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그 여행지
언제 한번 나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 바바라에 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학교 교수님들이 산타 바바라 소재 Brooks 출신이 많으신데, 거기서 공부를 하다보면 산타바바라에 그 끝내주는 경치 때문에 공부 집중이 안될 때가 많다나..?그리고 우연히 한 잡지에서 산타바바라의 사진을 보았는데, 해질녘의 산타바바라의 환상적인 모습에 홀딱 반한적이 있었다. 그 이후 내 마음 속의 여행지에는 산타바바라가 늘 있었다.
본태박물관과 방주교회를 견학하고 나는 이타미 준의 또다른 작품인 물 돌 바람의 미술관을 방문하려고 입구에 들어섰지만, 보안요원이 가로막으며 이 곳은 사유지니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돌려보낸다. 알고보니 물 돌 바람의 미술관은 미리 예약을 하고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리고 나는 잠시 내려와 근처 편의점에서 요깃거리를 하고 다음 장소를 찾아본다. 그 이후 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하다 편의점 아주머니께 여쭤보았고 밑으로 내려가 일주서로를 따라 가면 사계 해안도로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해질녘에 경관이 끝내주니 제주도 처음이라면 한번 가보라고 추천하신다. 아주머니의 말을 들은 나는 고맙다는 말씀을 건내고 차를 돌려 사계 해안도로로 향한다.
다소 좀 헤맸지만 해안가도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내리고 나니 어느새 네비게이션에는 사계 해안도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래도 길을 헤멘덕택인지 나는 오후 5시 해질녘이라는 시간대를 절묘하게 맞춰졌고, 그 노을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해안도로를 나는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던 한 여행지에 대한 바램이 서서히 녹아내림을 느낀다. 맞다. 산타바바라 였다.
현무암이 섞여서 그런지 다소 어두운 모래와 짙은 푸른색을 띄는 제주 바다, 따뜻한 제주 기후에 맞춰 자란 야자수, 그리고 저물어 가는 햇볕의 조화들은 마치 당시 내가 봤던 산타바바라 사진과 놀랍도록 흡사했다. 아니 그 사진에서 볼 수 없었던 사계 해안도로만의 매력을 또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사계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누른다. 캘리포니아 안가도 되겠다며 살짝 촐랑되면서 말이다. ▪︎
PHOTOGRAPHY BY LEBEN TRAVELER (삶랑자)
TEXT BY LEBEN TRAVELER (삶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