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지키는 것이라고 쓴 P에게
디 에센셜이라는 유명 작가의 모음집이 떠올랐어. 작가보다는 독자에 초점이 맞추어진 기획이지. 네가 본질을 지키는 것이라고 쓴 것도 같은 맥락이야. 작가가 문체를 가지듯 화가는 화풍을 가지는데 보통 예술가는 처음과 끝까지 비슷함을 유지하잖아. 가끔 일부는 시기적으로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내놓기도 하지만 말이야.
네가 본질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저 중에 어느 것일까?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너의 본질이란 네가 그간 경험칙에 따라 선택한 것의 집합인 데 말이야.
혹시 다른 측면에서 정말 그간과는 시기적, 내용적으로 다른 너의 선택을 지지하는 직간접 경험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미래는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삶의 안쪽에 와 있다. (중략) 미래는 전체상을 현실의 자명함 안쪽에 은닉한 채 드문드문 보이다가 어느 순간 범람하며 현재를 뒤덮는다. 그제야 우리는 낯선 시간이 아닌, 현재로서의 미래를 알아본다. - 장석주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