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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분 Sep 21. 2023

환갑 케이크, 직접 만들기 vs 그냥 주문하기!

의뢰번호 37. 앙금꽃케이크 직접 만들 수 있을까?

우리 이름은 칠월&차분! 탐정이죠.

내 '취향'이 없어서 주말이 무료한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의뢰번호 37. 앙금꽃케이크 직접 만들 수 있을까?  


 어머니 환갑이라 케이크를 준비해야 하는데, 요즘 앙금케이크를 많이 하더라고? 화려하고 예뻐서 주문하려던 차에 클래스를 발견해서 고민 중이야. 환갑이니만큼 직접 만드는 게 의미 있지 않을까? 근데 중요한 날 케이크인데 망치면 속상할 것 같기도 하고. 초보자가 만들기엔 어떨지 궁금해!


 취향사무소에서 앙금케이크를 소개해 줘.



✨취 향 보 고 서 - 37✨

환갑 케이크, 직접 만들기 vs 그냥 주문하기!



 요즘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기념일 케이크 국룰이라고 할 만큼 자주 보이는 앙금케이크! 정확히는 앙금으로 만든 꽃이 올라간 앙금꽃떡케이크야(이름이 길어서 편의상 '앙금케이크'로 표현할게!). 빵이 아닌 떡을 시트로 사용해서 어른들도 부담 없이 드시기 좋고, 형형색색 화려한 꽃은 어머님들 취향 저격이지~ 사진을 찍어도 예뻐서 인증샷 남기기도 좋아.


 그렇다면 이 앙금케이크, 초보도 만들 수 있을까? 곰손의 대표주자인 나, 탐정 차분이 앙금케이크 원데이 클래스를 체험해 보고 왔어!  보통 앙금케이크는 떡 공방에서 클래스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 비용은 케이크 크기나 디자인에 따라 달라지는데 작은 사이즈도 6~8만원 이상으로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야. 그렇지만 그만큼 손이 많이 가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


 클래스 커리큘럼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체험한 앙금케이크 클래스는 떡으로 만든 시트 위에 흰 앙금으로 아이싱(앙금으로 표면에 펴 발라 매끄럽게 만드는 과정)까지 마친 상태에서 시작해. 내가 배우는 건 앙금에 색을 넣고, 꽃을 만들어 데코하는 것! 그럼, 본격적으로 꽃 만들러 가볼까?





 일단 어떤 색감으로 케이크를 만들지부터 정해야 해. 나는 한창 노란색에 빠져있을 시기라 노란색 계열로 했는데 완성작이 예쁘진 않더라. 확실히 분홍색, 보라색, 빨간색 계열이 만들었을 때 예쁜 듯! 색 계열을 정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색깔 앙금을 만들어. 색깔 앙금은 흰 앙금에 식용 색소를 섞고 열심히, 꼼꼼하게 섞으면 끝! 근데 앙금이 생각보다 뻑뻑해서 힘을 좀 써야겠더라.


 아무튼 나는 노란색 계열로 케이크를 만들 거니까 진한 개나리색, 노란색, 연노랑색 총 세 가지와 기본 흰 앙금을 준비했어. 조색이나 색 조합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선생님이 다 도와주시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원데이 클래스의 가장 좋은 점은 망쳐도 수습해 주시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


 색깔 앙금을 다 만들었으면 꽃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데, 바로 꽃을 만들지는 않고 흰 앙금으로 일단 연습을 해. 먼저 지지대를 받침에 짜주고, 그 위에 꽃잎을 가운데부터 붙여나가면 되는데, 생각보다 정말 어렵더라. 방향도 신경 써야 하고, 앙금을 짜는 힘 조절도 해야 하고, 손목 스냅도 잘 써야하고... 아이고 곰손 죽네...


 특히 앙금이 뻑뻑해서 힘을 균일하게 주지 않으면 꽃잎이 툭 하고 끊겨버리더라고. 아니면 사진처럼 끝부분이 카네이션처럼 깔끔하지 않거나. 또 일정한 간격을 두고 꽃잎을 붙여야 예쁘게 피는데, 처음이라 간격 가늠이 안 돼서 계속 헤맸어. 선생님께서 몇 번을 도와주셨는지.. 흑흑...





 어느 정도 연습 후 색깔 앙금으로 꽃을 만들어. 케이크 위에 꽃을 여러 개 올릴꺼니까 크기와 색깔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좋겠지? 꽃봉오리도 만들고, 활짝 핀 꽃도 만들고, 필락 말락한 꽃도 만들고!


  잘못 만들어진 꽃은 어떡하냐고? 망친 앙금은 다시 짤주머니에 넣고 재사용하면 되니까 크게 부담가지지 않아도 돼. 또 선생님이 손수 도와주시니까, 어렴풋이(?) 꽃의 형태는 만들어 낼 수 있더라. 또 꽃은 하나하나 예쁘지 않아도 모아놓고 전체적으로 보면 예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고! 정 안되면 선생님께서 크고 예쁜 꽃을 몇 개 만들어 주시기도 하니까 말야..




 꽃을 다 만들었으면 이제 케이크 시트 위에 올리는 과정이 남았어. 이제 끝이다 싶어서 마음이 가벼웠는데, 세상에...! 꽃을 들어서 옮기는 것도 쉽지 않더라. 납작한 가위를 사용해서 조심스럽게 옮겨야 하는데, 잘못하면 모양이 흐트러지거나 툭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그러니 최대한 집중!!


 그리고 처음에 꽃을 만들 때 계획 없이 막 만들다 보니 뭔가 배치할 때 갈피를 못 잡겠더라고? 미리 디자인 구상해 가면 훨씬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그래도 뭐, 꽃이니까 케이크 전체에 올려도 화려해서 예쁘고, 절반 정도만 올려도 자연스럽게 예쁘더라. 난 이래서 꽃 관련 공예가 좋아!


 아무튼! 내가 대충 꽃을 올리면 선생님께서 다시 봐주시고, 조금 부족하다 싶었는지 즉석에서 꽃을 몇 개 더 만들어서 올려주셨어. 역시.. 선생님 최고!



 꽃을 다 올린 후, 중간중간 나뭇잎으로 빈 공간을 채워 넣으면 앙금케이크 완성이야! 나뭇잎은 꽃처럼 따로 만들어서 옮기지는 않고 짤주머니를 빈 공간에 바로 대고 짜서 넣어. 잘못 짜면 수습하기 아주 번거로우니 한 번에 예쁘게 짜는 게 좋겠지? 그래도 꽃보다는 훨씬 쉽더라고.


 정말 우여곡절 끝에 앙금케이크를 완성했어! 곰손이라 어떤 공예를 해도 결과물이 썩 예쁘게 나오지는 않는데, 앙금케이크는 유난히 못난 것 같아서 약간의 현타도 함께 왔다는 게 함정... 만약 본인이 좀 손재주가 있다 싶으면 만드는 것도 좋지만, 곰손이라면 뭐 억지로(?) 만들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 물론 재미는 있으니까 한번 해보고 싶다면 무조건 추천!



▶취향탐정단의 평가

내가 맨날 스스로를 곰손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완성품이 꽤 그럴싸해서 다들 안 믿었단 말이야. 이제는 탐정 차분 곰손설을 믿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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