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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Apr 26. 2016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커피 원가는 심심풀이 오징어?

커피점이나 편의점이나 커피 원두 원가는 400~500원

기사 링크:여기를 클릭


#1
커피산업이 매년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언론과 미디어의 관심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이런 매체들의 관심은 또 다른 시너지가 되어서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 매체들은 커피산업의 전반적인 이해도 없이 최소한의 조사와 취재 없이 가십성 기사를 대량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대중은 가십성 기사를 소비하는데 익숙하지만 문제는 그로 인해 피해받는 영세사업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과연 커피 원가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전에 우리가 즐겨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먼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경우 에스프레소를 기준으로 물과 적당한 비율로 섞고 얼음을 추가해서 만듭니다. 보통 16oz(1oz는 30ml) 페트 컵이 레귤러 사이즈로 쓰이며 저가 커피를 제외하고 2500원에서 5000원 미만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원가를 계산하기 위해 원재료를 나열해보겠습니다. 에스프레소 + 물 + 얼음 + 테이크아웃 용기(페트 컵, 뚜껑, 스트로 포함) 중에 물과 얼음은 원가 화하기가 까다롭고 미미하기 때문에 에스프레소와 테이크아웃 용기만을 원가에 포함시켜서 계산해보겠습니다. 그럼 에스프레소 1샷(2샷을 넣어주는 곳도 많습니다.)을 기준으로 에스프레소 원가와 테이크아웃 용기의 원가는 얼마인지 알아볼까요?

에스프레소 1샷은 원두 7g-9g을 곱게 갈아서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에 투입해서 추출합니다. 그럼 원두 7-9g은 얼마일까요? 원두커피의 가격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 1kg(1000g) 로스팅이 된 원두를 30,000원에 납품받았다면 1g의 원두는 30원이 원가입니다. 그럼 7-9g이 쓰였다면 210원~270원이 에스프레소 1샷의 원가가 됩니다. 

그다음인 테이크아웃 용기(컵, 뚜껑, 스트로, 종이컵 홀더)의 원가는 얼마일까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알아보았더니 대부분 100개에서 1000개 단위로만 판매하고 있었고 개당 단가는 컵은 50원, 뚜껑은 25원, 스트로는 개별 포장된 것이 10원, 종이컵 홀더는 17원 정도입니다. 그럼 총합계는 


에스프레소 210~270원 + 

컵 50원 + 

뚜껑 25원 + 

스트로 10원 + 

종이컵 홀더 17원=

312~372원

이 제품의 원가가 되겠습니다. 

그럼 아메리카노를 아무리 싸게 팔아도 제품 원가에 비해 마진율이 엄청 크기 때문에 커피전문점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모두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일까요? 모두 부자가 되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에는 커피 원재료의 가격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용(초기 투자비용,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소모품이, 수도세, 전기세, 인터넷, 등등)을 계산해서 포함시켜야 합니다. 
단순히 재료비의 원가만을 따져서 계산해서 마치 커피전문점의 점주가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언론과 미디어는 꽤 자주, 심심풀이 오징어처럼 잊힐만하면 꺼내 들어 왜곡된 보도를 합니다. 

그러므로 커피 한 잔의 원가에는 원재료의 매입 가격과 각 가게마다의 사정에 따라 책정되는 것이라고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재료원가가 싸다고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2
커피 소비량만 증가한다고 해서 커피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관련 업종의 종사자와 소비자 모두의 인식이 성숙해져야 비로소 한 단계 커피산업이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아마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소비하고 있으니까 기사 거리라고 생각해서 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 커피의 원가만을 따져 묻고 커피를 팔아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매도하는지 집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과연 백화점에서 파는 셔츠 한 장의 생산원가가 얼만지 따지면서 구매하고 우리가 매년 비싸다고 외치는 과일 채소들의 생산지에서 출하하는 원가가 얼마인지는 알고 있는가 되묻고 싶습니다. 하나에 몇백만, 몇 천만 원씩 하는 명품 백에는 가치가 어떻고 품질이 어떻고 하면서 너도나도 사서 들고 다니면서 과시하기에 바쁜 사람들이 왜 먹고 마시는 것에는 가치를 따지지 않고 원가를 따지는지 모를 일입니다.




#3
마지막으로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커피산업의 발전과 관련 업체, 종사자들을 대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커피 관련 단체와 기관들은 왜 침묵하는 것일까요?

언론이 부당한 내용을 가지고 관련 산업을 폄하하고 업계 종사자와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왜 이들에게 회비도 걷고 후원도 받아서 운영하는 단체가 말 한마디 못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아니면 여러 마디하고 있는데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좀 더 강하고 세게 목소리를 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런 기사가 나올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카페 사업주와 업계 종사자들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대변하는 단체라면 이럴 때 좀 나와서 목소리를 내주고 위로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커피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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