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었다. 사진 리터칭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지원한 곳이지만, 그쪽 대표님은 나를 좋게 봐주셨고 함께 정직원으로 채용해줄테니 함께 일하기를 제안하셨다. 패션 스타트업이었던 그 기업은 한참 성장 중인 곳이었고, 나는 그 곳의 포토그래퍼로써 초창기 맴버로 들어가 함께 성장을 도모하였다. 나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새로운 일들을 맡아서 하게 되었고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일적으로도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다.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며 한편으론 인정도 받으면서 회사생활을 잘 해내고 있었지만 이전부터 느껴왔던 것들이 있었다. 이 곳에서 만드는 것이 과연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인가?이 일은 나와 어울리는 걸까? 이런 갈증이 있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갈증은 커져만 갔다. 시간이 지나 회사는 성장을 하고 가고자 하는 방향은 명확해졌다. 점점 나와 다르게 가는 방향들 결국 나는 결정을 내렸다. 내껄 만들기 위해, 결국 나는 사직서를 내보였다. 감사하게도 대표님과 실장님은 나의 결정을 존중해주셨다. 나는 마지막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마무리를 지어줬고 웃으며 작별인사를 하고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여정은 시작되었다.
퇴사 후 며칠간 집에서 쉬었다. 그러면서 건축 여행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도, 행여 정신이 헤이해질까봐도 촬영을 계속했다. 그렇게 며칠을 지냈지만 안정적으로 소속된 것이 갑자기 사라진 시점, 내 마음속에 불안이라는 감정은 그대로 도사리고 있었다. 촬영을 다니면서도 불안함은 없어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잠시 마음을 가다듬어 잠시 생각에 빠졌다. 전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무얼 해보고 싶었는지를, 분명 그 시점 어떠한 감정이 나의 문을 두드렸지만 내가 대답을 하지 않았음을.. 그 때 과연 어떤 감정이었는지 잠시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작년 10월 가족들과 처음으로 함께한 여행, 오키나와에서의 그 느낌을 떠올렸다. 여행을 다녀온 후 한참동안 여운이 남았던 여행, 그 때 그 바다의 색깔, 하늘의 색깔이 떠올랐다. 그 때 당시의 촬영본을 바라보며 나는 떠나기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의 색을 지닌 곳, 제주도로 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은 감정에 대한 응답으로 나는 떠났고, 지금 나는 함덕 해수욕장에 와 있다. ▪︎
PHOTOGRAPHY BY LEBEN TRAVELER (삶랑자)
TEXT BY LEBEN TRAVELER (삶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