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기한 환자분들

by Dahl Lee달리

진료하다 보면 아주 가끔 환자분들이 간호사에 대한 컴플레인을 나한테 직접 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저 간호사를 자르라고 하는 환자도 있었다.(네?)


내게는 참 신기한 타입의 사람들인데, 나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용히 가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간호사들이 무례한 경우라면 당연히 주의를 주겠지만, 보통은 단순 실수 거나 환자분들이 지나치게 예민하게, 혹은 어린 간호사들에게 무례하게 구시는 경우가 더 많게 느껴진다. 지금 일하시는 간호사들은 다들 숙련되고 친절한 분이다. 직업인으로서,또 한 인간으로서 다들 존경할만한 분들 이시다.


오늘 오랜만에 한 환자분이 간호사들에 대한 컴플레인을 하셨다. 알코올 소독을 너무 따갑고 아프게 했다는 이유다.(네?) 그분은 오실 때마다 그러는 분이고, 늘 본인이 똑똑하시다는 걸 강하게 어필하는 분이다.


주의를 주겠다고 하고서는 나는 거꾸로 간호사들에게 그분을 조심하란 주의를 준다. 보통 저런 까칠한 분들은 자존심이 세시고 본인이 어떤 분인지 자세히 설명하시는 분들이 많다. 병원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정보까지 주시는 분들이다. 나는 신기하게 듣는다.


난 강한 사람이 좋다. 강한 사람들은 여유롭고 너그럽다. 자신을 필요 이상 설명하지 않는다. 타인에게 무례한 사람들은 대부분 약한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의 까칠한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마치 타인의 적나라한 치부를 본 것처럼 부끄럽다.


그리고...나를 돌이켜보게 된다. 내가 부당하다고 울컥 반응했던 순간들 중 사실은 많은 부분이 그저 나의 모자람을 보여주는 조건반사 같은 것이었을 듯. 부끄럽다 부끄러워. 내일은 좀 더 너그럽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좀 더 잘 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