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상담을 하며 느낀 소통 방식의 차이
카톡 상담을 하다 보면 사람마다 소통 방식의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오픈카톡방에 들어와서 인사하고, 본인 상황을 간단히 설명한 뒤 무엇이 궁금한지 정리해서 문의하십니다. 이런 경우에는 대화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짧은 대화 안에서도 서로 기본적인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분은 회사에서도 소통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겠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반대로 들어오자마자 직진형인 분들도 있습니다. 인사 없이 바로 프로그램이나 가격을 묻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서류 첨삭이나 경력 컨설팅을 알아보는 입장에서 가격을 묻는 것은 당연한 질문입니다. 비용과 진행 방식을 먼저 확인하는 것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제가 조금 아쉽게 느끼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이직 상담은 단순히 물건을 고르고 구매하는 과정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직 상담은 자기 경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해온 일과 앞으로의 방향을 컨설턴트와 함께 고민하고 조언을 얻는 일입니다.
어떤 직무를 해왔는지, 어떤 산업에 있었는지, 이직을 왜 고민하는지, 현재 막히는 지점이 무엇인지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여기에 더해 나이, 성별, 근속연수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간단하고 답변하기 쉬운 질문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질문한 사람에게 맞는 답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경력관리 이론만으로는 이런 질문들을 전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경력과 상황을 자세히 알아야만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하면서도, 맞춤형 답변을 기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가 가장 애매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내용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답변은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맞는 일반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의 경력, 연차, 직무, 업종, 목표를 충분히 보지 않은 상태에서 드리는 조언은 맞춤형이 아니라 평균적인 의견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직에서는 그 작은 차이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방향을 조금만 잘못 잡아도 시간과 에너지를 꽤 많이 돌아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답답할 때는 빠르게 결론을 듣고 싶습니다. 저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다만 이직이라는 문제는 생각보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듣기 좋은 한두 문장으로 정리되는 경우보다, 실제로는 맥락을 봐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순간은 따로 있습니다.
답변을 드린 뒤 아무 반응이 없는 경우입니다.
고맙다는 말까지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알겠습니다” 정도의 짧은 답변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대화가 쉽게 시작되고 쉽게 끝납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대로 반응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회사나 집단에서 누군가 본인에게 질문을 했고, 본인은 답을 했는데, 상대가 듣고 아무 말 없이 끝내버린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마 대부분은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아주 거창한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소통의 흐름이 끊긴 느낌에 가깝습니다. 물론 온라인과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오프라인은 다르겠지만,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받은 것에 대해 응답하는 일 자체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밤늦게 문의를 주시는 것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에라도 연락할 만큼 답답한 상황일 수 있으니까요. 또 대부분 그 시간에 바로 답변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픈카톡을 열어 둔 이유도 기본적인 안내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소통이라는 것은 결국 주고받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첫마디, 필요한 정보 정리, 답변에 대한 최소한의 반응.
비즈니스 매너라는 것은 생각보다 이런 작은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대단한 화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차이가 대화의 인상을 바꾸고, 신뢰의 정도를 바꾸고, 길게 보면 그 사람의 평판에도 영향을 줍니다.
사회생활에서는 실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누군가의 문의 방식을 평가하거나 비난하려는 뜻에서 쓴 글은 아닙니다.
카톡 상담을 하면서 자주 느끼게 되는 소통 방식의 차이, 그리고 그 작은 차이가 결국 사회생활에서도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적어본 것입니다.
능력보다 먼저 보이는 건, 생각보다 소통 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