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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ji Aug 29. 2021

삶의 유한함

2021년 8월 회고 / 스여일삶 모.각.회

가치의 변화

나이가 들면 가치가 변한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올해 여러모로 그런 일이 많았다. 예전에는 입신양명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동고동락을 더 추구하게 됐다고 해야 하나... 가장 영향이 컸던 일은, 지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것. 어느 정도 덤덤한 마음으로 참석하던 다른 때와 달리 부부의 연애 시작부터 결혼식까지 다 본 케이스라서 충격이 컸다. 장례식장에서 남은 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잊고 있던 삶의 유한함이 떠올랐다.


언제든 내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내 상태는 계속 지금처럼 좋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어느샌가 주어진 생에 대한 감사함이 줄어들었던 사실도 깨달았다. 달리느라 주변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따뜻한 관계(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추억을 만들어가고, 내게 주어진 상황과 사람들을 챙길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가겠다고 느꼈던 8월.



전제 뒤집기

가치의 변화와 맞물려 '타인이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가 궁금해졌다. 인생을 개척정신으로 살아가는 분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으나 인생을 소소하게 누리며 살고 있는 경우는 질문할 일이 없었다. 특히 가족일수록 서로의 사상(?)을 들어볼 일이 잘 없는데, 행복의 정의를 넓혀보고 싶다면 반대 입장도 들어보라는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실천에 옮겨 보았다.

"너(오빠)는 행복의 기준이 뭐야?"

"지금은 딱히 생각 잘 안 나는데... 생각대로 잘 풀릴 때? 쉬운 예로 운전 중에 바쁘게 가고 있는데 신호가 계속 파란불일 때?" 
"그렇게 매일같이 보는 야구는?"
"내 팀이 한국시리즈 가면 행복할 듯?"
...

이런 류의 대화를 나누었는데, 놀랐던 건 답변의 내용보다 이 질문에 굉장히 잘 답변을 해줬다는 것. 사실 왜 쓸데없는 질문 하냐? 라고 하면서 답장 안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먼저 전화까지 와서 대답을 잘해준 게 매우 충격적이었다. 별생각 없이 산다고 생각했는데... 오해가 컸다. 미안하다아아아악


의미 있는 변화

RET(Really Effective Teacher: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다루는 교육자를 위한 과정)를 수강했다. 회사 분이(이하 P님) 배워서 회사에서 써먹어보면 어떻겠나?라는 말을 해주셔서 급 신청했다. 안 그래도 사내 교육을 해보고 싶었던 욕구가 있었던지라 별 고민 없이 입금. 처음에는 리더십이나 문화에 관련된 왠지 이름이 멋있어 보이는 교육을 상상했는데, 최대한 현실적이고 작은 주제로 해 보라고 하셔서 고민이 됐다. 시간은 가는데 교육 과정은 시원하게 안 나오고... 고민 끝에 P님을 붙잡고 브레인스토밍 시작. 아이디어가 오가다 보니 온보딩이 늘 아쉬웠던 걸 깨달아서, 이를 바꿔보기로 했다. 함께 수강했던 분의 도움으로 얼개를 짰고, 피드백을 받아 실제 입사자에게 적용해 보았다. 막상 실천해 보니 기획만큼은 안 됐는데 그래도 신규 입사자분이 긍정적인 의견을 주셔서 매우 뿌듯했다. P님에게 깨알 자랑했다 피드백을 통한 업데이트가 예정된 버전이라 생각하고 있어서, 다음에 오신 분에게는 더 도움이 되는 과정으로 설계하려 한다. :D

-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학습자가 실제 상황에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 직무 맞춤 설계 (직무와 관계된 이해관계자, 핵심 정보)
- 우리 회사에서만 사용되는 용어를 이해시키기



이달의 나들이

몇 년 만에 북악산행. 북측 탐방로가 열려서 새로운 코스로 가보았는데 (창의문부터 정상까지 오르는 계단만 있었다ㅠㅠㅠㅠ) 스카이웨이 팔각정도 도보로 갈 수 있다니! 대략 1시간 내외 잡으면 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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