 받는 정부 지원 사업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당장 창업 관련 커뮤니티에만 가봐도 정부 지원 사업과 함께 창업을 시작하기 위해 선정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기다리는 분을 볼 수 있다. 다만 "우리 팀이 또는 내가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정부 사업과 어울리는가?"를 고민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도 그랬고, 당장 자금 확보라는 큰 목표에 눈이 멀어서 사업에 세부적인 부분은 자세하게 살펴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작정 받는 정부 지원 사업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팀의 현재 상황과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과연 정부 지원 사업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Case 1 : 해외 거래가 꼭 필요한 경우


만약에 비즈니스 모델에 해외 업체 또는 해외에서 기계 설비 등을 꼭 구매해야 한다면 정부 지원 사업 지원에 고민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정부 지원 사업들이 해외 거래가 가능할지라도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일회성 거래인 경우는 철저한 서류 준비 및 한국 업체 대행을 통해서 어떻게든 해결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주기적인 또는 다수의 거래를 해외 거래로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건마다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상당할 것이며, 이를 승인받는 절차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절차로 인해서 거래가 지연되고 몇 번의 반려와 함께 1-2달이 흘러가버린다면 그야말로 멘붕이 올 것이다.


물론 사업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공고와 사업비 관리 기준을 꼭 사전에 참고해야 한다.



Case 2 : 1인 기업 및 투잡 대표


정부 지원 사업을 하시는 분 중에 1인 기업이나 본업이 따로 있으시고 투잡으로 창업을 하시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리스크를 줄이는 측면에서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생각보다 힘든 고행의 길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성장 속도이다. "많은 서류 작업과 절차들을 신경 써서 진행하다 보면 정말 프로덕트에 집중할 시간이 있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본 1인 기업 및 투잡 대표님 들은 외주 대행사를 통해서 모두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IT서비스를 예를 들면 외주 개발사에서 앱을 만들고, 남은 대금으로 마케팅 대행사로 모두 집행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좋은 대행사를 만나야 하는데 그 분야에서 잘 알지 못한다면 호구당할 확률이 꽤 높다. 창업자 커뮤니티나 오픈 카톡방에 심심치 않게 피해자가 보인다......


가벼운 마음으로 창업해봐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겠지만 정부 사업을 수행하고, 고행의 길을 걸으면서 퇴직을 생각하게 될 수 있다.



Case 3 : 아이템 개발 비용이 비싼 경우


기계 설비, 플랫폼 구축 등 사업화에 너무 많은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 지원 사업에서 받는 사업비와 자비를 합쳐서 아이템 개발이 가능한지 고려가 필요하다.


우선 예비창업패키지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면 최대 1억 원이라고 공고에 쓰여있지만 대부분 4000~6000만 원 정도의 자금을 받는다. 사업계획서에 당당히 1억을 적어내도 받는 금액은 반토막이니, 실제 받는 자금과 소요 자금 간의 GAP이 클 수 있다. 자비로 추가 자금을 투입해서 아이템 개발이 가능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최종 결과물을 도출할 수 없을 것이다. 사업계획서에 쓰여 있는 것은 실제로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데 무작정 정부 지원 사업을 받아서 시작하는 것은 그야말로 수어사이드 스쿼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이템 개발에 필요한 총비용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현재 내가 또는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아이템인지 생각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정부 지원 사업의 최대 지원 금액은 절대로 100% 다 주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50%만 지원받는다고 생각하면 계산이 편하다.




Case 4 : 프로덕트에 집중이 필요한 경우

이미 충분히 능력이 있는 소규모 팀인 경우 정부 지원 사업이 오히려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정부 지원 사업에서 돈 쓰는 일도 굉장히 일이다. 어떤 물건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사전 승인에, 고액인 경우에는 사업운영위원회까지 가서 2-3주가 넘게 걸리기도 한다. 그리고 반려되면 1달-2달이 넘게 걸린다. 그에 따른 서류 작업도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소규모 팀에서 대표의 역할은 투자 유치, 경영만이 아니다. 실무자로 역할도 있기 때문에, 대표자가 프로덕트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면 정부 지원 사업에서 생기는 각종 업무로 인하여 개발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 그래서 일부러 정부 지원 사업을 받지 않고 빠르게 MVP검증을 한 후 바로 시드 투자를 받는 사례를 보기도 했다.


우리 팀이 속도감이 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초기 팀이라면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많은 경우가 있겠지만, 어떠한 정부 지원 사업을 지원할 때는 사전에 많이 조사가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지원 사업을 통과할 수 있는지 글을 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사업을 먼저 수행하신 다른 대표님들 사례를 보면서 우리 팀에 적용시켜보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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