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눈물

by 인레트르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는 안데르센의 말로 시작합니다.


“인어는 눈물이 없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왕자를 사랑한 인어 공주는 자신의 목소리를 잃는 대가로 인간이 됩니다.


그녀는 왕자의 곁에 머무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목소리를 잃었기에 자신이야말로 왕자가 찾는 인어공주라는 사실을 말할 수 없습니다.


왕자 역시 자신을 구해준 인어공주를 찾아 헤매지만,

말을 잃은 인어공주의 모습 속에서는 그녀의 흔적만을 더듬을 뿐입니다.


말을 잃은 인어공주는 고통의 나날을 보냅니다.

결국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인간이 된 대가로 자신의 존재마저 소멸되고 맙니다.


욕망은 말을 경유해 타자에게 건네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을 잃은 인어공주는 타자의 인정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말이 멈춘 자리에는 증상이 등장합니다. 증상은 말을 대신합니다.

왕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인어공주는 말 대신 증상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증상은 말해지기 전까지는 해석될 수 없는 실재계에 머무릅니다.

실재계란, 말 이전의 진실, 혹은 말이 도달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인어는 눈물이 없기에 더욱 고통스러웠지만, 인어공주는 말마저 잃었기에 욕망하는 주체로 남지 못했고, 결국 존재마저 지워졌습니다.


이처럼 증상은 주체의 욕망이 말을 찾지 못해 나타나는 흔적입니다.


거식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단순히 ‘식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라캉의 말을 빌리자면, 거식증 환자는 먹지 않음으로써 욕망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정신분석은 묻습니다.


“먹지 않음으로써, 당신은 무엇을 먹고 싶어 합니까?”


증상은 배제되어야 할 것도, 치료되어야 할 것도 아닙니다.

소외받거나 비난받아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증상은 말로 드러내고 싶은,

쓰이고 싶은 욕망의 기다림입니다.


그리고 증상은 해석되어야 할 욕망의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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