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여행이라는 것
마지막 일정이다. 오늘은 특별한 목적지 없이 해안도로 한 바퀴를 다 돌아보기로 한다. 아침에 제주시를 출발하여 일주동로를 따라 서귀포까지 도달해보기로 한다. 나는 차에 시동을 걸고 일주동로를 향했다. 가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고 나는 애월읍에 잠시 머무르기로 한다. 그곳에 유명한 해물라면 집이 있다고 하니... 그곳에서 나는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서 내 자리 옆에 앉은 분들이 익숙한 말투로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고향사람인가 싶어 혹시 부산 사람이냐고 물어보길래 그분들도 부산에서 왔다며 반갑게 대해주신다. 서귀포에 머물고 있다는 그분들과 서로가 다녀온 여행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는데 서로 어색함 없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낯을 가리는 편인데 여행지에서는 생각보다 그런 게 없어진다. 서로가 이방인이라는 것에 대한 동질감일까?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진다. 상대방도 그걸 아는 듯 먼저 손을 내밀면 평소보다 더 반갑게 받아주는 편이다. 여행지에서는 그렇게 된다.
그분들과 헤어지고 일주동로를 천천히 가로지른다. 그리고 자동차 배터리 충전도 할 겸 잠깐 협재 해수욕장에 머문다. 햇볕은 뜨겁고 초여름인데 해수욕장은 벌써부터 북적거린다. 나는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으로 더위를 잠깐 식혔다. 이번 여행, 참 자유로웠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았던 여행, 그래서 그런지 이번 제주도 여행이 끝나는데 대해 무척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회사를 그만두는 시점, 그 순간은 복잡 미묘했다. 내 길을 가기 위한 선택에 한 편으론 홀가분하면서도 같이 일해왔던 동료 과의 헤어지는 건 또 아쉬웠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서로에 대한 정이 쌓였던 것이었던 듯, 그리고 한마음 한 뜻으로 나의 미래를 응원하는 동료들을 뒤로하니 당시 내 마음은 고마우면서도 싱숭생숭... 그랬다. 제주도에 온 이 시점에도 내 마음은 비슷했다.
그런 것 같다. 여행지에서 좋은 추억을 쌓든,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순간을 보내든 그 끝은 항상 아쉽기 마련이었다. 그러고 보면 여행하는 것과 사람을 만나는 것은 닮은 점이 많다. 하지만 그래도, 그 너무 아쉬워할 필욘 없을 것 같다. 아쉬움이 남아야 서로 만나고 싶어 지니까... 결국 아쉬움이라는 건 서로 다시 만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게 아닐까 한다. 그렇게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아침 일찍 나는 제주를 떠났다. 내 가슴속에 남겨진 아쉬움은 다음에 또 있을 제주와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으로 변한 채로... ▪︎
PHOTOGRAPHY BY LEBEN TRAVELER (삶랑자)
TEXT BY LEBEN TRAVELER (삶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