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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항산 석판촌

by 김인순

태항산 석판촌

태항산 깊은 협곡,

사람 발길 닿지 않던 골짜기

도화꽃만 은밀히 피던 산골.

돌을 기둥 삼아 집을 올리고

판판한 돌 지붕 아래

복숭아와 감, 호두와 꽃사과 산짐승과 나누며

높은 산 바위 봉우리 벗 삼아 살아온 사람들.

천 길 절벽 옛길 따라

다랑이 밭 일구어 옥수수 심으며

배고픔과 외로움

구름에 흘려보내온 세월.

어느 날부터

골짜기에도 발길 닿고

수런수런 말소리 퍼지니

나라조차 지켜주네

다랑이 밭이랑 갈면 더 큰 기쁨이 되었다.

총각들 웃음 속에

신부를 맞이하고

부끄러운 미소로 마당을 쓰는

오늘도 태항산 바람결에 흐르는 구름

산골 안부를 묻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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