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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Jun 15. 2022

[그때 그 노래] #9

휴일 같은 그대

이번 글은 가볍게 퀴즈 하나로 시작해 본다.


다음 두 가지 키워드와 관련 있는 팝송 제목은? 지강헌.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을 널리 회자되게 만든 지강헌이 인질극을 벌이다 잡히면서 마지막으로 들려주길 부탁했다던 그 노래, 스콜피온스(Scorpions) 말고 비지스(Bee Gees)의 노래, 깡패 같은 열혈 형사(박중훈 扮)와 냉혹한 조폭 보스(안성기 扮)의 대결을 그린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 개봉)’의 삽입곡으로 쓰인 노래.


정답은 Holiday이다.


https://youtu.be/_hQ1HQh9_JM


언제나 휴일 같은 그대


오, 그대는 휴일, 휴일 같은 사람(Oh you’re a holiday, such a holiday)

오, 그대는 휴일, 휴일 같은 사람(Oh you’re a holiday, such a holiday)

나름대로 보람 있는 일이겠지(It’s something I thinks worthwhile)

꼭두각시 인형이 그대를 웃게 해 준다면(If the puppet makes you smile)

그대가 그 후에 돌을 던지지만 않는다면 말이야(If not then you’re throwing stones)

돌을 던지지만 않는다면(Throwing stones, throwing stones)


‘You’re a holiday.’라고 하는 말이 1950년대와 60년대에 아름답고, 재미있고, 친절하기까지 한, 그야말로 완벽한 사람한테 찬사로 쓰인 표현이었다고 하는 말이 있어 진짜인지 확인하려고 아는 영국인 작가에게 물어보았다. 그녀도 나처럼 젊어서 그런지, holiday가 그런 식으로 쓰이는 건 실제로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휴일 같은 사람’이라... 생각만 해도 즐겁고, 기대되고, 빨리 만났으면 좋겠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어서 고단한 일상에서 탈피하게 해주는 사람일 테지. 그런데 그렇게 좋은 사람을 노래하면서도 씁쓸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유는 뭘까?


노래 속 ‘휴일 같은 당신’은 모두가 만나고 싶어서 기다리는 인기 많은 사람이지 않을까? 아무리 즐겁고 행복한 휴일이라도 언젠가는 끝나버리기 마련이니 그 사람도 특별한 날 왔다가 미련 없이 가버리는 그런 사람인지 모른다. 매일 곁에 있으면서 평일의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은 절대 아닌 것이다. 게다가 시키는 대로, 원하는 대로 움직여줄 때는 만족한 듯 미소를 지어주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주인공에게 ‘돌을 던지지’ 않는가! 여기서 throw stones는 말 그대로 ‘돌을 던진다’는 뜻도 되고 '비난을 퍼붓는다’는 의미도 된다.


셋째 줄의 ‘I thinks’는 문법에 맞지 않는다. ‘I think’s’의 오기로, ‘(that) I think is’의 준말이라면 문법에 맞는다. 아니면 나 자신이 사라지고 상대의 꼭두각시처럼 행동하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아예 ‘나’라는 일인칭을 삼인칭으로 만들어버린 거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째 너무 과하게 넘겨짚은 느낌이다. 원래 노랫말은 시 같은 것이라서 문법에 딱딱 맞게만 짓지는 않으니 이쯤에서 대범하게’ 넘어가자.


게임의 법칙


오, 이건 이상한 게임(Ooh it’s a funny game)

누구에게나 다 똑같지는 않은 거야(Don’t believe that it’s all the same)

방금 내가 한 말도 생각이 안 나(Can’t think what I’ve just said)

부드러운 베개를 내 머리에 대어 줘(Put the soft pillow on my head)

수많은 이들이 다 볼 수 있는데(Millions of eyes can see)

나는 왜 눈먼 것처럼 못 볼까(Yet why am I so blind)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 되면(When the someone else is me)

너무해, 너무하다 싶어(It’s unkind, it’s unkind)

띠, 띠띠 띠띠띠, 띠띠띠…(De de de de de de de de de...)

