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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ji Sep 30. 2022

"독자에게 친절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스여일삶 여성 창업가 인터뷰 시리즈 - 파이퍼 김하나 대표님 편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 중 성인 1인당 독서량은 4.5권입니다. 2019년 에 비해 3권이나 줄어든 수치죠. 더 이상 사람들은 글을 읽지 않는 걸까요? 콘텐츠의 미래는 어둡기만 할까요? 오늘 스여일삶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아가 사람들이 읽기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지 고군분투하는 파이퍼의 이야기와 창업자 김하나 대표님의 삶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1. 우연히 온 기회, 창업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파이퍼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파이퍼 창업자 김하나입니다. 파이퍼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읽기 경험을 제공하고 콘텐츠의 재미를 보다 많은 독자에게 전하는 웹 논픽션 플랫폼입니다. 파이퍼는 웹소설처럼 재미있고 쉽게 논픽션을 읽게 해주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고, 저희의 목표는 논픽션 콘텐츠가 재미있다. 나아가 논픽션 콘텐츠를 읽는 것을 취미생활이자 문화로 만들 자입니다. 사람들의 필요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어 메가 히트를 만들어 내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어요. 다종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지식 교양 콘텐츠들이 만들어지면 많은 분들이 논픽션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논픽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상' 파이퍼 홈페이지


 파이퍼의 특별한 점은 글쓰기 에디터입니다. 맨바닥에서 글을 쓰는 게 아니고 파이퍼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의 질문-답변 구조를 따라 작성하는 거예요. 저자분이 어려운 걸 쉽게 쓰고 싶은지, 경험을 전달하고 싶은지 등 목적에 맞는 템플릿을 제공합니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각각의 내용이 연결되어 한 편의 글로 나와요. 저희가 에디터를 연초부터 테스트했어요. 글쓰기가 능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괜찮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를 확인했는데,  괜찮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실제 사용자들도  글 쓰는 시간 단축뿐 아니라  내가 원래 쓰던 실력보다 글이 더 잘 나왔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에디터 덕분에 기존의 제작방식보다 콘텐츠를 빠르고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고 보고 있어요. 글 한편이 나오기까지의  속도를 혁신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만들어낸 콘텐츠들도 기존 제작 경험에 비해서는 거의 20배 이상의 효율성을 가지고 만들어 냈어요.


파이퍼 에디터를 열면 나오는 첫 질문!


파이퍼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창업은 특별한 계기나 원대한 포부가 있다기보다, 저의 커리어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 같아요. 신문사에서 기자 생활을 8년 동안 한 후 대학원도 갔다가, 북저널리즘에서 콘텐츠 총괄로 4년 정도 일을 하다 출산 휴가를 떠났어요. 처음으로 많은 시간이 주어져 일과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기회가 생겼고 출산 후 또 한 번 관점이 바뀌었어요. 출산 이후 아이와의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일에 쓴다고 생각하니, 그럴 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 두고 나와도 괜찮다고 할 만한 일을 찾아보겠다에 생각이 꽂혔죠.


북저널리즘 시절의 김하나 대표님


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하셨는데, 콘텐츠를 주제로 창업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몇 달 후 퇴사를 하게 됐고 쉬는 동안 우연히 아는 분을 통해서 이제 저희 투자자를 만나게 됐어요. 미디어 업계, 좋은 콘텐츠가 무엇인지, 논픽션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등 큰 주제의 이야기를 했었죠. 몇 번 만난 이후 창업 제안을 받았고, 부담이기도 했지만 안 하면 후회하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잘할 수 있겠다, 내가 해야겠다라기보다는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웃음) 


 창업 결심을 한 날 스스로에게 메일을 썼는데, ‘이 일은 나의 것이 아니다. 나는 도구로 사용될 뿐이다.’라는 내용이었어요. IT가 콘텐츠 시장에 주는 변화가 있고, 지금까지 내가 콘텐츠를 업으로 삼아온 만큼 여기에 도구로 쓰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느껴졌어요. 콘텐츠 생산 과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과 아이가 있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읽기에도 관심이 생겼고요. 


