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질문은 끝났지만, 삶은 계속된다

AI를 묻고, 나를 찾다.

by leeari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
‘AI는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AI가 그린 그림도 예술일까?’
‘혹시… 내가 쓴 글보다 AI가 쓴 게 더 나은 건 아닐까?’


그리고 쓰다보니, 이건 꽤 감정노동이었다.
AI를 의심하는 척하며 결국 '나 자신을 털어보기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이 시리즈의 주어는 ‘AI’였지만, 목적어는 거의 매번 ‘나’였다.

질문은 많았지만, 답은 없었다.
답이 없는데도 계속 쓴 건, 아마 인간이기 때문이다.

AI는 효율을 계산하지만,
인간은 때때로 무의미한 걸 오래 곱씹는 존재니까.


연재 중 몇 번은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싶었고,
몇 번은 “AI가 대답 좀 대신 해줬으면…” 싶었다.

이 시리즈는 그렇게 한 사람의 생각 훈련 일지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나는 여전히 모르지만, 묻는 법은 배웠다


이 시리즈를 쓰며 내가 얻고자한 건 정답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법이었다.


AI의 답변을 맹신하지 않고, 그 뒤의 맥락을 의심하고,
내 감정을 통과시켜 사유하는 방식.
나는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 완벽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모르는 나’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이제 조금은 안다.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는 건,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AI가 나보다 빠르고 정확하더라도,
나는 나만의 속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만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존재한다.




마지막 질문


이제, 질문은 당신에게 넘어갑니다.
기계보다 느리고, 가끔 멍하고, 종종 감정 기복도 있는 이 시대의 인간으로서,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은가요?


'이해된 인간'은 아니더라도, 질문하는 인간이면 좋겠습니다.






더 좋은 질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Image by. My Lady’s Garden (1876) Walter Crane (English, 1845 -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