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20180412
그와 제부도를 갔었다. 알고 보니 우린 나이가 같았다.
궁평항에서 회를 먹고 우음도를 걸었다.
갈대가 으스럭거리는 시화호 습지는 얼마 전까지도 푸른 바다였다.
그는 어린 시절 심하게 소아마비를 앓았던 게다.
반월저수지에 이르렀을 때, 하루의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봄비 내리는 어둠 속에서 젖어드는 버드나무는 검은 줄기를 드러냈다. 늘어진 가지엔 막 벌어진 순들이 매달려 있었다. 순간 그가 살아온 시간이 거꾸로 뒤집혀 보였다.
물 위엔 수천억 빗방울들이 열린 바닷길처럼 술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