파이퍼 서비스 론칭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 베타 서비스를 할 때만 해도 저희의 고객은 30대 직장인, 지식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이었어요. 이들이 지식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주된 타겟이긴 한데, 문득 그게 맞을까? 싶어졌어요. 의문이 들어 빠르게 테스트를 해보니 20대 초중반이 많은 거예요. 그분들이 자주 말씀해 주셨던 것 중 하나가 책을 읽다가 중단했을 때 실패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고 책을 읽기가 두려워지고 책을 읽으려면 몇 시간 비워놓고 도전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더라고요. 스마트폰으로 스크롤하고 짬나는 시간에 읽어야 하고 평일에도 정말 막 쓰러져 자야 되고 바쁘고 그렇잖아요. 책이라는 형태가 지금 사람들의 읽기 패턴이랑 전혀 안 맞는 거예요.

 

20대 초반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것 중 특이했던 게 이분들이 더 많이 읽고 싶어 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열심히 살 필요 있나 싶을 정도로 알고 싶어 하고 공통적으로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지만 모르는 건 없었으면 좋겠다.’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특히 사회 초년생의 경우 회사에 가서 선임들이 뭔가를 얘기하고 있을 때 ‘내가 다 알진 못해도 알아들을 수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라는 마음이 드나 봐요. 그런데 공부를 어디서 해야 할지,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맨 땅에 헤딩하며 찾고 있더라고요.


 저희가 베타 테스트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해 보면 20대 초반의 초중반에 젊은 독자들이 비어 있는 영역이라는 거예요. 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필요한데, 그 부분이 타겟팅이 안 되고 있으니까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회의 중인 파이퍼 팀


2. 콘텐츠는 친절해야 하고, 독자를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해요


대표님에게 콘텐츠, 읽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저는 읽는 것을 그냥 재미라고 생각하거든요. 읽기를 자꾸 숙제처럼 만들고 성장과 연결시키고 이걸 자격증 따는 거, 과제나 숙제처럼 내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도구 같은 걸로 포지셔닝을 했기 때문에 자꾸 멀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게 재미있다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게 하고 싶죠. 콘텐츠를 편하게 읽고 쉽게 접하도록 하고 싶어요.


쉽고 편한 읽기요? 그게 가능할까요?

 대표적인 예시가 웹소설이라 봐요. 웹소설은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법을 갖고 있고, 내가 분량을 조절하니 중간에 그만 읽더라도 죄책감을 주지 않고요.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통한 성공 경험, 효능감, 즐거움이 되는 것 같아요. 파이퍼 독자분들에게도 선택권을 주고, 어떤 선택을 하든 나의 결정이 가치 있다고 느끼게 해 드려야 한다라는 생각을 모든 팀원이 하고 있죠.


즐거움과 효능감을 주는 콘텐츠를 경험해 보려면, 무엇을 읽어보면 좋을까요?


  향수 콘텐츠가 떠올랐어요. 독자분들이 흥미로워하고 다 읽었을 때 마스터하는 경험을 했다고 느낄 수 있는 주제인 것 같아요. 고객 인터뷰를 하다 보면 취미나 취향의 영역에서 내가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한테 맞는 걸 찾아내는 과정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걸 많이 느껴요. 그러한 필요를 쉽게 가이드해드리는 콘텐츠예요. 콘텐츠를 읽고 나서 취향을 알거나 생각의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 같은, 나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것을 테스트하고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향수 콘텐츠를 읽는 독자분께는 시향 키트를 드려 직접 경험하도록 기획해 봤어요.


무슨 향수 쓰세요?  https://piper.so/serieses/12 


무슨 향수 쓰세요?를 읽는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향수들


대표님이 추천하고 싶은 파이퍼 콘텐츠를 콕 집어 주실 수 있을까요? 

 

재즈 콘텐츠요. 처음에 만들 때는 ‘재미없을 것 같았는데’ ‘별로인 것 같은데’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어요. 재즈 팬이 많지도 않고 시의성이 있던 주제도 아니었으니까요. 막상 콘텐츠를 보니까 그냥 재밌었어요. 제가 모르는 이야기이니 신선하기도 하고 저자분이 정말 친절한 거예요. 저자분이 재즈 덕후에다가 뉴욕에서 공부까지 하고 계시니 전문성도 남다르고요. 지식 콘텐츠들이 독자를 무시하거나 아니면 독자 멱살을 잡고 가거나 그냥 따라와 이런 경향성이 있는데, 저자분은 독자를 다독이면서 가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재즈하는 사람들, 왠지 재즈 좋아하는 사람들은 뭔가 나랑 다를 것 같고 넘기 어려운 허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전이었죠. 역시 그래서 콘텐츠는 친절해야 되고 독자를 존중하고 무시하지 않는 그 태도가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취미는 재즈 감상 https://piper.so/serieses/9 



3. 엄마도 잘 자라고 있어!


