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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누 Mar 14. 2022

고고학적 사고방식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추론하고, 무한하게 상상하기 

이 글은 "블록체인 사업 아이디어들" 시리즈의 첫번째 글입니다. 


블록체인처럼 빠르게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추론하고 무한하게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합니다. 필자는 고고학적 사고방식이야말로 이를 가능하게하는 아주 중요한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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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예전에 어느 고고학을 공부했던 CEO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이룬 성공의 가장 큰 비밀을 "고고학적으로 생각하기"라고 말했다. 한때는 세계적인 고고학자를 꿈꿨을 정도로 고고학에 열정적이었고 나중에는 비록 다른 커리어를 선택했지만, 그가 학부에서 배웠던 고고학적 사고방식은 그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여러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고고학적 사고방식이란?


그렇다면 고고학적 사고방식이란 무엇일까? 우선 고고학이라는 단어를 정의해보면 고고학은 인류가 생활의 증거로 남긴 일체의 유적 및 유물의 발굴, 수집과 분석을 통해서 인류의 역사, 문화, 생활방법 등을 연구, 복원 및 해석하는 학문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인류의 흔적들을 연구하는 고고학자들에게는 유물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발굴해낸 유물들에 대해 추론하고 상상하는 과정이다. 


유물의 발굴 과정에서 고고학자는 처음 보는 유물들을 접할 수도 있다. 유물들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기에 고고학자들은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지리적 환경, 사람들의 생활습관, 기후 등 모든 요소들을 고려하여 그 유물들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에 대해 논리적으로 추론한다. 고고학자들은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아니기에 진실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역사도 구언과 문서와 유적을 바탕으로 한 추론일 뿐, 완벽한 진실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역사에는 왜곡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완벽한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유력한 흔적들을 통해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며 최종적으로 입증하는 것, 이것이 고고학적 사고방식이다. 


예시로, 당신이 빗살무늬토기를 처음으로 발견한 고고학자라고 가정해보자. 이 그릇을 발견한 당신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빗살무늬토기는 왜 끝이 뾰족할까? 옛날 사람들은 이 토기에다가 무엇을 담았을까? 당신의 동료는 옛날 사람들이 바닷가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모래 바닥에 세우기 쉽도록 바닥을 뾰족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륙지방에서 발견된 토기들도 아랫부분이 뾰족한 이유는 뭘까? 수많은 의견들이 오고 가고 진실은 점점 더 모호해진다. 고고학자로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최대한 많은 사실들을 긁어모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의심과 주장을 하는 것이다. 고고학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는 근거와 추론을 구분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와 하나를 보고 열을 상상하는 상상력이 동시에 필요로 하다.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



오늘날,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고고학적 사고방식의 필요성 


고고학자들은 과거의 흔적들을 보고 과거의 모습을 상상해왔다. 흥미로운 점은 요즘 시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도 고고학적 사고방식과 굉장히 유사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현세대는 현재의 흔적을 통해서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현세대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혁신적인 기술들이 한 번에 몰려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부터 블록체인, 로봇, 3D 프린팅, 빅데이터, 자율 주행 자동차, 나노 기술, 게놈 시퀀싱, 양자 프로그래밍 등... 너무 많은 기술들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기술들을 알아가는대도 벅차다. 하지만 멀리 보기 위해서는 이런 기술들에 대해 인지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혜안 (慧眼)을 길러야 한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최근 고고학적 사고방식을 자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밑에는 고고학적 사고방식과 우리의 미래를 연결할 수 있는 몇 가지 예시이다. 독자 여러분도 시간이 되면 한번 추론과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봤으면 한다. 


예시 #1. 인공지능 

    팩트 1번 : 인공지능(AI)로 인해 사람들의 생산성은 매년 9%씩 증가한다고 한다. 

    팩트 2번 : - 사람들의 생산성과 노동시간은 장기적으로 반비례한다. 즉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의 

                   노동시간을 단축시킨다. 


추론하기 예시:

    - 생산성이 증가하면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바뀔까?  (미래는 주3일제?) 

    - 어떤 산업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인가? (AI 시대에서 가장 많이 변하는 업종이 어디일까?)

    - 사람들은 늘어난 비근로시간에 무엇을 하게 될까? (소비패턴의 변화?) 

    - 생산성 증가의 이면에는 어떤 단점들이 존재할까? (예를 들어, 로봇이 사람들의 노동력을 대체한다면            실업자들은 어떤 일들을 찾아야 하나?) 


예시 #2. 자율주행 

    팩트 1번 : 자율주행 기술은 점차 진화하고 있다. 

    팩트 2번 :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및 모빌리티의 시대가 온다. 


추론하기 예시:

     - 1단계 추론 : 운전자가 필요 없다면 택시 같은 서비스의 서비스 비용에서 인건비가 빠져나간다. 

       서비스의 가격이 훨씬 저렴해지면서 자동차를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다가온다. 

    - 2단계 추론: 개인 소유 자동차들이 줄어든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의 모습도 바뀔 수 있다. 

      수많은 주차장과 n차선 도로 등 도시의 인프라가 필요가 없어지면서 도시 인프라가 바뀔 수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어떤 기회와 위기가 찾아오는가? 



글을 마무리하며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인 윌리언 깁슨에 의하면,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당신이 얼마나 똑똑한가' 보다 '당신이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이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생각들을 받아들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신이 이 브런치의 주제이기도 한, 암호화폐나 NFT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아무런 저항 없이 이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는가? 개인적으로는 이 기술들을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앞으로의 세상은 더욱더 고고학적 사고방식을 갖춘 인재들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리고 고고학적 사고방식의 유용성은 비단 커리어 선택과 투자의 측면에서 제한되지 않는다. 합리적인 추론과 무한한 상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은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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