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첫인상의 중요성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어보지 않은 채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마찬가지로 AI가 사람의 거짓을 탐지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흥미로운 가능성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AI가 정말로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이해하고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기술 발전의 길목에서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AI 기술은 얼굴 표정, 목소리의 미세한 변화, 심지어 문장 구조와 단어 선택까지 분석하여 거짓말 가능성을 예측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심문 중에 나타나는 음성 떨림이나 눈 깜박임의 빈도, 문장의 불일치 등을 기반으로 거짓말 가능성을 계산해내는 것이다. 마치 누군가와 처음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투와 표정을 살피며 그 사람의 진심을 파악하려 애쓰는 것처럼 AI도 데이터 속에서 진실을 추려내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직감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신호를 AI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AI는 수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 하지만, 인간의 감정과 의도는 그런 단순한 공식으로 파악하기에 너무나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AI가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과정은 마치 서핑을 처음 배울 때와도 비슷하다. 파도의 흐름을 처음에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여러 번 시도하다 보면 조금씩 파도를 읽고 흐름을 탈 수 있게 된다.
몇 년 전, 나는 서핑을 처음 배우면서 ‘파도 타기’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서핑을 처음 시도했을 때, 파도 위에 서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살은 내 예상을 비웃듯 거칠게 휘몰아쳤고, 발밑이 흔들리며 몇 번이고 바닷속으로 빠졌다. 하지만 서핑의 매력은 첫 시도에서 오는 불안함과 긴장 속에서도 서서히 균형을 잡아가며 파도에 서게 되는 그 찰나의 순간에 있었다.
AI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단순한 분석 기술로 시작하지만, 인간의 심리와 거짓을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와 보완을 거친다. 사람의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단순히 데이터 수집과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한순간의 표정이나 목소리로 다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AI가 거짓과 진실을 가르는 도구가 되려면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균형을 맞춰가며, 서서히 정확도를 높여가야 한다.
서핑을 배우면서 깨달은 것은 파도는 결코 같은 형태로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날에는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지만, 또 다른 날에는 거칠고 예측하기 힘든 물살이 몰아친다. 사람의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순간마다 변하는 표정과 목소리 속에서 AI가 고정된 방식으로 거짓을 판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AI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단순히 파악한다’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나의결론
AI가 거짓과 진실을 판단하는 기술은 마치 소설 속 인물의 심리를 이해하려는 것과도 같다. 인간의 감정을 분석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AI가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절대적 판단자가 되기보다는,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서 인간을 도와주는 동반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