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사의 고백

by 이작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좋은 선생님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하는 행동이 좋은 선생님으로 비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좋은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참 애매하고 어려운 일이다. 특히 학원 선생님에게는. 그래서 학원 선생님이라는 말보다 때론 학원 강사라는 말이 마음 편할 때가 있다.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으면 책임져야 할 일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행동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고, 더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솟아오르기도 한다. 좋은 학원 강사는 수업을 잘하면 된다. 그것이 학원 강사의 의무이고 책임이기 때문이다. 성적을 올리면 좋은 강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학원 선생님은 좋은 사람이기만 해서도 안 된다. 직업의 특성상 성적도 올려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유혹에 빠진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는 좋은 선생님과 좋은 강사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한다. 스스로를 강사로 정의하고 그에 맞는 행동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면 마음은 불편하지만 몸은 편하다. 차라리 몸이 불편한 것이 낫지 마음이 불편한 상태로는 못 살 것 같아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선생님이란 말은 참 힘든 단어다.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에 더 무거울 수 있다. 산뜻하고 즐거운 사람으로 살고 싶은데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현실 속의 나는 조금 무겁고 걱정도 많고 염려도 많다. 아이들에게 주의할 것들과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만 늘어놓는다.



중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시기도 했고 국어를 담당하신 선생님이 생각났다. 돋보기보다도 두꺼운 안경을 쓰셨는데 그 안경 너머의 선생님 눈을 바라보는 것은 14살 아이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가끔 선생님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때가 있었다.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책 이야기를 해주시거나 영화 이야기를 해주실 때였다.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나를 상상하게 했고 꿈꾸게 했다. 평소엔 무척 엄하셨지만 수업 시간만 되면 선생님은 포근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우리를 대하셨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꿈을 꾸게 해 주셨고 삶의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셨다. 맞다. 그런 선생님이 되면 되는 것이다. 지켜야 할 것은 엄하게 가르치시고 배워야 할 것은 정확하게 알려주시고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신 선생님처럼 나도 그런 사람이 되면 되는 것이다.


“항상 행복을 가질 수는 없어도

항상 행복을 줄 수는 있다.”



나의 삶은 여전히 불안하고 미흡하고 걱정 투성이지만 그래서 언제나 즐거울 수 없고 항상 행복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나로 인해 아이들이 행복한 꿈을 꿨으면 좋겠다. 언젠가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있다면?’이란 질문을 받았을 때,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람으로라도 남았으면 좋겠다.



삶에 지쳤을 때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껴졌을 때

앞으로 한 발짝도 내딛을 수 없을 것 같을 때

창피하고 어이없는 일을 당했을 때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

너무 행복하다고 누구에게든 털어놓고 싶을 때

누구라도 기억하고 싶을 때

비 오는 날, 자신의 이야기를 다 털어내고 싶을 때


언제가 되었든 한 번쯤 기억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더 이상 나에게 수업을 받지 않아도 여전히 전화를 하고 학원 문을 밀고 들어와 “선생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과 깊이 소통할 기회가 줄어들지만 그럼에도 희망한다.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즐거운 삶을 꿈꾸고 더 멋진 자신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사가 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중요한 일을 한다는 것이고 그런 교사의 일이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어려운 이유는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날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들과 더 오래 함께 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나의 어린 시절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