콘텐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워킹맘, 창업자, 김하나로서의 모습을 콘텐츠로 설명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워킹맘으로서의 저는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라는 책이 떠올랐어요. 네덜란드의 연구자분들이 엄마들 몇 백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아기들이 몇 개월에는 보통 이런 행동을 하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낸 거예요. 책의 핵심은 아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모두 자라는 과정에서 나타난다는 거예요. 아이가  뭔가 불안해 보이거나 예전과 다른 행동을 하면 그게 자랐다는 증거인 거죠. 제가 엄마로서  지금 생각을 콘텐츠로 만든다면 그건 것 같아요.  저도 어떻게 보면은 잘 자라고 있는 거죠. 예전에 저를 아는 분들이 지금 저를 보면 놀랄 거예요. 출산 전후가 완전 다른 사람이거든요. 예전에는 불안감이나 초조함이 되게 많은 사람이었는데 출산 이후 편안해지는 지점들이 생겼거든요. 아이 덕분이에요. 아이가 더 자라면 꼭 이 이야기를 해줄 거예요.

 

 창업자로서의 저는 결정의 무게를 많이 느껴서 스킨 인 더 게임을 골랐어요. 나심 탈레브란 작가도 좋아하지만, 창업 후 그 책의 의미를 다시 다르게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리스크를 안고 실제로 결정하는 사람의 중요함이 얼마나 큰 건지를 느끼게 됐어요.  결정을 하는 일 그리고 실제로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중요하다는 게 이제 책의 메시지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스스로에게 충분히 제가 하는 일이 대단하다고 격려해줄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결과와 상관없이 결정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저는 칭찬받아야 된다! (웃음)


 개인으로서의 저는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이요. 비커밍이라는 제목도 마음에 들고 인간이자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데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낼 수 있는 중요한 용기 중에 하나는 약한 모습, 미완성인 나를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하는 내용인데 그 메시지가 저한테 큰 힘이 됐어요. 저는 잘 해내려고 하고 완성해서 보여주려고 하는 게 심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나의 부족함을 이야기하고, 약함을 드러내는 용기야말로 진짜 용기다 하는 메시지가 많이 나와요. 앞으로도 제가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하다 보니 아이가 주는 의미가 남다른 것 같은데, 조금 더 들려주실 수 있나요?

 사실 처음엔 임신했다는 사실도 별로 기쁘지 않았어요. 앞으로 닥칠 일이 너무 감당이 안 될 것 같고 할 게 너무 많은데 어쩌지 하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그런데 아기를 낳고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어요. 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아기를 낳고 나면 세상에서 나를 내가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랑을 받는 경험이 대단해요.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닌데 이렇게까지 나를 좋아한다고?’ 싶은 순간도 있어요. 아기에게 무한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니 많은 에너지가 생겨요. 


 또 생각나는 건 창업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어서 놀랐거든요. 대표가 된 이후로 결정의 고통과 두려움에 패닉이 오더라고요. 제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1초도 안 쉬고 그 생각을 계속하고 있는 거예요. 그게 너무 고통스러운데 그럴 때 아기와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게 생각을 멈춰주고 정리해주는 상황이 돼요. 덕분에 문제에서 잠시 떨어져 객관화하는 상황들이 주어지니 아기에게 참 고맙더라고요. 


 그 외에도 아기를 키우다 보니 안 해도 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이 덕분에 일의 우선순위가 쫙 매겨지면서 100가지 일이 70가지가 되는 거예요. 안 해도 되는 일을 30을 하고 있었던 거죠. 불필요한 걸 제거하고 나니까 삶이 달리 보여요. 그래서 훨씬 좀 뭐랄까 사는 게 되게 괜찮은 거였는데 스스로를 들들 볶기만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죠.

아이와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김하나 대표님


워킹맘의 삶을 실제로 살아보면서 깨닫게 된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주변 후배들이 출산하러 갈 때 걱정을 많이 해요. 돌아왔을 때 내가 자리가 없으면 어떡하지 돌아왔을 때 내가 변해 있으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들이요. 제가 많이 해주는 조언 중 하나가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런 생각의 변화가 또 열어주는 다른 문이 생긴다는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 정답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식이든 생각이 계속 바뀌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바뀐 생각으로 새로운 게 보이거든요. 이전에 했던 생각과 경험이 지금의 나와 합쳐지면 새로운 결과가 나와요. 삶을 돌아보니 어떤 환경에 놓여 있더라도 경험은 삶의 점이 되어줬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내가 왜 이런 점을 찍고 있나 한심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결국 다 연결이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삶의 점을 찍게 될 텐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아가고 싶으신가요?

