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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농펑크 Mar 29. 2018

본격 도시농사
‘유기농펑크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도시청년 유기농 자급자족 프로젝트 유기농펑크

-왜 농사를 짓고 싶나요?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어서요.

-농사를 지으면 회사를 그만 다닐 수 있나요?

-아니, 딱히 그런건 아닐테지만, 회사가 아닌 다른 자립의 방식을 좀 찾고 싶었어요.


'Urban Farm Table by Rated R' 레스토랑과 쉐프 로이든 킴

막 2월이 시작한 어느날, 로이든 킴 쉐프가 운영하는 ‘Urban Farm Table by Rated R’로 가는 길에 영상을 찍던 동거인과 나의 인터뷰 내용이다.

불행히도 이 영상은 다 찍자마자 사라졌다. 
안드로이드가 영상촬영과 편집에 알맞지 않다는 현실에 분개한 그는 다음날 아이폰8을 구입했다.

나에게도 신변의 변화는 있었다.
정말 못 해먹겠다면 나중이 아닌, '지금 당장' 때려치자는 것.

다행히 곧 주중에 텃밭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회사와 계약을 했고, 조금 더 안정적으로 내 인생 자립 프로젝트를 꾀할 수 있게 되었다.

© chuttersnap, 출처 Unsplash
도시농업과 별 관련은 없지만, 너무 허전해서 넣어본 짤

어쨌든 다시 첫만남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고양 찬우물 농장 이상린 대표와 로이 쉐프, 그리고 나는 함께 농사 짓기로 했다.

이 대표는 한 해 농사를 에세이로 적는 것을 목표로, 로이 쉐프는 레스토랑의 음식물과 농장의 채소가 요리로 순환되는 '순환형 레스토랑'을 만든다는 것이 목표다.
 
나이브함의 대명사인 나는 ‘한 해 농사 지어서 꾸준히 영상을 기록한다면 다큐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근래 다큐를 몇 편 봤다. 고은진 감독의 <팔당 사람들>과 김일란·이혁상 감독의 <공동정범>, 선호빈 감독의 <B급며느리>까지.

농사 자체가 주제인 다큐는 아니었지만, 오랜시간 찍어 공들인 다큐를 보며 너무 쉽게 생각한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쨌든 처음엔 다큐를 찍고, 언니네텃밭 생산자로 등록해야겠다는 큰 꿈을 꿨지만, 전여농에서도 거부당했다.

언니네텃밭 초대 사무장이었던 윤정원 언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1년동안 일한거 맞니? 일단 지역 여농에 가입을 해야지."

망했다.



여기까지의 이 이야기를 들은 내 친구 차슈하는 이렇게 말했다.


뭐야, 펑크잖아...


차슈하는 나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어 ‘유기농 펑크’ 라는 곡 하나를 뚝딱 만들어 줬다.

혹시나 영화를 찍으면 OST로 쓰라며...

아무래도 사고를 크게 친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기록을 해두어야 한다.

이 사람들에게 공수표를 던지는 것이 되지 않도록 계속 들여다 보고 부담을 느끼고 열일해야 한다.

이것이 나의 도시농부 프로젝트, '유기농 펑크'의 시작이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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