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해고당했다. (2)

해고 직후에 확인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

by 김지환

해고를 당하면 무엇이 가장 문제일까? 일반적으로 돈이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해고 통지를 받은 때로부터 최소 30일분의 임금은 근로제공 여부와 무관하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제때에 해고예고수당을 포함한 임금 등 모든 금품 중 일부라도 지급되지 않았다면, 즉시 회사에 연락하여 지급을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IRP 계좌를 통한 퇴직연금의 경우 추후 복직하였을 때 원상회복 절차가 다소 복잡할 수 있으므로, 그 수령을 미루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 또한 이것은 나중에 살펴볼 임금지급가처분과 연결되기도 한다.)


삼촌의 경우, 해고를 통지받은 때로부터 30일 후에 해고의 효력이 생기는 것이었기 때문에 따로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이유는 없었다. 회사가 제때에 삼촌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여 주었기 때문에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해고 자체가 부당함을 다투는 방법은 무엇일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한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두 번째는 법원에 '해고무효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다. 위 두 가지 방법 중 어느 하나만 진행해도 되지만, 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만을 진행하는 경우가 흔한 것 같다. 아무래도 법원보다는 노동위원회가 근로자 친화적일 거라는 기대가 있기도 하고, 소송보다는 구제절차가 신속하고 간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도 일단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만을 진행하기로 했다. 증거자료 확보가 가장 큰 난관이었는데, 삼촌은 해고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따로 확보해 둔 증거가 없었고, 해고 통지를 받은 그 자리에서 업무용 노트북을 회수당하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믿을 구석은 이른바 증명책임의 소재였다. 근로자인 우리가 '해고가 부당한 것임'을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회사에게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음'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회사가 그 정당한 이유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해고는 부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일단 회사가 정당한 이유를 열심히 주장하고 증명하면, 우리는 이에 대하여 반박하는 식으로 공방이 이어진다. 이것은 법원에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또 다른 믿을 구석은 삼촌의 동료들이었다.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해고를 당하면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도 회사의 눈치를 봐서 해고당한 근로자를 도와주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해고 근로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삼촌의 경우는 달랐다. 몇 명의 동료가 발 벗고 나서서 자기 일처럼 삼촌을 돕기 시작한 것이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서는 길게 작성하지 않았다. 회사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인 사업장이라는 점, 삼촌이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22년 넘게 근무한 점, 해고의 경위, 징계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와 징계의결서에 기재된 내용에 대한 반박을 중심으로 간명하게 기재하였다. 회사가 징계해고의 근거가 되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한 바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자세하게 반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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