오, 그대는 휴일, 매일, 휴일 같은 사람(Ooh you’re a holiday, every day, such a holiday)

이제 내가 말할 차례지, 그대는 휴일 같은 사람(Now it’s my turn to say, and I say you’re a holiday)


 줄의 ‘funny’는 '웃기는이라는 뜻도 있지만 ‘기이한, 이상한, 어색한이라는 의미로도 많이 쓰인다. 즐겁고 재미있다는 의미 ‘It was so fun!(정말 재미있었어!)’처럼 ‘fun’ 써서 표현한다.


남들 눈에는 남이라서 훤히 보이는  있다. 주인공도 바보는 아니니 갑이 아닌 '이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다. 러나 ' 이상한 게임을 더는 계속하고 싶지 않다!’ 결심보다는 그저 한탄 같고 체념 같은 독특한 후렴구만 반복한다.


같은 노래, 다른 얼굴


https://youtu.be/eezxXUpHWXg



언제나 휴일 같은 그대


오, 그대는 휴일, 휴일 같은 사람(Oh you’re a holiday, such a holiday)

오, 그대는 휴일, 휴일 같은 사람(Oh you’re a holiday, such a holiday)

나름대로 보람 있는 일이겠지(It’s something I thinks worthwhile)

꼭두각시 인형이 그대를 웃게 해 준다면(If the puppet makes you smile)

그대가 그 후에 돌을 던지지만 않는다면 말이야(If not then you’re throwing stones)

돌을 던지지만 않는다면(Throwing stones, throwing stones)


‘You’re a holiday.’라고 하는 말이 1950년대와 60년대에 아름답고, 재미있고, 친절하기까지 한, 그야말로 완벽한 사람한테 찬사로 쓰인 표현이었다고 하는 말이 있어 진짜인지 확인하려고 아는 영국인 작가에게 물어보았다. 그녀도 나처럼 젊어서 그런지, holiday가 그런 식으로 쓰이는 건 실제로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휴일 같은 사람’이라... 생각만 해도 즐겁고, 기대되고, 빨리 만났으면 좋겠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어서 고단한 일상에서 탈피하게 해주는 사람일 테지. 그런데 그렇게 좋은 사람을 노래하는데 씁쓸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유는 뭘까?


노래 속 ‘휴일 같은 당신’은 모두가 만나고 싶어서 기다리는 인기 많은 사람이지 않을까? 아무리 즐겁고 행복한 휴일이라도 언젠가는 끝나버리게 마련이니 그 사람도 특별한 날 왔다가 미련 없이 가버리는 그런 사람일지 모른다. 매일 곁에 있으면서 평일의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은 절대 아닌 것이다. 게다가 시키는 대로, 원하는 대로 움직여줄 때는 만족한 듯 미소를 지어주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주인공에게 ‘돌을 던진다.’ 여기서 throw stones는 말 그대로 ‘돌을 던진다’는 뜻도 되고 '비난을 퍼붓는다’는 의미도 된다.


셋째 줄의 ‘I thinks’는 문법에 맞지 않는다. ‘I think’s’의 오기로, ‘(that) I think is’의 준말이라면 문법에 맞는다. 아니면 나 자신이 사라지고 상대의 꼭두각시처럼 행동하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아예 ‘나’라는 일인칭을 삼인칭으로 만들어버린 거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째 너무 과하게 넘겨짚은 느낌이다. 원래 노랫말은 시 같은 것이라서 문법에 딱딱 맞게만 짓지는 않으니 이쯤에서 대범하게’ 넘어가자.


게임의 법칙


오, 이건 이상한 게임(Ooh it’s a funny game)

누구에게나 다 똑같지는 않은 거야(Don’t believe that it’s all the same)

방금 내가 한 말도 생각이 안 나(Can’t think what I’ve just said)

부드러운 베개를 내 머리에 대어 줘(Put the soft pillow on my head)

수많은 이들이 다 볼 수 있는데(Millions of eyes can see)

나는 왜 눈먼 것처럼 못 볼까(Yet why am I so blind)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 되면(When the someone else is me)

너무해, 너무하다 싶어(It’s unkind, it’s unkind)

띠, 띠띠 띠띠띠, 띠띠띠…(De de de de de de de de de...)

오, 그대는 휴일, 매일, 휴일 같은 사람(Ooh you’re a holiday, every day, such a holiday)

이제 내가 말할 차례지, 그대는 휴일 같은 사람(Now it’s my turn to say, and I say you’re a holiday)


첫 줄의 ‘funny’는 '웃기는’이라는 뜻도 있지만 ‘기이한, 이상한, 어색한’이라는 의미로도 많이 쓰인다. 즐겁고 재미있다는 의미는 ‘It was so fun!(정말 재미있었어!)’처럼 ‘fun’을 써서 표현한다.


