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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rnus High Mar 16. 2023

컬리가 뷰티컬리를 런칭한 이유(2)

사업기획 / 전략의 관점에서 뷰티컬리를 런칭한 이유

브랜든의 사업기획 매거진에서는, "사업기획" 과 관련된 다양한 방법 / 노하우 / 사례 등을 연재합니다. 이전글을 보기 위해서는 매거진 구독을 눌러주세요!


지난번 글(https://brunch.co.kr/@dreamhwan/39) 을 통해 재무적 관점에서 '뷰티'서비스가 컬리에 왜 필요한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요약하면, '사입구조를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사업의 이윤을 높일 수 있는 카테고리' 가 뷰티서비스라고 판단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뷰티' 시장이 재무 외의 관점으로 보아도 과연 컬리에 매력적인 사업이었을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텐션율이 높은 마켓컬리

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2021년 8월에 조선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컬리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마켓컬리의 장점은 고객이 계속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user retention)이 이커머스 중에서 상위권이고, 재구매율도 높고, 재구매를 할 때마다 이전보다 더 많이 산다는 것이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이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컬리의 뷰티컬리 확장은 어찌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수많은 상품을 취급하는 커머스 서비스에서, 고객의 리텐션 / 재구매율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서비스를 만족하는 것을 넘어서서 '해당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런 플랫폼 충성도는, 같은 상품을 사더라도 해당 플랫폼에서 주문하면 더 빨리 도착하거나 같은 카테고리를 취급하더라도 질 좋은 상품을 취급하는 등의 '플랫폼의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달성이 가능합니다. 

마켓컬리의 사용후기를 읽어보면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4436hhj&logNo=221159397403), 소포장 된 상품들도 많고 전체적으로 상품의 퀄리티가 높아서 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만족하고 먹을 수 있다는 글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품의 경쟁력은, 컬리만의 [상품위원회] 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총 70여가지의 기준으로 검토 후 판매하고 있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고, (https://www.kurly.com/m2/introduce/qualityStandard/quality_standard.php) 2021년 까지도 상품위원회에 김슬아대표가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슬아 대표의 상품에 대한 시각이 무조건 정확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가 "좋은 상품 소싱"에 집중하고 있다면 회사 전체의 리소스 역시도 "상품 선택 강화"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보입니다. 이러한 상품력이 자연스럽게 고객 리텐션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상품 소싱에 대한 컬리의 경쟁력은, 왜 "화장품 시장"에 적합할까?

컬리가 가지고 있는 상품소싱의 경쟁력이 '화장품'에도 유효한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기존의 컬리 타겟고객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했습니다. 이는 2020년 발간된 [마켓컬리 인사이트] 라는 책에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런 보라색 표지의 책)


마켓컬리의 핵심 타겟은 누구일까? 그들이 집중한 고객은 '좋은 품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가족들의 건강한 식사를 위해 식재료의 질을 중시하는 주부, 믿을 수 있는 상품을 편안하게 받아보길 원하는 맞벌이 부부, 그리고 자신을 위한 소비에 가치를 두는 1~2인 가구 등이다.  
- 마켓컬리 인사이트


위의 내용중에서 '식재료의 질을 중시하는 주부' 로 집중해서, 신혼 부부의 나이대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고객의 최소 나이대를 찾아보기 위해 이렇게 접근했습니다.)

자료출처 : 통계청

초혼 시, 남 / 여성의 연령은 매년 조금씩 상승하는 추이이며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던 시기인 2021년 시점을 돌아보면 남자 34세, 여자 32세가 초혼 시점인 것으로 보입니다. 유추해보자면, 컬리에서 타겟하는 핵심 시장은 서울의 30대 여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고객들의 '피부'에 대한 고민을 알아보기 위해 오픈서베이 2023년 트렌드 분석자료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2023. 오픈서베이 뷰티 트렌드 리포트


한국의 여성 중 90% 는 피부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그 중에서도 집에서 '기초화장품 사용'으로 피부를 관리한다고 답한 고객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기존에 마켓컬리가 식품 사업을 통해서 타겟하고 있던 고객들의 대부분이 타겟고객으로 자리한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통계청을 통한 연령대 조사가 필요없을 정도로 피부관리에 대한 니즈가 높았습니다.)


