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내 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 언제였더라?’
마흔을 코앞에 두고 곰곰이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래, 그때였어. 기획했을 때!
당시 저는 연극부에서 활동하는 대학생이었는데요. 공동기획을 맡은 첫날, 선배 한 분이 저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너는 스폰 나가면 뒤에 서서 가만히 있을 거 같아."
순간 제 얼굴은 토마토처럼 붉게 달아올랐습니다. 사실 저는 뼛속까지 내향인이었거든요. 맞는 말 같아서 더 부끄러웠던 거예요.
그렇지만 이대로 물러서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날로 협찬 아이디어를 짜내 밤낮없이 학교 주변을 뛰어다녔고, 여러 사장님들께 굵직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결과는 역대 최고 금액 달성! 얼마나 짜릿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절대 결혼 않겠다던 그 대학생 아가씨는 매일 밤 이불속에서 “크왕!”하고 등장하는 꼬마 여왕님께, 깜짝 놀라는 연기로 웃음을 선사하는 애기엄마가 되어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서랍 속에서 20대에 쓴 드림리스트를 발견했습니다. 13가지 목표가 적혀 있었는데 모두 기한이 ‘40세 이전’이더라고요. 그때는 마흔이면 다 이뤄져 있을 거라 믿었던 거죠. (갑자기 먼 산 한번 바라보고...)
저는 불끈 다짐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하나씩 도전해 보자고요.
그 첫 번째로 작가의 꿈!
블로그에 간간이 비공개 일기만 써왔던 제가 덜컥 전자책 쓰기부터 시작했어요. 몇 달 동안 끼니도 걸러가며 빨래할 때 생각하고, 국 끓는 동안 글 쓰고, 유모차 밀다가 다시 고치면서요. 돌이켜보면 정말 무모했네요. 하하
많은 작가들의 로망 브런치도 찾아갔습니다.
떨어지면 붙을 때까지 쓰면 되지! 마음을 비우고 지원했는데, 운 좋게도 한 번에 합격 소식을 받았어요.
“내가 정말 브런치 작가가 된 거야?”
이제는 나도 '브런치 작가'라는 프로필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뻤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다 씻은 줄 알았는데 또 쌓여있는 설거지,
이걸 버려? 말아? 오리다만 색종이 조각,
끝도 없이 반짝이며 흩어져 있는 무한의 비즈 구슬,
여기저기 나뒹구는 피규어들까지…
떠오르는 글상조차 비눗방울처럼 순식간에 터져 버릴 듯한 자유로운 환경이지요.
그래도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올 시간을 맞이하고 싶어요.
제 꿈은 브런치 쓰는 힙한 할머니입니다.
나이 들어도 독립서점에 들러 신간을 찾고,
유쾌한 에세이 한 줄 쓰며 웃음 짓는 할머니.
그렇게 오래오래 브런치 작가로 살고 싶어요.
저에게 꺼내보고 싶은 서랍을 선물해 준 브런치.
앞으로도 그 서랍에 평범한 하루의 반짝이는 순간과 설레는 도전을 차곡차곡 담아가려 합니다.
그것이 제가 브런치와 함께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입니다.
아직은 검은 머리가 더 많은
끌림씨 드림
#힙한할머니프로젝트