남들 눈에는 남이라서 훤히 보이는 게 있다. 주인공도 바보는 아니니 갑이 아닌 '을’이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이상한 게임을 더는 계속하고 싶지 않다!’는 결심보다는 그저 한탄 같고 체념 같은 독특한 후렴구만 반복한다.


같은 노래, 다른 느낌


https://youtu.be/fNFzfwLM72c



비지스


앨범 판매 면에서 비지스는 굉장한 성공을 거둔 밴드이다. 그 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린 가수는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비틀즈(the Beatles),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가스 브룩스(Garth Brooks),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정도라고 한다. 


비지스는 ‘깁(Gibb)’ 씨네 맏형과 이란성쌍둥이 형제, 이렇게 삼 형제가 결성한 밴드이다. 1955년부터 다른 두 친구와 함께 ‘래틀 스네이크(The Rattlesnakes)’라는 이름으로 밴드 활동을 시작했는데 당시 큰형은 아홉 살, 동생들은 겨우 여섯 살 남짓의 ‘꼬꼬마들’이었다. 3년 뒤 가족은 고향인 영국을 떠나 호주로 이민을 왔고, 삼 형제는 여기서도 작은 공연을 이어가다가, 당시 활동에 도움을 준 빌 구드(Bill Goode)와 큰형의 이름 배리(Barry Gibb)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BG를 따서 밴드 이름을 BGs라고 붙였다. 이것이 후에 Bee Gees로 바뀌었다. 1966년부터는 활동 범위를 호주뿐 아니라 영국, 미국 등 세계로 넓히게 되었고, 1969년에 한 번 해체했다가 1970년에 재결성했다. 


이들을 언급하면서 빼놓으면 섭섭할 이야기는 바로 1970년대 후반 미국의 ‘디스코 열풍’ 최중심에 비지스가 있었다는 사실. 비지스는 1970년대 중반까지는 솔(soul)과 발라드 중심의 음악을 하다가, 1975년 Jive Talkin’부터 디스코로 전환해 큰 호응을 얻었다. 디스코 열풍의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은 터였지만,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가 주연한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미국 개봉 1977년)’의 음악을 비지스가 맡았던 것이 디스코 붐에 불을 지핀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 앨범에 들어간 ‘How Deep Is Your Love’는 (디스코 음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빌보드 핫 100에서 3주간 1위, ‘Stayin’ Alive’는 4주간 1위, ‘Night Fever’는 8주간 1위를 차지하는 등 차트를 그야말로 휩쓸었던 것이다.


그러나 광풍처럼 몰아치던 디스코 붐도     사그라들었다. 대중은 언제 어디서나 흘러나오는 디스코 음악, 그중에서도 비지스의 노래들에 질리다 못해 반감까지 품게 되었는지 급기야 1979년에는 야구 경기 사전 이벤트로 기획되었다가 관중들을 자극해 난동 비슷하게 번진 ‘디스코 폭파의 (Disco Demolition Night)’ 같은 사건까지 일어났다. 미국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비지스 노래 없는 주말(Bee Gee-Free Weekends)’이라는 말을 홍보 문구로 내세우면서 비지스의 노래를 틀지 않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비지스는 1980년대에 침체기를 겪으며 눈에 띄는 히트곡을 내지 못했다. 그랬다가 1987년에 ‘You Win Again’으로 화려하게 재기해 아일랜드와 영국 차트 1위에 다시 올랐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며 음악 활동을 함께한 비지스 형제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이별이 다가왔다. 솔로 가수로 인기를 얻으면서 곧 비지스의 일원이 될 예정이던 앤디라는 깁 씨 형제의 막내가 1988년 서른의 나이에 약물중독으로 인한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2003년에는 비지스의 막내 모리스가 수술을 위해 대기하던 중 53세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비지스의 둘째 로빈은 간암으로 투병하다가 2012년, 62세로 사망했다. 이로써 비지스는 영원히 해체되었고, 가장 큰형인 배리만 남아 현재까지 솔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다시뉴스 필진 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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