기 타겟하고 있던 고객들과 적합하고, 서비스의 리텐션이 높아서 고객들의 서비스 이전 역시도 원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뷰티 시장으로의 진출은 어쩌면 '고객 사이드에서도 합리적인 전략' 이라고 보입니다. 예상한 대로 서비스의 확장이 잘 일어나게 된다면, 컬리는 '좋은 식품'을 판매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좋은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 커머스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에는 뷰티 외에도 다양한 상품으로 확장도 가능할 것이구요.


시도했다면, 잘 해야지. 부스팅 전략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컬리가 시도하고 있는 추가 전략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료 멤버십' 전략입니다.

https://www.news1.kr/articles/?4905903


2023년 1월 ~ 3월 까지 '컬리 베네핏 패키지' 라는 상품을 출시하여, 일종의 쿠폰팩 형태의 유료멤버십을 테스트하기 시작했습니다. 컬리의 주요 경쟁사라고 꼽히는 SSG닷컴은 '스마일클럽' 이라는 유료멤버십을 운영 중이고, 쿠팡은 '와우멤버십'을 기반으로 고객들을 락인 (서비스에 묶어두다) 시키고 있습니다. 

아마도 컬리가 베네핏 패키지 테스트에 끝나서 '통합 멤버십 (마켓컬리 + 뷰티컬리)' 를 런칭한다면 기존에 높았던 고객 로열티를 더 높게 만들어 서비스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밖에서 바라보는, 컬리의 미래과제

기존에도 고객으로써 참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던 서비스였지만, 이번에 깊이있게 살펴보면서 더욱 서비스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컬리에게는 몇 가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1) 사입구조가 가져오는 수익구조의 한계 개선

식품 사업에서, 뷰티 사업으로의 전환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어쩔수 없이 '사입구조'가 갖는 높은 매출원가율의 한계는 존재합니다. 본질을 바꾸었다는 느낌보다는 일부의 개선이라고 보인달까요. 여기에서 한걸음 더 공격적으로 나아가는 길은 PB 상품의 대대적인 도입이 아닐까 합니다. 현재 쿠팡은 10여개 이상의 PB 브랜드를 통해 연 1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61910143393631


2) 절대 놓치면 안되는, "상품 소싱 경쟁력"

플랫폼이 공격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나 고민이 드는 영역이 '전반적인 상품의 퀄리티' 입니다. 아무리 전국의 납품업체를 전수조사하고 열심히 발로 뛴다고 하더라도 "정말 좋은 상품의 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컬리의 성장이 쿠팡과 같이 '빠른 배송'에 집중되어 있었다고 한다면 상품의 퀄리티를 다소 포기하더라도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었겠지만 [상품 위원회]를 유지하고 있는 컬리는 상품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순간 기존에 유지해왔던 핵심고객들의 이탈을 경험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컬리 담당자라면, 이런 지표들을 볼 것 같아요.

1) 핵심고객 이탈율 (리텐션 / 재구매율)

2022년 컬리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IPO 실패" 였습니다. 이커머스 중 처음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을 성공하느냐 하는 이야기가 많았던지라, 이에 대한 뉴스도 많았습니다만 - 서비스가 아닌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만 많다보니 자칫 조금만 상품에 불만족 해도 "아 요즘 컬리 초심 잃었네"라는 말이 나오기 쉬웠습니다.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키워가야 한다면, 당연히 핵심고객 이탈율 / 리텐션 / 재구매율 등을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2) Unit economics (주문 건당 비용 / 공헌이익)

워낙 시장에서 '컬리는 비용구조가 좋지않다' 라고 하는 말들이 많다보니,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겠지만 - 반대로 직원들 입장에서도 "우리는 비용구조가 진짜 안좋은 것일까" 하는 고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5개년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는 꾸준히 개선해오는 것이 보였는데요. 이러한 '주문 건당 공헌이익 계산'을 상시 지표로 관리하게 되면 단순히 전사 차원의 비용관리 효율이 개선되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는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구성원 개개인에게 전달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길게 풀어본 컬리의 '뷰티컬리' 도입과 관련된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정리한 자료는 팔로우 하시고 댓글로 요청해주시면 메일로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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