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

by Iknownothing

가끔 누군가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너무 노골적이였던 내 자신에 놀랄 때가 있다. 오늘은 버스에서 얼굴이 창백할 정도로 하얀 아주머니를 보았다. 창백하고 큰 얼굴과 대조된 그녀의 작은 눈은 까맣고 또렷했다. 얕게 찡그려진 그녀의 미간은 푸르스름했다. 특별할 것 없이 짧게 볶은 검은 머리를 한 그녀는 내 시선을 보았지만 나는 깨닫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계속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뒤를 돌았다가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그제서야 내가 무례했다는 생각에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평범해보이는 창백한 아주머니는 오늘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어딘가 특별했기 때문이겠지. 그래 그녀는 그 순간 특별했다. 그 시간이 그녀를 특별하게 한걸까. 아니면 그 순간 비췄던 환한 햇살의 각도 때문일까. 순간 스쳐간 나의 감정 때문일까. 무엇이 우리를 잠시나마 특별하게 만드는걸까.


최근에 본 영화에서는 인간의 존재는 무엇인가. 어떤 것이 인간의 존재를 규정지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인간을 따라 만든 인공인간들의 내면에는 자신 모두는 특별하다고 믿고 싶어하는 인간의 모습, 나의 모습이 있었다. 결국 자신은 그저 다수 중 하나일 뿐이였다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은 희생을 통해 의지를 실현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더한다. 그가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는 모습은 내게 이상한 용기를 주었다. 나의 모습, 또 당신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생각했다. 이유는 모른 채 날개가 타버릴듯이 올라가고만 있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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