 저는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큰 꿈을 가지거나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을 잘 안 하는 편이거든요. 몇 년 사이에 크게 변한 점이 있다면 저는 돌이켜보면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출산 전에는 운이 나쁘다고 여기며 제가 생각한 것보다 제가 좀 평가를 못 받는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제 제가 일을 시작한 지 이제 16년 돼 가는데 지금 생각할 때는 이 모든 게 다 천운이었고 저는 운이 다 너무 좋아서 그런 기회를 받은 걸 계속 연결하면서 왔던 건데 말이죠. 아기를 만나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계속 살았으면 좋겠고 그렇게 일하고 싶어요. 그게 단단한 마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운이라고 말씀드린 것도 좀 다른 표현으로 바꿔보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는 말이에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일을 어떻게든 겪어내야 할 때 감사할 마음이 없으면 못 견딜 것 같아요.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고 그래서 감사해야 되고 나한테 벌어지는 일을 단단하게 이겨내야 한다라는 게 모두 연결된다고 봐요. 어떻게 보면 제 나름의 주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정리하자면 나는 운이 좋고, 감사를 많이 해야 된다라는 메시지를 제 비전으로 삼고 싶어요. 



4. 내가 콘텐츠를 주도하는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파이퍼가 갖고 있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다양한 취향이 충족되는 플랫폼이 되기를 원하고, 그러려면 생산을 효율화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파이퍼에 와서 자기 취향을 발견하는 기회가 늘어나 관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가 일어날수록 저희가 생각하는 새로운 시장도 개척이 될 테고요. 웹소설이나 웹툰처럼 논픽션도 여러 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존의 콘텐츠 시장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을 찾아보려 해요. 관심을 갖고 있거나 니즈가 있는 분들을 많이 모으고 그분들이 읽기 성공 경험을 많이 쌓아 다른 관심사로 확장해 나가도록 돕는 것이 저희 목표예요.


파이퍼 팀원들과, 베타 론칭 전 워크샵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창업한 동지 여성분들께 응원의 한 마디 해주신다면?

 꼭 말씀을 나누고 싶었던 게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잠을 잘 잤으면 좋겠어요.  밥 안 먹거나 맛없는 거 먹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 끼 한 끼 허투루 먹지 않는 게 중요한 동력인 것 같거든요. 다 잘 챙겨 먹었으면 좋겠고 사람들과  같이 먹었으면 좋겠고요. 대표라 더 바쁠수록 사실 자기를 좀 챙겨야 되는 것 같거든요.  아무리 급한 이슈라도 그 순간에 그것만 생각해서 무슨 해결책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들려주세요!

파이퍼를 더 많은 분들이 사실 이용해 보시고, 거절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마음에 드는 콘텐츠가 있다면 선택해서 읽어보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중단할 수도 있고요. 그렇게 설계가 되어 있으니까  내가 콘텐츠 주도권을 갖는 경험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콘텐츠를 읽다 말았을 때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죄책감을 주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느껴요.  또 저희가 타겟팅하는 독자분들도 그런 얘기를 하셔서 저희가 바꿔보려고 해요. 경험해보신 후에 피드백을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것도 시작일 뿐이고 여기에서 계속 혁신이 생겨나야 할 거예요. ai 기술 같은 게 들어올 수도 있고요. 체감하는 변화가 크고, 이를 보는 분들한테도 변화가 느껴지도록 만들어내는 게 저희의 중요한 과제예요.



 김하나 대표님과 인터뷰를 하며 그동안의 읽기 경험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갖고 있던 읽지 못하는 사람이란 꼬리표를 떼는 기회이기도 했고요. 스여일삶의 여러분들은 콘텐츠를 통해 만족감이나 즐거움을 느꼈던 적이 있으셨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파이퍼를 방문해 보시면 어떨까요?  내 취향을 자연스레 발견할 수도 있고, 논픽션의 저자가 되어 내가 사랑하는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




글 작성: 스여일삶 김민지

글 편집: 스여일삶 구아정,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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