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항산 석판촌
태항산 깊은 협곡,
사람 발길 닿지 않던 골짜기
도화꽃만 은밀히 피던 산골.
돌을 기둥 삼아 집을 올리고
판판한 돌 지붕 아래
복숭아와 감, 호두와 꽃사과 산짐승과 나누며
높은 산 바위 봉우리 벗 삼아 살아온 사람들.
천 길 절벽 옛길 따라
다랑이 밭 일구어 옥수수 심으며
배고픔과 외로움
구름에 흘려보내온 세월.
어느 날부터
골짜기에도 발길 닿고
수런수런 말소리 퍼지니
나라조차 지켜주네
다랑이 밭이랑 갈면 더 큰 기쁨이 되었다.
총각들 웃음 속에
신부를 맞이하고
부끄러운 미소로 마당을 쓰는
오늘도 태항산 바람결에 흐르는 구름
산골 안부를 묻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