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죽음

by 인레트르

여왕은 오늘도 거울 앞에 섰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지?”


그날따라 거울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이웃 나라 왕자의 신부입니다.”


이상적 자아에 상처를 입은 여왕은 분노했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내면에서 초자아가 속삭입니다.


“너보다 아름다운 이를 제거하라. 그래야 네가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될 수 있다.”


여왕은 그 명령에 복종하며 희열을 느꼈습니다(향유).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향유(주이상스)는 때로 고통을 쾌락으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마침 그녀는 이웃 나라 왕자의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여왕은 복수의 칼날을 숨긴 채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사실 그 초대는 그녀를 유인하기 위한 계략이었습니다.


여왕은 곧 붙잡혀 불에 달군 쇠구두를 신는 형벌을 받습니다.


뜨겁게 달궈진 쇠구두 속에서, 여왕은 고통에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육체의 형벌이 아니라,

자기애의 과잉이 스스로를 삼켜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라캉은 말합니다.


“윤리적 주체는 향유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다.”


여왕은 향유를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이상은 너무 높았고,

그 이상은 결국 그녀 자신을 벌하게 만들었습니다.


쇠구두는 단지 형벌이 아니었습니다.

쇠구두야말로 여왕의 과잉된 자기애 그 자체였습니다.


향유를 누린 것은 여왕이 아니라,

쇠구두였습니다.


욕망을 끝까지 따라가면,

그것이 나의 것이 아니라는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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