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9일 아침에 씁니다.
주말에 저는 주로,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고, 돈과 관련된 이야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성장” 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했습니다.
아내는 성장, 성취, 성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저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대화를 하다보면 배우는게 많고 신나는데요. 성장에 대해서 우리가 나눴던 이야기는 이런 논리였습니다.
아내 - 성장은 때가 있다 / 성장도 환경이 중요하지만, 성취가 아닌 성장은 개인의 영향이 더 크다 / 성장은 버텨야 한다
저 - 성장은 마인드가 정말 중요하다 / 성장에는 습관이 필수다 / 성장해 가는 것도 재능이다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은 달랐지만, 공감하고 “맞아” 했던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성장이 ‘버티는 것’ 이라는 것에서 생각이 맞아 떨어졌어요. 최근에 저희가 가장 크게 성장한 것은 ‘운동’이었습니다. 저는 결혼전 달리기와 헬스를 조금 했지만 진득하니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가끔 몸이 뻐근하다 싶으면 달리기를 빡세게 하거나 헬스를 빡세게 하고 몇일 쉬고 했습니다. 아내는 저보다 심했는데, 일에 모든 것을 쏟아붓다보니 일 / 식사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습니다. (운동은 거의 담쌓은 정도)
결혼을 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내며 “체력이 진짜 중요하구나” 라고 생각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필라테스를 1년간 다녔고 저는 아침마다 헬스를 다녔습니다. 빡세게 하루 열심히하기 보다는 매일의 루틴을 쌓아갔습니다. 그리고 1년쯤 지나서 “운동이 재밌네”라는 감정이 들때쯤 크로스핏을 같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밤 9시반에 박스 (크로스핏 짐을 박스라고 통상 부르더군요) 에 가서 운동을 하고 집에와서 ‘오늘 와드 재밌었다’ 라고 수다 떠는 것이 저희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1년반쯤 운동을 하고나니 하루에 1000 걸음도 걷지 않던 아내는 밴드 풀업을 5개 하게 되었고, 저는 달리기 10km를 할 수 있는 체력을 얻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큰 성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 과정에서 ‘성장에는 지루한 반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순간에 뻥하고 성장할 수 있는 마법같은 방법은 없더군요. 가기 싫은 날도 억지로 몸을 일으켜 체육관에 가고, 먹고싶은 술을 참아내는 그런 지루한 반복들이 결국 조금씩 성장하게 해주었습니다.
글을 쓴지 3개월차가 되어갑니다. 아침에 글을 쓰는게 너무 귀찮은 날도 있고, 또 까먹어서 부랴부랴 아무 말이나 썼던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찌어찌 “글을 쓴다”는 행위를 지루하게 지속하다보니, 글이 주는 힐링과 에너지가 있습니다. 제가 살아내는 하루가 단순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제 마음속에 쌓여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제 또 어떤 성장의 단추들을 만들어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