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강사 출신이 말하는 엄마표영어

대치동 학원 영어강사 출신이 '엄마표 영어가 학원을 이긴다'를 쓴 이유

by 리야 LEEya

15년간 대치동, 청담, 압구정에서 아이들 영어를 가르쳐왔다.

영어유치원에서 만난 아이들이 어느덧 중고등 학생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 보기도 했다.

그런 질문들 참 많이 받는다. "언제 영어를 시작하면 되나요?" "어릴 때는 좀 놀아도 되겠죠?" "일찍 시작하면 아이들 한국말이 깨진다는데..." "어릴 때는 뭘 해주면 되나요?"


5,6살 꼬마 때 만난 아이들이 어느덧 중,고등 학생이 되고, 입시를 준비하는 것을 지도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참 많다. 왜 어릴 적에 집에서 영어책을 읽어 주라고 나는 강조하고 싶었을까?


중고등 학생들을 가르쳐 보니, 어릴적에 영어책을 읽고 자란 아이들과 아닌 아이들이 확 차이가 났다. 특히 고등학생들을 가르칠 때 그 차이는 더 확연해 졌다.


그렇게 나는 "엄마표 영어"가 학원에서는 만들어 줄 수 없는 것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이 확고해 졌다.




“Good Job! Wow! Brilliant!” 영어로 된 스토리 책들을 가지고 진행되었던 수업. 조용히 앉아만 있던 8살 난 여자 아이가 손을 들고 수줍게 영어로 답을 했을 그 때. 무엇보다 기뻤던 나는 호들갑을 떨며 외쳤다. 그 순간. 그 아이의 표정, 환하게 웃어주었던 모습이 생생하다. 나도 큰 선물 받은 사람처럼 신이 났다. 그리고, 아이는 영어책을 이리저리 뒤적이며 영어로 발표하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다.


“아,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요.” 영어를 이제 막 처음 배우기 시작한 7살 꼬마 아이가 내 손에 얼굴을 기대며 말했다. ‘It Looks Like Spilt Milk’ 라는 책의 노래가 그렇게 좋았나 보다. 수업시간 내내 책도 몇 번을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넘기고, 노래도 크게 따라 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이 책을 모두 외워버렸다. 그리곤 영어책 읽기의 재미에 빠지더니, 곧 짧은 영어 단어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I don’t want to study.” 주먹을 꽉 쥐고 소리를 지르던 6살의 아이. 책은 보려도 안하고 큰 책장에 빈 칸을 골라 들어가 앉아있던 개구쟁이 아이. 그런 아이가 드디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책을 만났다. ‘John Patrick Norman McHennessy, the Boy Who Was Always Late’ 나오는 모든 단어를 이해하는 듯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엄청 좋아했다. 읽는 내내 John의 편에 서서 화도 내고 즐거워도 했다. 이 책을 계기로 영어책을 더 읽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지난 15년의 시간이 나에게는 꿈같았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은 마법처럼 신기한 일이었다. 영어를 아무것도 모르고 수업에 들어와 앉아있던 꼬마 아이들이 한두 마디 영어로 말을 하기 시작할 때. 아이들이 영어책 읽기의 재미를 찾아 어느덧 혼자 책을 읽겠노라고 스스로 책장으로 다가설 때. 그림책을 넘기며 아이들이 영어를 배워가는 것을 보았을 때. 아이들이 영어라는 언어의 큰 창을 열어 더 큰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기쁘고 설레는 일이었다.


아이들에게 영어책 읽어 주기. 이 낭만적인 것 같아 보이는 영어책 읽기가 과연,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가?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 시킬까? 그저, 어릴 때 해도 좋고 아니면 나중에 커서 해도 좋을 일이 아닌가? 하는 질문들을 많이 받아 보았다. 영어책 읽어주기는 그저 그렇게, 어릴 적 추억 만들어 주기 정도의 일이 아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는 일은 상상할 수 없는 커다란 그림을 아이들의 마음에 그려주는 것과 같다.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감각이, 영어를 이해하는 깊이가 달라지고, 세상을 보는 눈과 생각의 깊이가 달라진다.


15년간 영어 강사로 일하면서 여러 아이들을 만났다.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고, 새로운 책들, 다양한 교재들을 가르쳤다. 꼬마 아이들부터, 시험을 준비 하는 중학생, 고등학생들 , 대학생들까지 가르쳤다. 그리고 나니, 더 명확히 보이는 것이 있다. 어린 시절 영어책을 읽고 자란 아이들과 아닌 경우의 차이이다. 물론, 어린아이들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는 일이 당장실제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지는 않을 수도 있다. 짧은 시간 안에 그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손에 닿는 것 같은 결과들이 어떤 모습으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 결과들이 꼭 시험 점수와 연결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말이다.


확실한 것은 십대가 되었을 때, 성인이 되었을 때, 어린 시절 엄마와 영어책을 읽으며 자란 아이들의 영어는 달랐다. 영어 사용이 훨씬 자연스럽고, 영어를 언어로써 편하게 다룰 줄 알았다. 영어에 대한 생생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영어를 언어로써 편하게 다룰 줄 알았다. 도저히 설명으로 다 알려 줄 수 없는 영어의 감각적인 면들, 뉘앙스, 문맥들을 쉽게 알아채기도 했다.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100날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무엇도 시작을 해야 고쳐가면서 성장도 완성도 한다는 것을 늦게, 천천히 배우고 있다. 엄마표 영어가 만만한 산이 아니라고 해도, 일단 발 부터 디딜 수 있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발을 디뎌야 앞으로 간다. 발을 디뎌 보면 별것 아닌것과 별것이 구별이 되기 시작한다. 아이에겐 더 좋은것 주고 싶은 엄마들, 일단 시작 할 수 있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