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장을 읽으며 문득 내 삶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조언자의 존재’다.
나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크게 의지하지 않았고, 선생님이나 선배들 역시 내게 조언자의 역할을 해준 기억이 거의 없다.
예전에는 그저 그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족해서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어쩌면 나는 애초에 누구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 자체가 희박한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사람은 누구나 조언자가 필요하다.
서른을 지나 마흔이 되고, 조직의 수장으로 수십 명의 사람을 이끌다 보면 결국 남는 결론은 하나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는 것.
정답이 없다는 사실은, 내가 내린 결정 또한 언제든 오답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럴수록 그 결정의 이면을 함께 바라보고, 위험과 가능성을 다른 각도에서 비춰줄 누군가의 시선이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 누구에게도 조언받지 않고 살아왔지만, 정작 ‘충실한 조언자’의 역할에는 잘 어울린다.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거나, 알면서도 결심하지 못한 답을 함께 찾아주거나, 그저 조용히 들어주는 일에 큰 만족을 느낀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런 일을 즐겁게 한 기간도 있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조직을 직접 이끄는 일보다, 그 조직장을 보필하고 지지하는 ‘1인지하 만인지상’의 역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세상을 내 마음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
지금 나는 내 이름을 걸고 조직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내 곁에는 조언자가 없다.
그래서일까, 문득 오늘따라 그 부재로 인한 고독감이 더 깊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