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크는 영어실력, 대치동 열 학원 안 부럽다.
가끔의 여유를 찾고 싶을 때 찾아가는 카페가 있다. 때때로 의도치 않게 듣게 되는 어머니들의 대화.
“어머, 그 애는 벌써 미국 교과서 3.1 이래?” “좋겠다. 우리 애는 뭘 해도 늘지가 않아. 학원 좀 소개해 봐 봐.” “그렇게 오랫동안 영어를 했는데 글을 못쓰지?”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둔 어머니들로 보이는, 그들의 대화는 어느 학원, 어느 선생님에서 이제는 어학연수, 영어캠프, 외국에 사립학교 이야기로 점점 옮겨지기도 한다.
어머니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우리 아이는 영어를 모국어처럼 편하게 썼으면 좋겠다 것이다.
그 유명하다는 학원, 그 잘 가르친다는 선생님, 그 좋다는 영어캠프가 우리 아이의 영어실력을 키워줄까? 아마도 동기부여, 좋은 정보, 공부법 정도를 배울 수는 있을 것 같다.
“집 밖”에서의 영어교육으로는 시간이 충분하지가 않다. 그렇다면, 영어를 편한 언어로 소화하기까지 얼마큼의 시간이 걸릴까?
영어는 언어이다. 언어를 편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습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적절한 공간이 필요하다. “집 밖”에서의 영어교육으로는 시간이 충분하지가 않다. 결국은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은 ‘집 안’의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 안’의 시간을 활용해야 하는 필요성은 ‘충분한 시간 확보’를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영어를 편한 언어로 소화하기까지 얼마큼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일까? 세계적인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을 하던, 1만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그 유명한 비틀스도 재능만으로 가 아닌 1만 시간의 연습과 노력으로 기적적인 성공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언어 교육가들 혹은 언어학자들 가운데 영어 습득에 성공적이려면, 1만 시간 동안 영어에 노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집 밖”에서의 영어교육 (유명한 영어학원, 인지도 있는 학교, 해외 어학연수)만으로 영어공부의 성공이 어째서 가능하지 않다는 말인가?
“집 밖”의 영어교육을 조금 더 살펴보자. 공교육 현장을 보더라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4년 동안의 영어 수업시간은 227시간, 1년에 57시간 정도이다. 초등학교 3학년-고등학교 3학년까지 10년간을 모두 합해도 총 1000-1200 시간 정도이다. 여기에 추가로 영어학원을 다니며 주 2-3회를 2-3시간씩 배운다고 가정해보자. 여전히 영어를 편한 언어로 소화하고 사용하는 수준에 이르게 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다. 언어를 습득하려면, 충분한 노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디에서 이 시간을 채울 수 있을까? 결국은 우리는 다시 “집 안”에서의 영어 노출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마주하게 된다. 모국어를 배운 것이 언어에 탁월한 재능이 없어도 가능했던 것은 “집안” 에서 충분히 접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편하고, 안정적이 곳에서 충분히 접할 때 실력이 자란다.
“Habit is a second nature”라는 말처럼, 습관은 제2의 천성이 된다. 아이가 천성적으로 언어에 재능이 있던지 없던지 상관없다. 영어에 습관적인 노출이 아이의 영어 실력을 자라게 한다. 언어는 매일의 삶에서 자주 마주할 때 자연스럽게 배워간다.
집 안에서 어떻게 영어를 접하는 것이 습관이 될까? 그리고 그 습관이 어떻게 영어실력을 키워줄까? 오래전 만났던 한 학생을 예로 들어보자. Amy는 그냥 습관 중 하나가, 쉬고 있을 때 영어 방송을 틀고 앉아있는 것이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Amy는 어릴 적부터 자막 없이 가족들이 둘러앉아 주말에 영화를 보곤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Amy 가족들의 주말 이벤트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을 그렇게 보내고, 중학생이 되어서도 주말에 쉴 때 CNN이던, 영화던 자막 없이 틀고 보았다. 심지어 다 알아듣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으니, “몰라요, 그냥 습관이에요.” 한다. 그 습관이 단 한 번도 따로 공부한 적이 없는데, Toefl Listening 이 만점 가까운 점수가 나왔다고 하면 믿겠는가?
습관은 집안에서 만들어진다. ‘집 안’에서 어른들이 아이들과 무엇을 하는가?를 통해 만들어진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은 언어교육기관에 다닌다고 해도 대체될 수가 없다. 영어공부에 대한 습관은 ‘집 안’에서만 형성된다. 그리고, 그 습관이 재능이 되고 실력이 된다.
아이들 각각의 다름을 배려하여 영어실력을 키워 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집 안’이다. 어째서 그렇다는 것일까? 언어는 아주 섬세한 도구이다. 그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한 가지 방법으로 다 가르쳐 줄 수 없다. 그 도구를 다루어야 하는 아이들도 한 사람 한 사람 너무 다르다. 아이의 각각의 배워가는 방식, 속도를 섬세하게 고려해서 영어를 배우도록 하는 곳. ‘집 안’ 말고 또 있을까?
사실 엄마들은 아이들 특징에 맞추어 가르쳐 줄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어 한다. 어디엔가 우리 아이에게 딱 맞게 영어를 지도하는 곳으로 보내고 싶어 한다. 내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해주는 그런 곳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런 곳은 없다. 그리고, 어디를 보내도 내 아이에게 딱 맞는 영어교육프로그램이 없다는 사실이 엄마들을 초조하게 한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영어교육기관을 찾다가 지치면 이제는 화살이 아이에게, 엄마에게 돌아간다. 우리 아이는 왜 이만큼이 안 될까? 하고 이미 힘이 빠진다. 학원들에서 제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아이가 따라가지 못하면 영어에는 가망이 없는 것처럼 느낀다.
정말 아이만의 탓일까? 단지 엄마만의 탓일까? 세상에 같은 성향, 성격,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 각자가 달라서 작자 배우는 과정도 다르다. 이것은 존중받아야 할 일이지 지적을 받을 일은 아니다. 내 아이에게 꼭 맞는 영어 프로그램은 없다는 사실에 절망할 일도 아니다.
아이가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 ‘집 안’에서의 세심한 관심과 지도는 영어실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 일단, ‘집 안’에서는 아이에게 맞게끔, 소화하게끔 영어공부를 도와줄 수 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아이에게 맞는 영어공부 방법과 속도를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친숙하게 느끼는 곳에서,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왜 그럴까? 아이의 영어공부를 도와주는 엄마는 아이를 잘 안다.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반복을 좋아하는지,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지 엄마는 아이를 안다. 마치 아이가 아직 말을 배우기 전 울기만 해도 배가 고픈지, 화가 났는지 알아차리는 것처럼, 아이의 특성은 엄마가 제일 잘 안다. 이 때문에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아이가 영어를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
영어를 가르치다 보면, 아이들이 배우는 과정은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영어책을 읽혀만 보아도 어떤 아이는 책을 다 꺼내서 표지들을 비교해보고 골라야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추천해주면 그냥 읽는다. 대충 읽고 완벽히 이해가 안 돼도 책 읽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책을 자세히 읽어봐야 재미를 느끼는 아이도 있다. 이러한 ‘다름’들은 엄마가 아이와 집안에서 함께 영어를 공부한다면, 충분히 배려받을 수 있는 일이다. 조금 늦게 읽어도, 혹은 빨리 읽어도, 조금 더 영어 노래를 듣고 싶어도, 혹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말이다. 집 안이 아이에게는 좋은 배움의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